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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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져서 죄송해요" 또 공개사과→팬들 "넌 웃어도 돼" 격려+지지

기사입력 2024.11.12 11:00 / 기사수정 2024.11.12 11:27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왜 매번 손흥민이 사과하나.

토트넘의 A매치 브레이크를 앞두고 승격팀에 최악의 졸전 끝에 충격패한 가운데 손흥민이 또 공개 사과를 했다. 이에 팬들은 "쏘니(손흥민), 너 만은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며 변함 없는 지지를 보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지휘하는 토트넘은 지난 1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끝난 승격팀 입스위치 타운과의 2024-20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전에만 두 골을 내준 끝에 1-2로 패했다.

입스위치의 거친 공격에 수비가 말을 듣지 않으면서 시종일관 고전했다.

반면 공격은 세밀함이 부족해 여러 차례 좋은 찬스를 놓쳤다. 후반전 들어 우루과이 국가대표 미드필더인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헤더로 잠시 추격의 불씨를 지피기도 했으나 그게 전부였다.

이날 토트넘은 4-3-3 전형으로 나섰다.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데스티니 우도기, 라두 드라구신,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가 수비진을 구성했다.



로드리고 벤탄쿠르, 파페 마타르 사르, 브레넌 존슨이 중원을 맡았고 손흥민, 도미니크 솔란케, 브레넌 존슨이 스리톱을 구축해 공격을 이끌었다.

손흥민이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것은 반가웠지만 센터백 미키 판더펜이 부상으로 연속 결장한 것이 뼈아팠다. 결국 그의 공백이 화를 불렀다.

토트넘은 경기 초반부터 높은 수비라인을 유지한 채 상대 진영부터 강도 높은 압박을 시도하고, 공을 빼앗으면 그 위치에서 곧바로 공격을 시작했다. 입스위치는 최전방 공격수까지 모두 페널티지역 앞에 세우는 '버스 세우기' 수비 전술로 맞섰다.

입스위치의 수비가 전반전 중반까지 토트넘의 공세를 모두 막을 정도로 단단했지만, 토트넘도 손흥민의 감아차기, 손흥민의 절묘한 어시스트에 이은 브레넌 존슨의 마무리 등으로 첫 골을 노렸다. 마무리가 좋지 않았던 탓에 득점 없이 시간만 보내다가 결국 한 방을 얻어맞았다.

입스위치는 수비라인을 낮게 내리다가 역습 기회가 오면 한 번의 긴 패스로 토트넘의 뒷공간과 측면 공간을 노렸다. 결국 소득을 챙겼다.

전반 31분 옌스 카쥐스트가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올리자 원톱 리암 델랍이 골문 가까운 쪽에서 헤더로 볼을 띄웠다. 이를 골문 정면에서 왼쪽 날개 사미 스모딕스가 그림 같은 오른발 오버헤드킥으로 시도해 홈팀 골망을 출렁였다.



이어 전반 43분에 한 골을 더 내줬다. 선제골 주인공 스모딕스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반대편으로 패스했는데 볼이 비카리오와 드라구신의 몸을 맞은 뒤 골문 앞에 있던 델랍에게 떨어진 것이다. 델랍이 왼발을 써서 볼을 골문 상단으로 차 넣어 추가골로 완성했다.

토트넘은 후반 초반부터 공세를 더욱 강화했다. 후반 4분 코너킥 상황에서 솔란케의 득점이 나온 것처럼 보였지만 공이 골문 안으로 들어가기 전 솔란케의 팔에 맞았다는 판정이 내려져 비디오판독 끝에 취소되는 등 득점에 어려움을 겪었다.

후반 24분에 간신히 한 골을 만회했다. 페드로 포로의 코너킥을 벤탄쿠르가 머리로 돌려놓는 헤더슛으로 골망을 흔들어 추격의 불씨를 당겼으나 이후 추가 득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후반 추가시간이 8분이나 주어졌으나 대반전은 이뤄지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5분 솔란케의 페널티지역 오른쪽 다소 각이 없는 곳에서 일대일 찬스를 맞았으나 무리치를 뚫지 못했다. 결국 입스위치가 첫 승을 거뒀다. 토트넘은 시즌 5번째 패배를 기록했다. 이날 승리하면 3위까지 순위가 치솟을 수 있었으나 오히려 10위로 내려앉았다.

종료 휘슬이 울린 뒤 경기장엔 야유가 쏟아졌다. 6만 토트넘 홈팬들의 실망이 가득했다.

토트넘은 지난달 말에도 크리스털 팰리스 원정에서 0-1로 지면서 승리가 없었던 홈팀에 시즌 첫 승을 헌납하더니 입스위치의 첫 승 제물까지 되고 말았다.

생각하지 못한 충격패다. 입스위치전이 충격적인 패배로 끝난 뒤 선수단을 대표해 주장 손흥민이 팬들에게 사과했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손흥민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문제가 명확해지면서 입스위치전 이후 사과했다.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은 팀 동료들에게 일관성 없는 플레이를 줄이려면 더 엄격한 규율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며 손흥민의 사과를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손흥민은 "정말 실망스러운 오후였다. 결과는 물론이고 우리는 더 나은 성과를 보여야 한다"면서 "상대가 두 골, 심지어 첫 골을 넣기 전에 우리는 득점을 해 앞설 몇 번의 기회가 있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우리는 우리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고, 홈 경기에서 실점을 막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 때문에 두 번의 어리석을 실점을 허용했다는 점이 고통스럽다"며 "우리 모두는 큰 책임을 져야 하며, 결과에 대해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토트넘 공식 채널인 '스퍼스 플레이'를 통해서도 사과했다. 손흥민은 "우리는 더 나은 팀이 될 수 있고, 정말 강한 팀이 될 수 있다. 모두가 확인했지만 그런 종류의 경기(맨체스터 시티전과 애스턴 빌라전)는 정신적으로 무장된 상태에서 치렀다. 빌라를 상대로 강하게 나간 뒤로 입스위치와 맞붙더라도 같은 상대이자 같은 경쟁자라는 걸 알아야 한다"며 선수단에게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승격팀이라고 긴장 풀고 경기했다가 패했다는 얘기였다.

사령탑인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내 책임이다. 올해 우리가 겪고 있는 일관성의 부족은 결국 나와 내 접근 방식, 그리고 내가 시도하고 고쳐야 할 부분, 그리고 그 부분에서 선수들을 도울 수 있는지 확인하는 데 달려 있다"고 말하면서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전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롤러코스터 같은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크리스털 팰리스에 덜미를 잡혔다가 맨체스터 시티, 애스턴 빌라 등 이번 시즌 상위권을 달리는 팀 상대로 승리를 챙겨 한숨을 돌렸다. 그러다가 이번에 입스위치전 패배라는 예상도 못한 일을 겪은 것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발언대로 팀의 일관성이 확실히 부족하다. 상대가 진을 치고 수비 위주로 나오면 이를 공략하자 못해 쩔쩔 매다가 패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플레이스타일이 한결 같다보니 볼점유율 축구로 유명한 아스널도 토트넘을 만나서는 역습 축구를 구사해 승점을 챙기곤 한다. 영국 현지에선 이미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축구 스타일이 한 가지라는 점을 상대가 간파하고 이를 대비한 채 토트넘과 싸운다는 분석을 내릴 정도다.

그러다보니 토트넘이 곧잘 패하고 이에 주장  손흥민이 사과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시즌부터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은 충격패할 때마다 사과를 가장 먼저 전했다. 올해도 지난 9월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 라이벌전 홈경기에서 0-1로 패한 뒤 죄송함을 숨기지 않았다. 구조적인 문제는 세트피스 등에서 토트넘이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했다는 점인데 경기를 지면 손흥민이 먼저 나서 고개 숙이곤 하는 것이다.



다만 손흥민 사과를 접한 팬들이 오히려 그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것 만큼은 큰 힘이다.

적어도 손흥민은 사과할 이유가 없다는 게 팬들의 목소리다.

그의 사과 인터뷰가 게재된 토트넘 SNS에서 팬들은 "쏘니, 너만은 사과하지 않아도 돼", "쏘니, 너의 실수가 아니니 웃자"라는 격려가 줄을 잇고 있다.

손흥민은 12일 중동 쿠웨이트에 도착해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을 준비한다. 14일 쿠웨이트 원정을 치르고 19일 요르단 암만에서 팔레스타인과 중립 경기를 벌인다.

A매치 브레이크가 끝나면 토트넘은 당장 25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원정 경기를 시작으로 험난한 일정을 줄줄히 소화한다. 또 어떤 경기에서 손흥민이 사과를 하게 될지, 토트넘 코칭스태프가 일단 전술적인 세밀함을 다듬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최소 한 개 이상의 우승컵을 노리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선 이미 우승 도전이 다소 멀어져 4강 확보에 전념해야 하지만 토트넘이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히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맨시티를 16강에서 누른 리그컵 등에선 충분히 정상 등극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결정적인 경기에서 맥없이 무너지는 습관을 버리면 우승도 꿈은 아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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