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배우 장윤주가 난임 부부부터 임산부까지 엄마가 되는 과정을 겪는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으로 변신했다.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최소한의 선의'(감독 김현정) 장윤주와 엑스포츠뉴스가 만났다.
영화 '최소한의 선의'는 난임으로 스트레스를 받던 고등학교 교사 희연(장윤주 분)이 반 학생 유미(최수인)의 임신으로 혼란을 겪지만 유미의 상황을 고민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의에 대해 우리 모두에게 질문을 던진다.
영화 속 장윤주는 그간 배우로서 보여준 모습과는 좀 달랐다. 그간 그는 주로 쾌활하고 행동이 앞서는 에너제틱한 인물을 그렸다면, '최소한의 선의'에서는 알 수 없는 우울감과 두려움에 빠진 인물을 담았다.
선생님을 직업으로 택한 사람으로서의 고뇌와 갈등, 난임 병원에 다니는 사람의 솔직한 심경 변화를 그린 장윤주는 완벽히 어디선가 살고 있는 듯한 선생님으로, 임산부로 분했다.
만삭 분장까지 소화한 장윤주는 "어우 힘들었죠. 너무 힘들었어요"라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그에게 '희연'의 임신은 반전을 가져다주는 요소일 수 있었다. 장윤주는 "(최)수인이도 저도 임신한 분장을 촬영 때 계속했다. 여름에 찍었는데 너무 덥더라"라며 최수인과 함께 임산부 연기를 했음을 밝혔다.
이어 장윤주는 "저희 딸이 남편이랑 촬영 때 놀러온 적이 있다. 임산부 분장을 했을 때였는데 날 보고 깜짝 놀라더다. 누구냐고 하더라. 그래서 이거 가짜라고 했다"며 귀여운 일화까지 전했다.
그때부터 장윤주의 딸은 엄마가 나오는 영화를 손꼽아 기다렸다고.
장윤주는 "딸이 초등학교 1학년인데 보호자와 함께 영화를 봤다. 물어보니 재밌었다고는 하는데 남편은 딸이 1시간 지나니 몸을 막 꼬았다고 한다"며 귀여운 딸의 관람기를 이야기했다.
그는 자신의 첫 TV 드라마 출연작인 '눈물의 여왕'을 찍었을 때도 딸이 좋아했다며 "엄마가 연기하는 게 좋은지 모델하는 게 좋은지 물어봤었다. 연기하는 게 좋다더라. TV드라마를 더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제가 (방송에) 나오는 게 좋은가보다"라며 뿌듯함을 표하는 영락없는 딸 바보였다.
한 아이의 엄마이기에 그는 엄마가 되는 과정을 겪는 희연이라는 인물을 더 잘 표현한 것이었을까.
이에 대해 장윤주는 "임신과 출산 경험이 없었다고 해도 '최소한의 선의'를 선택했을 것"이라며 "아이가 없었어도 전도연 배우는 '밀양'을 찍었다. 그런 것처럼 저는 엄마가 되는 기분을 알기 때문에 뭘 더 표현할 수 있거나 그랬던 건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희연 임신하기 위해 매일 자신에게 스스로 주사를 놓고, 매일 바뀌는 기분을 겪으면서 아직 10대인 어린 제자의 임신 문제도 해결해야 했다.
장윤주는 마치 현실같은 감정기복 연기를 펼쳐 보는 이들에게 모호한 몰입감을 안긴다.
그는 "난임이신 분들이 제 주변에도 많다. 물어보니까 주사를 맞으면 되게 감정기복이 심해지고 없던 우울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더라. 호르몬제라 그렇다"며 "전 (주사를) 맞아본 적은 없지만 되게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게다가 주사를 맞고서 한 번에 원하는 대로 되면 좋은게 그러지 못한 경우도 많다. 정말 주사가 사람을 온전치 못하게 만들어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이야기들을 듣고 알게 됐다. 여자들, 참 어렵다"며 임신을 원하는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기도.
장윤주는 '최소한의 선의'에 대한 날것의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매 신마다 찍고 '어우 너무 좋았어' 할 수는 없다. 매번 '더 힘을 빼야 했나', '좀 호흡해야 했나' 등의 생각들이 늘 있고 아쉽다"고 전했다.
딱 한 달에 불과한 촬영기간을 짚은 장윤주는 "더 여러번 찍고 싶고 더 많이 이야기하고 고민하면 좋은데 그러지 못했다. 시간적인 부족함이 있었다"면서도 "그럼에도 촬영할 때는 초 집중해서 모든 신을 해 나갔다. 내 손을 떠난 후반 작업에 대해서는 믿고 맡겼다. 그렇게 컷 편집만 된 걸 작년 겨울에 봤다. 아무것도 안 깔리고 보정 안 된걸 봤는데 오히려 좋았다"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어 영화에 대한 기대를 더욱 모았다.
한편, '최소한의 선의'는 10월 30일에 개봉한다.
([엑's 인터뷰②]에 계속)
사진= 싸이더스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