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황희찬이 전방에서 볼 터치 1회를 기록하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 게리 오닐이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팀 전술을 지적했다.
글로벌 매체 '스포츠 바이블'은 29일(한국시간) "게리 네빌은 리버풀이 울브스를 2-1로 승리하기 직전에 믿을 수 없는 폭언을 퍼부으며 경기를 계속 보기 어렵다고 했다"라고 보도했다.
울버햄튼은 29일 영국 울버햄튼에 위치한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4-20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홈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이날 울버햄튼은 전반 추가시간 리버풀 센터백 이브라힘 코나테에게 헤더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가기 시작했다. 전반전을 0-1로 마쳤지만 후반 10분 라얀 아이트 누리의 동점골로 경기 균형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후반 13분 울버햄튼 풀백 넬송 세메두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리버풀 공격수 디오구 조타를 뒤에서 잡아당겨 넘어뜨려 리버풀에 페널티킥을 내줬다. 이후 모하메드 살라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다시 앞서가기 시작했다.
실점을 내주며 다시 끌려가기 시작한 울버햄튼은 후반 23분 벤치에 있던 황희찬을 투입하며 총공세에 나섰지만 끝내 두 번째 동점골을 만들지 못하면서 리버풀에 1-2로 패했다.
리버풀은 울버햄튼전 승리로 승점 15(5승1패)를 거두며 프리미어리그 선두로 올라섰다. 그러나 울버햄튼은 또다시 리그 첫 승을 올리지 못하면서 승점 1(1무5패)을 유지해 리그 최하위 탈출에 실패했다.
한편 경기가 끝나고 황희찬의 경기력이 화제가 됐다. 이날 황희찬은 후반전 교체로 나와 약 20여 분을 소화했는데,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볼 터치 횟수가 4번에 그쳤다. 슈팅은 1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울버햄튼은 황희찬에게 게임 체인저 역할을 기대했지만, 황희찬은 교체로 나와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공을 잡는 것도 어려워했다.
울버햄튼 소식을 주로 전하는 영국 '몰리뉴'도 "황희찬은 22분 동안 경기에서 뛰었지만 단 4번만 공을 터치하면서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게리 오닐(울버햄튼 감독)은 황희찬의 활약에 실망했을 거다"라며 "그는 분명 동점골을 노리고 황희찬을 투입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다"라며 울버햄튼을 이끄는 게리 오닐 감독이 황희찬에게 실망했을 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 수비수 게리 네빌의 생각은 달랐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에서 해설가로 활동 중인 네빌은 리버풀전에서 황희찬의 볼 터치 횟수가 적은 건 울버햄튼의 전술 때문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매체에 따르면 경기를 본 네빌은 격노해 "골키퍼에게 다시 패스하는 건 나를 미치게 만든다"라며 "골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는 걸까? 너무 답답해 도저히 볼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것을 시도하려면 색다른 아이디어가 있어야 한다. 롱패스 전술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항상 맨체스터 시티와 비슷한 방식으로 플레이하는 팀들을 펩 과르디올라의 탓으로 돌리지만, 맨시티 선수들은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 순위가 하위권에 있는 팀이 센터백과 골키퍼 사이에서 패스를 6번이나 하고 있는 걸 보고 있다"라며 "경기 종료 4분을 남겨두고 골이 필요한 상황인데, 이건 받아들일 수 없다"라며 득점이 필요함에도 후방에서 패스를 돌리는 울버햄튼 전술을 지적했다.
또 "우리는 게리 오닐을 보고 있지만 선수들도 스스로 경기에 긴박감을 가져야 한다"라며 "가장 중요한 건 공을 가능한 한 빨리 공격수 발에 보내는 거다. 그게 축구의 목표이고, 거기서부터 플레이를 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네빌은 이날 교체로 들어온 황희찬이 21분 동안 파이널 서드(Final third) 지역에서 딱 1번 터치를 했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축구장을 3등분 해서 중앙 지역을 '미들 서드'라 부르고 상대 골문에 가까운 지역을 '파이널 서드'라고 칭한다. 공격수인 황희찬이 파이널 서드에서 공을 한 번 밖에 잡지 못했다는 건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공이 전방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걸 의미한다.
네빌은 "교체로 들어온 공격수가 21분 동안 (파이널 서드에서)한 번 터치했다"라며 "황희찬이 한 번 터치할 동안 센터백은 약 400번 터치했다. 골키퍼는 아마 30회를 기록했을 거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무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5~6명이 계속 뒤에 머물러 있다"라며 "우리는 축구선수를 그저 자기 위치에만 머물러 있는 로봇처럼 만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들은 '난 위험을 감수할 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는 자유와 목적을 마음 속에 가져야 한다"라고 전했다.
황희찬과 울버햄튼 모두 올시즌 좋지 못한 출발을 하고 있다. 황희찬은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2골 3도움을 올리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황희찬 활약에 힘입어 울버햄튼은 리그 14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새 시즌이 시작된 후 황희찬은 좀처럼 골을 넣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황희찬뿐만 아니라 울버햄튼도 개막 후 리그 6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해 20위로 추락하면서 강등팀 후보로 떠올랐다.
만약 울버햄튼의 성적이 좋았다면 황희찬에게만 비판이 쏟아지겠지만 팀 성적도 좋지 않으면서 팀 전술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네빌은 울버햄튼 선수들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후방에서 너무 소극적으로 플레이한다고 지적했다. 황희찬이 공격포인트를 어려움을 겪는 이유도 후방에서 공이 오지 않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