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손흥민과 계약을 1년 더 연장하려는 이유가 밝혀졌다. 일단 1년 더 써먹고 그때 실력을 평가한 후 데리고 갈지, 버릴지 결정하겠다는 의도다.
영국 커트오프사이드는 28일(한국시간) "벤 제이콥스가 손흥민 계약 연장에 대한 토트넘의 입장을 자세히 설명했다"고 전했다. 제이콥스는 데이비드 온스테인과 함께 영국 내 최고의 이적시장 전문가 중 한 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매체에 따르면 제이콥스는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2026년 이후 게약 연장을 제안할지 여부를 고려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12개월과 손흥민이 구단에 기여하지 못하는 기간을 포함하면 토트넘이 2026년 이후까지 손흥민과 계약을 연장하기 위해 필사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토트넘이 실제로 손흥민을 2026년 이후에도 붙잡고 싶은지, 아니면 손흥민의 나이와 클럽의 발전을 고려할 때 2026년이 자연스러운 이별 시점이라고 생각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토트넘 측에서 지연하는 것 같다"며 "토트넘 내부적으로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결정할 때까지는 선수와 직접 접촉하지 않는 것이 정상"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토트넘이 손흥민을 두고 간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1992년생으로 30대 중반을 바라보고 있는 손흥민이 내년 이후에도 지금의 실력을 유지하고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에 1년만 연장한 후 그때 가서 상황을 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또한 제이콥스는 최근 손흥민이 구단과 재계약에 관한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고 직접 밝힌 이유에 대해 "위와 같은 이유들로 인해 손흥민 입장에서는 기다리는 게임을 할 수밖에 없다. 이게 손흥민이 토트넘과 아직 대화를 시작하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이유"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최근 가라바흐와의 경기를 앞두고 ""아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난 매우 분명하다. 이번 시즌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 지금 나이에는 모든 순간이 목표와 같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많은 대회에 참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더 신경 쓰는 것 같다"며 재계약과 관련해 토트넘과 아무런 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난 이 상황과 올 시즌에 전적으로 집중하고 있다. 난 이 클럽의 모든 사람과 선수들, 그리고 모든 사람이 받을 만한 것(우승)을 얻고 싶을 뿐이다. 그게 내가 뛰는 이유다.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절대 알 수 없다"면서 "하지만 난 이 클럽을 위해 모든 걸 다할 것이다. 내가 모든 걸 바친지 거의 10년이 됐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 난 아직 구단과 계약돼 있는데 그게 가장 중요한 것이다.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 동안은 모든 걸 다하고 싶을 뿐"이라며 그저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하는 것밖에 없다고 밝혔다.
제이콥스의 발언대로라면 토트넘이 연장 옵션을 발동할 경우 손흥민은 2026년까지 1년 더 뛰어야 하며, 그때까지는 토트넘 측에서 재계약을 원하는지 아닌지 그 의중을 알 수 없다. 때문에 토트넘을 압박해 재계약을 따내기 위해 공개적으로 발언을 꺼낸 것이다.
반면, 토트넘은 이적료를 받을 수 있는 내년 여름 손흥민을 팔지 않고 계약이 완전 종료되는 2026년까지 써먹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한 후 내년 여름 거액의 이적료를 받고 파는 선택지도 고려할 것으로 보였지만 2026년까지 지켜본 후 그때 손흥민과 동행할 필요가 없다고 느낀다면 과감히 공짜로 풀어줄 각오까지 한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지난 2015년 손흥민을 2200만 파운드(386억원) 이적료 주고 레버쿠젠에서 데려왔다. 물론 적은 돈은 아니지만 손흥민을 10년간 보유하면서 얻은 경제적 이익과 구단 이미지 제고 등을 생각하면 이제 손흥민을 그냥 떠나보내도 충분히 이득이다.
커트오프사이드는 "손흥민은 내년 여름 토트넘과 계약이 끝난다. 토트넘은 계약을 12개월 더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토트넘은 손흥민과 2026년(34세가 되는 해) 이후로도 계약을 연장해야 할지, 아니면 결별하는 게 더 합리적인지 결정해야 한다"며 1년 연장 옵션 발동이 단순히 시간끌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최근 "항상 내게 최종 결정권이 있는 건 아니지만 내 의견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손흥민이 클럽을 이끌고 활약하는 방식을 볼 때, 그가 한동안 토트넘에 머물기를 바란다"며 손흥민이 토트넘에 남았으면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바람대로 일단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2026년까지 뛰게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이후에도 토트넘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