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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버지' 벤투의 역전드라마...UAE, '亞 챔피언' 카타르 원정 3-1 승리

기사입력 2024.09.06 11:26 / 기사수정 2024.09.06 11:26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그야말로 드라마 같은 역전승이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축구대표팀이 아시아 챔피언 카타르를 상대한 원정 경기에서 리드를 내주고도 역전승을 거두는 저력을 발휘했다.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시절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뤄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의 지도력이 다시 한번 빛났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UAE 축구 국가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A조 1차전에서 전반 38분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후반전에만 내리 세 골을 몰아치며 3-1 역전승을 거뒀다.

어렵기로 유명한 카타르 원정에서 승점 3점을 챙긴 UAE는 A조 1위로 올라섰다. 이란과 우즈베키스탄도 1차전에서 승리하기는 했으나 UAE가 득실차(2골)에서 두 나라에 앞서기 때문에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홈팀 카타르는 4-2-3-1 전형을 꺼냈다. 메샬 바르샴이 골문을 지켰고 모함메드 와드, 루카스 멘지스, 타렉 살만, 페드로 미구엘이 수비를 맡았다. 허리는 아흐메드 파테히와 자셈 가베르가 받쳤고 이브라힘 알하산, 아크람 아피프, 이스마엘 모하마드가 2선에서 최전방의 알모에즈 알리를 지원했다.

UAE는 4-4-1-1 전형으로 나섰다. 칼리드 에이사가 골키퍼 장갑을 착용했고 압둘라 이드리스, 쿠아메 오토네, 칼리파 알함마디, 칼레드 알드한하니가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중원에는 타눈 알자비, 야흘라 나데르, 압둘라 하마드, 하리브 압달라가 배치됐다. 야햐 알가사니가 카이오 카네도와 함께 공격을 이끌었다.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은 카타르가 경기 초반부터 거세게 UAE를 압박했다. 카타르는 전반 1분 와드의 패스에 이은 가베르의 오른발 슛으로 UAE 골문을 노렸지만 이 슈팅은 크게 벗어났다. UAE는 전반 12분 알가사니의 크로스를 카이오가 헤더로 연결했으나 수비에 맞았다.

카타르는 자국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의 MVP이자 대표팀의 에이스인 아피프를 중심으로 강도 높은 공격을 이어갔다. 아피프는 전반 28분 가베르에게 향하는 날카로운 크로스로 존재감을 발휘했는데, 가베르의 헤더가 빗나가면서 도움을 적립하지는 못했다.

계속 두드리던 카타르가 결국 전반전 후반 선제골을 뽑아냈다. 카타르의 키 플레이어 아피프의 발끝에서 시작된 선제골이었다.

전반 38분 아피프가 알하산에게 패스를 밀어줬고, 알하산이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UAE의 골망을 흔들면서 리드를 가져왔다. 전반전은 알하산의 선제골로 카타르가 앞서간 채 마무리됐다.

하프타임에 전술 수정을 거친 UAE는 후반전 들어 주도권을 쥐고 카타르를 흔들었다. 후반 18분 하마드의 슈팅과 후반 19분 알자비의 과감한 중거리 슈팅이 모두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은 게 아쉬웠다. 



UAE의 반전 드라마는 후반전 중반부터 시작됐다. 후반 23분 나데르의 패스를 압달라가 받아 페널티지역 우측에서 왼발 슛을 시도해 동점골을 터트린 것이다. 벤투 감독은 동점골이 터진 후 알가사니를 알리 살레와 교체하면서 측면에 속도를 더했다. 카타르는 와드와 가베르를 호맘 엘라민, 카림 보디아프와 바꿔 허리와 수비를 강화했다.

그러나 카타르는 이미 분위기를 가져온 UAE의 질주를 막을 수 없었다. 후반 36분 선제골의 주인공 압달라가 빠른 속도로 UAE 측면을 허물었고, 오버래핑으로 공격에 가담한 알한하니에게 패스했다. 알한하니는 박스 바깥에서 강력한 왼발 중거리슛으로 공을 골문에 꽂았다.

기세를 탄 UAE는 후반 추가시간 4분 추가골로 쐐기를 박았다. 앞서 교체로 들어온 살레가 동료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슛으로 마무리하면서 3-1을 만들었다. 결국 경기가 UAE의 3-1 승리로 끝나면서 UAE는 카타르 원정에서 승점 3점을 갖고 돌아가게 됐다.



경기 전부터 카타르를 경계했던 벤투 감독의 대비가 완벽하게 들어맞은 경기였다. 벤투 감독은 경기에 앞서 "우리는 카타르를 상대로 매우 어려운 경기를 앞두고 있다. 카타르는 조직력이 좋고 경험이 많은 감독이 팀을 이끌고 있다"며 "원정 경기에서는 신중해야 하고, 규율에 집중해야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의 지도력을 앞세운 UAE는 카타르를 상대로 9년 만에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이 승리에도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카타르 '도하 뉴스'에 따르면 벤투 감독은 경기 후 "앞으로 더 힘든 일들이 남아 있다. 긴 레이스의 시작"이라며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여정 중 이제 막 한 경기를 이겼다는 점을 짚었다.

벤투 감독은 이미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던 시절 한국을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은 경험이 있다. 아시아 3차 예선이 얼마나 힘든 여정인지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에서도 그랬듯 UAE에 부임한 이후 팀의 조직력을 눈에 띄게 끌어올린 벤투 감독은 이번엔 한국이 아닌 UAE를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올려놓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UAE는 지난 1990 이탈리아 월드컵을 제외하면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경험이 전무하다. 이탈리아 월드컵에서도 3패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참가 티켓이 32개에서 48개로 늘어났기 때문에 UAE가 이 흐름을 이어간다면 본선행 티켓도 충분히 거머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UAE가 속한 A조에는 카타르 외에도 아시아의 전통 강호 이란과 복병 우즈베키스탄 등 경계 대상들이 더 있으나 UAE는 벤투 감독의 경험을 신뢰하고 있다.

사진=UAE 대표팀 SNS,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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