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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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 아쉬운 준우승... 그래도 희망은 있다.

기사입력 2007.05.04 08:45 / 기사수정 2007.05.04 08:45

박종규 기자
    
<침통한 표정으로 감투상을 수상하는 서울고 이형종>


[엑스포츠뉴스 = 동대문, 박종규 기자] 통한의 9회말 역전패, 그래도 서울고의 미래는 밝다.
 
서울고등학교가 3일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린 제41회 대통령배 고교야구 결승전에서 광주일고에 9-10으로 패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22년만에 전국대회 결승에 올랐기에 그들의 패배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22년만의 전국대회 우승을 꿈꾸던 서울고. 1회전부터 에이스 이형종의 호투와 2년생 안성무의 활약으로 돌풍을 예고했다. 8강전과 4강전에서 각각 경남고, 신일고를 연파하며 무서운 기세로 결승에 진출한 서울고는 결승전에서도 화끈한 타격을 선보이며 명승부를 연출했다.
 
서울고는 선발투수로 안성무를 내세워 변화구로 광주일고 타선을 요리하려 했으나, 1회말 서건창에게 3루타를 맞아 3-1로 쫓기자 곧바로 이형종을 투입했다. 

하지만 이형종은 직구 컨트롤이 흔들리며 광주일고 타자들을 제압하지 못했다. 4사구를 무려 11개나 내주며 위기를 자처한 것. 4강전까지 시속 140㎞가 넘는 빠른공으로 20.1이닝 동안 31개의 삼진을 잡아냈던 이형종의 예상치 못한 부진으로 서울고는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고는 타격의 팀답게 장단 11안타로 9득점, 결승행이 우연이 아님을 입증했다. 특히 유격수 안치홍은 5회와 7회 연타석 홈런을 포함 4타수 3안타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는 이번대회 19타수 9안타(3홈런) 9타점으로 최다타점상, 최다안타상, 최다홈런상을 휩쓸었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던 경기는 서울고가 9-8 한점차로 앞선 상황에서 9회말 광주일고 공격에 접어들었다. 우승을 위해 끝까지 역투하던 이형종은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이형종이 후속 두타자를 뜬공으로 처리하는 동안 1루주자 김호빈은 도루와 폭투로 3루까지 진출하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결국 김호빈은 2사 1,3루에서 이철우의 우전안타 때 득점에 성공,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고 흐름은 광주일고 쪽으로 넘어갔다.
 
계속된 2사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는 윤여운이 등장하여 마지막 승부에 들어갔다. 볼카운트 2-0에서 이형종의 3구가 거의 스트라이크존에 걸쳤지만 주심은 볼을 선언, 이형종은 억울함을 감추지 못하고 눈물을 글썽이기 시작했다. 곧이어 볼카운트 2-2에서 이형종은 2루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패배가 결정된 뒤, 서울고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쓰러져 분을 삭이지 못했다. 심판판정에 불만을 품은 서울고는 시상식 참석을 한동안 거부하기도 했다.
 
아쉽게 우승을 놓친 서울고 김병효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전국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이렇게 힘든 것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이형종은 에이스이기 때문에 끝까지 믿어주었고, 전체적으로 타격 밸런스가 맞은데 대해 만족한다” 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끝까지 혼신의 투구를 했던 서울고 투수 이형종은 울먹이며 “9회말 볼판정이 아쉬웠다. 사실 많이 지쳐서 몸이 안좋은 상태였다. 너무 아쉽다.” 라는 말을 남기고 경기장을 떠났다.
 
22년만에 전국대회 우승을 노리던 서울고. 아쉽게 기회를 놓쳤지만 그들의 미래는 밝다. 이제 2007년의 첫 전국대회가 끝났을 뿐이다. 게다가 팀의 주축이 2학년 선수들이기 때문에 내년이 더욱 기대된다. 

지난해 이용찬, 이두환을 앞세워 전국대회 2관왕을 차지한 장충고와 올해의 서울고는 많이 닮았다. 오랜 부진으로 '변방' 에 있다가 구세주의 등장으로 단숨에 정상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고가 이 패배의 눈물을 씻고 다시 일어나 마침내 정상에 설 수 있을지 지켜보자.


박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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