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개막 경기, 6회초 2사 만루 위기를 지운 SSG 오원석이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두 달 넘게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없다.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지만, 매번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SSG 랜더스 좌완투수 오원석의 이야기다.
오원석은 1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14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3피홈런) 5사사구 6탈삼진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투구수는 97개로, 구종별로는 직구(46개)가 가장 많았다. 커브(30개), 슬라이더(14개), 포크볼(7개)이 그 뒤를 이었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오원석은 1회초 테이블세터 요나단 페라자와 장진혁을 모두 삼진 처리했고, 김태연에게 우익수 뜬공을 유도하면서 투구수 13개로 이닝을 매듭지었다.
하지만 2회초 이후 흐름이 달라졌다. 오원석은 선두타자 노시환에게 삼진을 솎아낸 뒤 채은성에게 2루타를 맞았다. 경기 개시 이후 첫 장타 허용이었다.
황영묵의 타격 이후 1루수 오태곤이 매끄럽게 땅볼 타구를 처리하면서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채웠지만, 오원석은 김인환에 이어 최재훈에게도 볼넷을 허용하면서 2사 만루에 몰렸다. 이도윤에게 3루수 땅볼을 끌어내면서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으나 한 이닝에 26구를 던지면서 체력 소모를 피할 수 없었다.
23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개막 경기, 6회초 SSG 오원석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결국 오원석은 3이닝 만에 무실점 행진을 마감했다. 3회초 선두타자 페라자에게 좌월 솔로포를 맞았다. 지난달 25일 수원 KT 위즈전 이후 5경기 연속으로 피홈런을 기록하게 됐다.
장진혁-김태연-노시환을 범타로 돌려세우면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지만, 4회초에 와르르 무너졌다. 선두타자 채은성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황영묵과 김인환에게 각각 땅볼과 삼진을 잡아냈으나 최재훈에게 투런포를 헌납했다.
여기에 이도윤의 안타와 페라자의 볼넷으로 다시 한 번 위기를 자초했고, 2사 1·2루에서 장진혁에게 스리런 홈런을 헌납했다. 올 시즌 오원석이 한 경기에 3개 이상의 피홈런을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4회초에만 34구를 던진 오원석은 5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2사에서 황영묵에게 볼넷을 내준 뒤 김인환의 삼진으로 이닝을 매조졌지만, 이미 한계 투구수에 도달한 상황이었다. 결국 SSG 벤치는 6회초를 앞두고 두 번째 투수 장지훈을 호출했다. 경기 후반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한 SSG는 1-7로 패배했고, 오원석은 7패째를 떠안았다.
12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1회초 SSG 선발투수 오원석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2020년 1차지명으로 SK(현 SSG)에 입단한 오원석은 2021년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더니 이듬해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았다. 프로 3년 차에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랬던 오원석이 지난 시즌에는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28경기 144⅔이닝 8승 10패 평균자책점 5.23으로 다소 고전했다. 전년도(144이닝)와 비교했을 때 이닝은 비슷했지만, 다른 지표에서 큰 차이가 나타났다.
SSG는 오원석이 지난해의 부진을 딛고 일어서길 바랐다. 이숭용 감독의 시즌 구상에서 빠질 수 없었던 선수 중 한 명이 바로 오원석이다. 그러나 시즌 초반부터 네 달 넘는 시간 동안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으며, 퀄리티스타트는 두 차례(5월 14일 문학 삼성 라이온즈전, 5월 3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이상 6이닝)뿐이었다. 가뜩이나 시즌 내내 선발진 사정이 좋지 않은 만큼 SSG로선 오원석의 부진이 더 아쉽기만 하다.
오원석은 팀의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까지 책임져야 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자신에게 찾아온 위기를 극복해야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 그의 성장통은 언제쯤 끝날까.
21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더블헤더 2차전 경기, 4회초 무사 2루 SSG 선발투수 오원식이 LG 허도환의 번트 타구를 잡아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