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8.30 01:57 / 기사수정 2007.08.30 01:57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일본 야구는 또래 스타들을 묶어 이슈를 만드는 데에 능합니다. 입단하자마자 99' 신인왕, 다승왕을 동시 석권하며 '괴물투'를 보여 준 마쓰자카 다이스케(27. 보스턴 레드삭스, 위 사진)의 또래 선수들을 묶어 '마쓰자카 세대'로 부르는 것이 대표적인 '엮기'입니다.
개인적으로 2005년 8월에 실시되었던 국내 프로야구 2차 지명에서도 재능있는 선수들이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잠재력을 발산하며 스타로 떠오르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적어봅니다. 먼저 '마쓰자카 세대'에는 어떤 선수들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마쓰자카 세대의 스타들
마쓰자카와 함께 고교 야구를 달구었던 선수들은 프로에서도 기대만큼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어 '마쓰자카 세대'라는 호칭이 나온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투수 3인방 와다 쓰요시, 아라가키 나기사, 스기우치 도시야는 마쓰자카 세대의 자존심을 세우는 투수들입니다.
2003년 퍼시픽리그 신인왕을 차지한 좌완 와다는 올 시즌 11승(29일 현재)을 거두며 데뷔 이후 5년 연속 10승이라는 위업을 세웠습니다. 2003' 일본시리즈 MVP인 스기우치 또한 올 시즌 14승으로 에이스다운 이름값을 하고 있습니다. 아라가키는 올 시즌 6승으로 주춤하고 있습니다만 평균자책점은 3.67에 그칩니다.
그 외에도 '마쓰자카 세대'에는 유능한 선수들이 많습니다.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의 거포 무라타 슈이치도 있고 세이부의 민완 외야수 아카다 쇼고 또한 같은 또래입니다. 히로시마 카프에서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는 히가시데 아키히로, 2003 센트럴리그 신인왕인 키사누기 히로시(요미우리 자이언츠)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실패사례도 있습니다. 스기우치 보다 한 수위의 좌완으로 평가되었던 데라모토 시로(전 치바 롯데 마린스)는 외야수 전향에 실패, 작년에 야구를 접었죠. 좋은 포수로 인정받았던 사네마쓰 가츠나리(요미우리)는 니혼햄 파이터즈에서 적지 않은 기회를 얻었으나 부진으로 기회를 차버리고 오카지마 히데키(현 보스턴)의 트레이드 카드로 쓰이며 버려졌습니다.
그러나 찬란하게 빛난 스타들이 있어 '마쓰자카 세대'라는 이름표는 더욱 밝게 빛나고 그 그림자는 더욱 대비됩니다. 정작 주인공 마쓰자카는 바다 건너 메이저리그로 떠났지만 '마쓰자카 세대' 들은 '따로 또 같이'의 행보를 걸으며 일본야구 인기에 불을 붙이고 있습니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류현진, 그리고 한기주
지난해 전무후무한 '신인왕, MVP' 타이틀 동시 석권에 빛나는 '괴물 좌완' 류현진(한화 이글스. 좌측 사진). 그 또래가 아직 2년차에 불과한 유망주들이기도 하고 당시 최대어는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아닌 한기주(KIA 타이거즈)였기 때문에 혼자 '류현진 세대' 라고 이름 붙이는 데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현재 활약상을 살펴보면 한기주보다는 류현진의 이름을 거는 것이 더욱 나을 듯싶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이 또래의 선수들은 가능성이 풍부하고 운동능력도 좋아 개인적으로 눈여겨보고 있는 선수들입니다.
류현진은 데뷔하자마자 150km/h에 육박하는 강속구에 선배들이 전수해 준 능력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여 프로야구 계를 뒤흔들었습니다. 비록 한 시즌 20승의 기록은 달성치 못했으나 18승의 기록도 어마어마합니다.
올 시즌도 7월 들어 힘에 부쳐 밀어 던지는 피칭으로 잠시 부진에 빠졌으나 다시 당돌한 피칭을 되찾으며 입단 2년도 안 되어 프로통산 30승을 올렸습니다. 고2 때 수술받았던 팔꿈치 관리에 염두를 두고 무리하지 않는다면 류현진은 오랫동안 대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기주는 조금 아깝다는 생각입니다. 지난해 시범경기에서 본 한기주는 제구력도 좋았고 구위도 뛰어났습니다. 그러나 선발 등판 후 수차례의 실패가 이어지자 기대했던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고 결국 한기주는 마무리로 쓰이고 있습니다.
체인지업이나 슬로 커브같이 속도를 죽이는 확실한 변화구 하나만 제대로 장착한다면 선발로도 굉장한 모습을 보일 유망주인데 마무리로 쓰이는 모습을 보니 조금 안타깝습니다. 박물관에 갈만한 조선백자가 여염집 거실에 있는듯한 느낌이라면 무리한 비유일까요?
내일은 우리도 스타
두산 베어스의 타자들인 김현수와 민병헌도 '류현진 세대' 의 스타가 될 만한 선수들입니다. 김현수는 나이답지 않은 선구안을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참을성도 있는 타자입니다. 그러나 너무 참을성이 많아 치기 좋은 공을 그대로 놓치거나 배트를 늦게 휘둘러 좋은 타구로 연결하는 데는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험이 쌓이면 해결될 문제라 앞으로 지켜볼 만한 좋은 타자 유망주입니다. 민병헌의 경우는 덕수고 시절 유격수로도 뛴 선수라 민첩한 타구판단 능력과 포구실력을 보여줍니다. 방망이에서는 다듬을 점이 많습니다만 파워가 생각보다 괜찮은 편이라 앞으로 중장거리 타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롯데 자이언츠의 김문호도 대어입니다. 고교 시절 공, 수, 주를 모두 갖춘 최고의 외야수로 평가받았던 김문호는 고교 시절 나무 배트 적응력이 떨어져 지명순위도 예상보다 뒤로 밀렸습니다. 올 시즌 5월 정확한 타격을 보여주다가 날씨가 더워지면서 페이스가 떨어져 버린 것은 아쉬울 따름입니다.
고3 시절 이후 답보상태에 빠진 유원상(한화)은 안타까울 뿐입니다. 한 때 한기주와 최대어를 다퉜던 유원상입니다만 현재는 2군에서 7승을 거두고 있다는 것에 만족할 따름입니다. 구질이 노출되지 않는 투구폼을 지녀 기대가 컸는데 언젠가 자신의 재능을 확실하게 떨칠 날이 오겠지요.
현대 유니콘스의 황재균도 내일이 기대되는 내야수입니다. 경기고 시절 정확한 타격과 나쁘지 않은 센스로 눈길을 모았던 황재균은 지석훈의 2군행 이후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던 유격수 자리를 지키며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합니다.
이외에도 KIA의 잠수함 손영민, '포스트 박경완'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재원(SK), 향후 LG 외야의 한 축을 맡길만한 황선일 등 류현진과 같은 시기에 프로 문에 들어선 고졸 선수들 중에는 괜찮은 유망주가 많습니다.
스타 한 명에만 집중하기보다 유망주들을 두루 살펴보며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야구를 깊이 보고자 하시는 분들에겐 이 방법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진=MLB.COM, 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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