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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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에 완패' 中 허빙자오, 박수 쏟아진 이유…'부상 기권' 스페인 선수 배지 들고 '찰칵' [2024 파리]

기사입력 2024.08.05 22:49 / 기사수정 2024.08.05 22:49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올림픽에서 또 하나의 아름다운 장면이 나왔다. 중국의 여자 배드민턴 선수 허빙자오가 준결승에서 부상으로 기권했던 선수의 조국 배지를 들고 시상대에 올랐다.

세계랭킹 9위 허빙자오는 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드라샤펠 아레나에서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위이자 대한민국 여자 배드민턴 간판 안세영에게 패했다.

이날 안세영은 허빙자오를 게임 스코어 2-0(21-13 21-16)으로 이기며 시상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섰다.

커리어 첫 올림픽 출전이었던 2020 도쿄 대회(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인한 2021년 개최) 때 8강에서 탈락했던 안세영은 지난 3년 동안 바라본 끝에 간절히 원하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배드민턴은 안세영의 우승으로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 혼합복식 이용대-이효정 조 이후 16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한국은 이후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남자복식, 2016 리우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에선 여자복식에서 연달아 동메달 하나씩 따낸 것이 전부였다. 과거 중국, 인도네시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배드민턴 3강 지위가 급격히 흔들렸다. 

다행이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자존심을 살렸다. 혼합복식에서 김원호(삼성생명)-정나은(화순군청) 조가 은메달을 차지한데 이어 안세영이 금메달로 마지막 점을 찍었다.

또 안세영의 금메달은 한국 배드민턴이 여자 단식에서 28년 만에 수확한 금메달이기도 하다. 지난 1992 바르셀로나 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것에 이어 1996 애틀랜타 대회에서 여자단식 금매달을 거머쥔 방수현 이후 한국은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은 물론 동메달조차 따낸 적이 없었다. 그 힘든 길을 안세영이 해냈다.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챔피언이 된 안세영은 결승에서 싸운 허빙자오와 그레고리아 마리스카 툰중(인도네시아)와 함께 시상대에 올라섰다.

3명의 선수들은 한 손에 메달을 들면서 단체 사진을 촬영했는데, 이때 허빙자오가 다른 한 손에 무언가 들고 있는 모습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다. 그가 오른손에 들고 있던 건 다름 아닌 스페인 국기 배지였다.

허빙자오가 스페인 배지를 들고 시상대에 오른 이유는 다름 아닌 그의 준결승 상대였던 카롤리나 마린(스페인) 때문이었다. 2016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마린은 허빙자오와 경기를 하던 중 부상으로 준결승을 기권했다.

마린은 1게임에서 허빙자오를 21-14로 압도했다. 2게임에서도 10-8로 우위를 점하면서 결승 진출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10-7에서 허빙자오에게 1점을 내준 뒤 갑자기 코트에 주저 앉아 통증을 호소했다.




마린은 결국 눈물을 흘리며 기권을 결정했다. 허빙자오를 이기고 있는 상황, 그리고 올림픽 무대 준결승의 무게감을 고려하면 스스로 경기를 포기하는 건 엄청난 결심이 필요하다. 스스로 판단했을 때 도저히 정상적인 플레이를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마린의 기권으로 허빙자오는 결승행 티켓을 얻었지만 같은 스포츠 선수로 부상으로 인해 올림픽 경기를 중간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마린을 동정했다.

허빙자오는 준결승전이 끝나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선수가 경기 중에 다치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는데 너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마린은 부상으로 준결승에 이어 동메달 결정전도 기권하면서 준결승에서 안세영에게 패한 툰증이 경기를 치르지 않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허빙자오는 마린의 조국 스페인 배지를 들고 시상대에 오르면서 부상을 입어 경기를 포기해야 했던 상대 선수를 위로했다.

허빙자오의 행동은 큰 찬사를 받았다.

스페인 매체 '렐레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허빙자오는 마린의 부상으로 결승에 진출한 뒤 메달 시상식에서 스페인 배지를 들고 있었다"라며 "브라보! 멋진 행동이다!"라고 칭찬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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