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내 머리에서 완전히 지웠다" 염경엽 감독, 9회 2사 만루서 대타 왜 안 썼을까 [대전 현장]

(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현수는 내 머리에서 완전히 지웠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 트윈스는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를 치른다. 전날 LG는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2-4 패배를 당하며 싹쓸이패를 당했다. 

0-4로 끌려가던 LG는 마지막 공격이었던 9회말 최대 찬스를 잡았다. KIA 최지민 상대 선두 김성진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 홍창기의 우전안타로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투수가 전상현으로 바뀐 뒤 문성주의 병살타에 아웃카운트가 늘었지만 대주자 안익훈이 3루까지 진루했고, 오스틴 딘 타석에서 나온 3루수 김도영의 실책에 홈인했다.

이어 문보경의 좌전안타에 2사 1・3루가 됐고, 박동원이 좌전 적시타를 치면서 오스틴까지 홈인해 점수는 2-4. 그리고 오지환이 볼넷을 얻어 걸어나가며 2사 주자 만루. 안타 하나면 동점을 만들 수 있는 상황에서 LG 벤치는 대타 투입 없이 구본혁을 밀어붙였으나, 구본혁이 중견수 뜬공으로 잡히며 경기는 반전 없이 그대로 끝났다.




대타 카드는 김현수, 신민재 등이 있었다. 12일 염경엽 감독은 전날 경기를 돌아보며 "민재를 쓸까 말까 고민하다가, 일단 본혁이가 그런 상황에 좋은 기운들을 많이 갖고 있었다. 끝내기를 우리 팀에서 제일 많이 한 게 본혁이다. 그래서 그 기운을 믿고 놔뒀다. 민재는 전상현에 강해 안타가 나오면 동점, 그 다음 송찬의 타석에 민재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염경엽 감독은 이어 "현수는 내가 부담을 주기 싫었다. 더군다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현수가 받는 가장 큰 스트레스는 득점권에서 자기가 해결을 못한 거에 대한 스트레스다. 쉬게 해준다고 해놓고 그 상황에서 내가 현수를 넣는 건 현수를 죽이는 것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현수에게는 그런 프레스를 또 주기 싫었다. 아직 준비하는 시간인데, 하루도 안 쉬고 그 타석에 현수를 몰아넣는 건 못 쳤을 때 더 악의 구렁텅이로 넣는 거였다. 현수는 내 머리에서 완전히 지웠다"며 "민재가 히든이었는데, 민재를 본혁이 타석에서 쓰느냐, 찬의 타석에서 쓰느냐를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LG는 한화 문동주를 상대 선발투수로 만난 가운데, 홍창기(우익수)~문성주(지명타자)~오스틴(1루수)~문보경(3루수)~오지환(유격수)~신민재(2루수)~안익훈(좌익수)~김성우(포수)~박해민(중견수) 순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박동원이 휴식을 취하며 김성우가 데뷔 첫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김현수는 이날도 선발 제외. 염경엽 감독은 "오늘까지만 뺀다. 옛날 자기 폼으로 돌아갔다. 자기 폼을 찾는 건 하던 거기 때문에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는다. 그런데 더 좋은 상황에 쓰고 싶다. 문동주는 좀 힘든 투수다. 뭔가 바꿔서 다시 시작할 때는 결과의 확률을 높여줘야 선수도 빨리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