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우승 생각밖에 없다"…박찬호 머리에는 KIA 우승만 가득 [현장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잠실, 박정현 기자) "우승권 전력을 갖춘 팀원들을 만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박찬호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LG 트윈스와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9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팀의 연장 10회 5-2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박찬호가 만든 역전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활약이었다. KIA가 0-2로 끌려갔던 9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LG 마무리 투수 유영찬을 공략해 2루타를 쳤다. 포문을 연 박찬호는 소크라테스의 2루수 땅볼에 3루까지 간 뒤 최원준의 1타점 적시타에 홈을 밟아 1-2 추격의 득점을 만들었다. 팀은 이후 최형우의 1타점 적시타로 2-2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다음 이닝 또 박찬호가 결과를 만들었다. 1사 후 서건창의 볼넷과 한준수의 우전 안타로 만들어진 1사 1,3루 절호의 기회. 박찬호는 중견수 쪽으로 타구를 띄워 3루주자가 여유롭게 홈을 밟은 수 있는 희생플라이를 쳤다. 점수는 3-2. 그리고 이후 최원준의 1타점 적시타와 상대 수비 실책으로 2점을 더 뽑아 5-2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박찬호는 결승타를 기록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경기 뒤 "8회까지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는데 9회초 박찬호의 안타로 만든 무사 2루 찬스에서 최원준의 따라가는 적시타가 나오면서 희망을 살렸다. 계속된 2사 1루에서 최형우의 안타 때 김도영이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를 보여줘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10회초 1사 1,3루 찬스에서 박찬호가 다시 한번 귀중한 결승 희생 타점을 올려줬고, 최원준의 적시타가 이어지면서 값진 승리를 추가할 수 있었다"라며 박찬호를 포함한 야수진 활약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수훈선수로 꼽힌 박찬호는 경기 뒤 "사실 2점 차로 벌어졌을 때 '쉽지 않겠다' 싶었다. 그래도 내가 출루하면, 무슨 일이 생길 것 같은 느낌이 있고, 항상 그랬다. 경기 막바지에 내가 출루하면 무슨 일이 생기더라. 출루에 최대한 집중했고, 실투가 들어오면서 좋은 타구로 연결됐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수비하고 할 건 다했다. 9번타자로 최고의 활약 아닌가. 마지막 타석(10회초)에는 병살타 리스크가 컸다. 원래라면, 2구째 슬라이더에 스윙이 나왔어야 했는데, 그 존을 버렸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덧붙였다.



이로서 KIA는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50승 고지를 밟은 팀이 됐다. 팀은 현재 리그 선두(50승 2무 33패)로 리그 2위 삼성 라이온즈(45승 2무 39패)와 경기 차를 '5.5'로 더욱 벌리며 선두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지금의 상승세가 이어져 2017시즌 통합 우승 이후 7년 만에 대업을 달성할지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력도 탄탄하다. 전반기 2차례 월간 MVP(3~4월, 6월)를 받은 김도영을 비롯해 빼어난 선수들이 대거 선수단에 이름 올리고 있다.

박찬호는 "선수 생활은 길면, 20년 할 수 있다. 그 20년 동안 우승권 전력을 갖춘 팀원들을 만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기회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다. 언제 올지 모르고, 또 언제 이런 동료를 만날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정말 우승 생각밖에 없다. 매일 그런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올해 박찬호는 77경기에 나서 타율 0.304(313타수 95안타) 2홈런 31타점 14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19를 기록 중이다. 뛰어난 타격 능력과 더불어 안정적인 수비로 KIA 내야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팀의 내야사령관으로서 우승을 위해 힘차게 달려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팬은 경기장을 찾아 KIA를 위해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날 경기 역시 평일이었지만, 잠실구장(2만 3750석)이 가득 찰 정도로 많은 KIA 원정팬과 LG 홈팬이 어우러졌다.

박찬호는 "(만원 관중이 오면) 정말 좋다. 사실 관중이 안 차면, 집중력이 많이 떨어진다. 그런 영향이 있는 것 같다. 만원 관중 채워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얘기했다.

끝으로 박찬호는 "7~8월에 잘 쳤던 것 같다. 투수들이 지쳤을 때 (타율을 높게) 치고 나가겠다"라며 웃어 보였다.



사진=잠실, 박정현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