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구원투수 김민이 정규시즌 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바르게 살아야 한다.
KT 위즈 구원투수 김민은 지난 4월 말 개인 SNS 계정에 '바르게 살자'와 '진실 질서 화합'이 함께 적힌 비석 사진 한 장을 올렸다. 특별한 코멘트는 없었다. 그런데 그날 이후 투구가 확연히 좋아지기 시작했다. 점차 중용되더니 필승조의 핵심으로 발돋움했다. 기세를 몰아 생애 첫 올스타전 출전까지 이뤄냈다. 김민은 후반기에도 그 마음가짐을 이어가려 한다.
시즌 초반 5선발 경쟁을 펼쳤던 김민은 첫 등판이던 4월 7일 LG 트윈스전서 1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중간계투진으로 돌아와 21일 롯데 자이언츠전에도 구원 등판했으나 ⅓이닝 2실점을 떠안았다. 이후 '바르게 살자'를 업로드했고 4월 추가로 나선 4경기 5이닝서 무실점으로 1홀드를 챙기며 시동을 걸었다.
김민은 5월 14경기 15이닝서 1승 5홀드 평균자책점 3.60으로 선전했다. 6월에는 15경기 20⅓이닝서 3승 4홀드 평균자책점 1.33으로 맹활약했다. 시즌 초반 54.00까지 치솟았던 평균자책점을 3.92까지 낮췄다. 4승1패 10홀드를 곁들였다. 2018년 1차 지명을 받고 데뷔해 선발과 구원을 오갔던 김민은 올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홀드를 달성했다.
또 다른 '처음'의 설렘도 누렸다. 지난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올스타전에 감독 추천선수로 출전했다. 생애 첫 올스타전 무대를 밟았다. 현장에서 만난 김민은 "정말 너무너무 좋다. 우상인 선수들이 많아 신기하다. 더 열심히 해 내년에도 또 오고 싶다"며 들뜬 목소리를 들려줬다.
이날 KT 구단 대학생 리포터들이 특별 제작한 명함을 팬들에게 선물했다. 김민의 명함에는 '유신고 김민 당도 최고. 바르게 사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등의 문구가 적혀있었다.
KT 위즈 구원투수 김민이 지난 4월 말 개인 SNS에 올린 비석 사진. 바르게 살자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김민 SNS
해당 명함을 흥미롭게 구경하던 김민은 '바르게 살자' 게시물을 올리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원래 산책을 무척 좋아한다. 그날도 산책하다가 (비석을) 봤는데 글귀가 정말 좋더라"며 "바르게 살자, 질서 등의 문구가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사진을 찍었다"고 전했다.
김민은 "앞으로도 당연히 바르게 살 것이다. 그 사진을 계기로 야구를 잘하게 돼 팬분들도 좋아하시는 것 같다"며 "나중에 쉬는 날 또 가서 사진을 찍어오겠다"고 미소 지었다.
전반기를 돌아본 김민은 "아쉬운 경기도 있었지만 그래도 나머지 게임은 나름대로 잘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정말 중요하다"며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순위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더 막아내고, 더 많이 던지며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 남은 기간 휴식을 충분히 취한 뒤 후반기 더 힘을 내보겠다"며 "전반기 막바지 조금 힘들긴 했지만 이겨내야 한다. 모든 선수가 이겨내고 있으니 나도 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각오도 굳게 다졌다. 김민은 "지금 10홀드를 기록 중인데 20홀드 정도 해보고 싶다. 우리 팀이 지난해 2위까지 올라갔으니 올해도 다시 2위까지 가보는 게 목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T는 지난해 최하위권에 머물다 여름부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려 정규시즌을 2위로 끝마쳤다.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올해도 대반격을 노린다. 현재 7위이며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인 5위 SSG 랜더스와 3게임 차다. 더 도약하기 위해선, 김민의 호투가 꼭 필요하다.
KT 위즈 구원투수 김민이 정규시즌 경기에 등판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막아낸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민 SNS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