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마무리투수 박영현이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세이브를 올린 뒤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수원,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수원, 최원영 기자) 잘 극복하고 있다.
KT 위즈 마무리투수 박영현은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더블헤더 1, 2차전에 모두 등판했다. 1차전에선 동점을 허용했고, 2차전에선 비슷한 위기서 승리를 지켜냈다. 뜻깊은 하루를 보냈다.
1차전서 KT는 8회까지 2-1로 앞섰다. 박영현은 9회초 구원 등판해 주전 포수 장성우와 호흡을 맞췄다. 구자욱과 김재혁을 헛스윙 삼진으로 요리했다. 후속 이재현에겐 볼넷을 내줬다. 안주형의 대타 김헌곤에겐 3루 땅볼을 유도했다. 3루수 황재균이 공을 한 번 떨어트린 뒤 급히 1루로 송구했으나 빗나갔다. 송구 실책으로 2사 1, 3루가 됐다.
박영현은 류지혁에게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아 2-2를 허용했다. 이병헌의 2루 땅볼로 3아웃을 채웠다. KT는 결국 1차전을 2-2 무승부로 끝마쳤다. 박영현은 1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비자책점), 투구 수 24개를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2차전서도 KT는 8회까지 2-1로 우위를 점했다. 9회초 박영현이 또 구원 등판했다. 이번엔 포수 강백호와 배터리를 이뤘다. 선두타자 류지혁의 평범한 유격수 땅볼에 김상수가 포구 실책을 저질렀다. 류지혁의 도루로 무사 2루. 박영현은 박병호를 3루 뜬공으로 돌려세운 뒤 윤정빈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1사 1, 2루서 이병헌의 대타 강민호를 유격수 뜬공, 전병우의 대타 이성규를 루킹 삼진으로 제압했다. 경기에 마침표를 찍고 세이브를 챙겼다. 1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투구 수 24개를 빚었다.
박영현은 "1차전 끝나고 (제춘모) 코치님께서 2차전에도 나간다고 말씀해 주셨다. 나도 화가 너무 많이 나 무조건 이겨낸다는 마음으로 또 준비했다"며 "실책 등을 떠나 내가 해결하지 못해 (1차전서) 동점이 된 것이다. 그 점에서 내게 정말 화가 났다"고 돌아봤다.
KT 위즈 마무리투수 박영현이 정규시즌 경기에 구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차전, 무엇이 문제였을까. 박영현은 "(6월 23일 LG 트윈스전 이후) 일주일 만에 등판했다. 초반엔 괜찮은 듯했는데 막바지 내가 원하는 대로 투구가 안 됐다. 거기서 조금 흔들렸다"며 "2차전에선 그런 부분을 바로잡았다. 공도 좋았다"고 밝혔다.
박영현은 "사실 2차전에선 밸런스가 정말 좋았고, 공도 원하는 대로 잘 들어갔다. 포수 (강)백호 형도 던지고 싶은 대로 던지라고 해줬다. 난 형을 믿고 있다고, 형 사인대로 하겠다고 했다"며 "형이 잘 리드해줘 믿고 투구할 수 있었다. 덕분에 결과가 나왔다"고 미소 지었다.
2차전 무사 2루 득점권 위기서 옛 동료 박병호와 승부해야 했다. 박병호는 지난 5월 말 트레이드를 통해 KT를 떠나 삼성에 새 둥지를 틀었다. 박영현은 "그런 부분은 생각하지 못했다. 무조건 삼진 잡고 이겨내려 했다"며 "선배님이 쉽게 당해주시지 않더라. 패스트볼로 승부하고 싶어 중간에 변화구 하나 빼고는 계속 패스트볼을 던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배님이 (라커룸으로) 선수들을 찾아와 주셔서 인사는 많이 나눴다"고 덧붙였다.
최근 마음고생을 했다. 6월 들어 실점이 늘었기 때문. 5월 10경기 13⅓이닝서 2승 3세이브 평균자책점 0.68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이번 더블헤더 전까지 6월 9경기에선 8⅓이닝을 소화하며 1승 3세이브 평균자책점 10.80으로 고전했다.
박영현은 "야구가 안 돼 힘들었다. 항상 중요한 상황에 등판했기 때문에 내가 실점하면 동점, 역전이 됐다. 그런 압박감이 있었던 것 같다"며 "초반에는 그런 걸 견디지 못할 듯해 힘들었다. 그래도 요즘엔 1점 차 세이브도 많이 하고 있다. 이번에도 2차전은 잘 막았기 때문에 정말 값진 경험이 됐다고 본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2차전 승리를 지키며 시즌 10세이브를 달성했다. 2022년 데뷔 후 필승조로 활약해왔던 박영현은 올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 세이브를 수확했다. 그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많다. 지나가는 과정이라 여긴다. 20세이브, 30세이브를 이룰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며 "나는 우리 팀을 믿고, 팀도 나를 믿어준다. 그래서 내가 있는 것 같다. 세이브를 많이 올려 팀이 이기는 데 더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수원,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