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황희찬 동료인 울버햄프턴의 수비수 막스 킬먼이 우크라이나 국가대표팀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를 나가려 했으나 무산됐다.
과거 풋살 선수로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으로 활약한 것이 FIFA(국제축구연맹) 규정에 걸렸다.
영국 매체 '스포츠 바이블'은 19일(한국시간) "FIFA가 이상한 규정으로 막스 킬먼의 국적 변경을 막은 후 울버햄프턴 스타의 국제 축구에 대한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며 "27세인 킬먼은 자신의 고국인 잉글랜드 대표팀에 소집된 적이 없어 아버지를 통해 대표할 자격이 있는 우크라이나로 국적 변경을 하려고 했으나 모호한 이유로 FIFA에 의해 제지당했다"고 전했다.
킬먼이 국적 변경에 실패한 것은 그의 과거 이력 때문이었다. 매체는 "킬먼을 프리미어리그에 합류하기 전 실내에서 진행되는 하드코트 5인제 풋살을 잉글랜드 대표 소속으로 25경기에 출전했으며 그 경기가 (친선 경기 아닌) 토너먼트여서 국적을 바꿀 수 없었다"며 "축구, 풋살, 비치사커는 모두 FIFA가 감독하기에 국가를 위해 경쟁하는 토너먼트에 나간 선수는 국적을 변경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킬먼은 부모님이 모두 우크라이나 국적이라 잉글랜드에서 태어났음에도 우크라이나 선수로 유로 2024에 뛸 수 있었으나 무산됐다.
킬먼은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안드리 셰브첸코(우크라이나 축구협회장)가 나에게 우크라이나에서 뛰길 원한다고 말했다. 나는 동의했고 그들은 서류작업을 완료하려고 했지만 공식 예선에서 잉글랜드 풋살 대표로 참가했기에 변경할 수 없었다"며 "또한 내가 비치사커 선수였다면 다른 나라 대표팀에서 뛸 수 없었을 것이다. 매우 이상하다. 이들은 테니스와 탁구 관계처럼 완전히 다른 스포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FIFA가 모든 것을 받아들이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FIFA가 거부했다. 나는 유로에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시즌을 멋지게 마무리할 수 있었지만 일어나지 않았다"며 "내 선택지는 영국밖에 없다"고 밝혔다.
영국에서 태어난 킬먼이 울버햄프턴에 합류한 것은 2018년 여름이었다. 이전까지 킬먼은 잉글랜드 5부 리그에 있던 메이든헤드 유나이티드에서 뛰었고 5부 리그에서 뛰며 풋살 선수로까지 활약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21-22시즌부터 울버햄프턴의 주전 센터백으로 자리매김하며 완전히 정착했고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에는 40경기 이상 소화하며 팀의 필수 자원이 됐다. 이번 시즌 리그 38경기 전 경기 선발 출전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킬먼의 사례처럼 국적을 바꾸는 일은 종종 있다. 잉글랜드 청소년 대표팀에서 활약한 바이에른 뮌헨의 자말 무시알라는 독일 국가대표팀을 선택했고 스페인 국가대표팀으로 데뷔전까지 치렀던 브라임 디아스는 아버지 국적인 모로코로 국적을 바꿨다.
FIFA는 이중 국적 선수에 대해 만 21세가 되기 전에 국가대표팀 경기를 3경기 이상 뛰지 않고 최소 3년 동안 해당 국가에서 국가대표팀으로 뛰지 않은 경우에 국적을 바꿀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킬먼도 이에 해당하는 선수였다. 그는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적이 없어 조건을 충족했다. 우크라이나 국적으로 바꾸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을 듯했으나 과거 축구 선수가 아닌 풋살 선수로 대표팀에서 활약한 것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킬먼이 있었다면 우크라이나에도 큰 힘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18일 루마니아와의 유로 2024 E조 1차전에서 0-3 완패를 당하며 좋지 않은 출발을 했다. 수비에서 불안함을 보였기에 킬먼의 합류가 불발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사진=연합뉴스, 스포츠 바이블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