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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아 벌써 우냐?" 박석민 은퇴식 함께한 동갑내기 친구…"한 경기, 한 경기 너무 소중하네요" [현장 인터뷰]

기사입력 2024.05.12 08:44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가 11일 창원 NC파크에서 박석민의 은퇴식 및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인터뷰하고 있다. 창원, 최원영 기자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가 11일 창원 NC파크에서 박석민의 은퇴식 및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인터뷰하고 있다. 창원,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창원, 최원영 기자) 매 순간이 값지다.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는 11일 창원 NC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맞대결을 펼쳤다. 특별한 이벤트도 함께였다. 박석민의 은퇴식이다.

박석민은 대구고 졸업 후 2004년 삼성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에 첫발을 내디뎠다. 2015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어 NC로 이적했다. 4년 총액 96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2020시즌 종료 후 다시 FA가 돼 NC와 2+1년 최대 34억원에 재계약했다. 현역 시절 리그 대표 3루수로 활약했다. 통산 169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7, 1537안타, 269홈런, 1041타점 등을 올렸다. 2020년엔 NC의 창단 첫 우승에 기여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은퇴를 결정했다.

삼성 포수 강민호는 1985년생으로 박석민과 동갑내기 친구다. 약 일주일 전 박석민에게 전화해 "니 은퇴식 할 때 울지 마래이. 울 게 뭐 있노. 그냥 소감 말하고 나오면 되지"라고 말하며 웃었다.

강민호는 "오늘(11일) 경기 전 훈련할 때 인사하는데 (박)석민이의 눈시울이 바로 붉어지더라. '마, 벌써 우나? 울지 마라'라고 했다"며 "석민이가 '아이다~'라고 하더라. 원래 40대가 되면 감수성이 더 풍부해진다"고 입을 열었다.

두 사람은 초등학생 때부터 절친한 친구였다. 강민호는 "같은 팀은 아니었지만 자주 봤다. 초등학교 간 동맹을 맺어 서로의 지역에 가면 거기서 잠을 자는 문화가 있었다. 그때부터 석민이와 친하게 지냈다"며 "고등학생 땐 청소년 대표팀에서 함께 야구했고 프로 입단 동기이기도 하다. 한 팀에서 뛴 적은 없지만 맞대결할 때마다 만났다. 통화도 자주 하는 친구 중 친구다"고 밝혔다.

이어 "은퇴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진짜 은퇴식을 한다고 하니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석민이와 통화하며 지금까지 해 온 것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말해줬다. 이제부터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우리는 제2의 인생을 더 잘 살아야 한다고 했다"며 "석민이는 커리어가 무척 좋은 선수다. 길을 잘 닦아 놓으라고, 내가 따라가겠다고 했다"고 귀띔했다.

박석민이 11일 창원 NC파크에서 은퇴식을 치르며 NC 코칭스태프와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NC 다이노스 제공
박석민이 11일 창원 NC파크에서 은퇴식을 치르며 NC 코칭스태프와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NC 다이노스 제공


박석민의 반응은 어땠을까. 강민호는 "'야, 야구 할 수 있을 때 더 해라. 1년이라도 더 해야 한다. 연봉도 필요 없다. 연봉 안 준다고 해도 1년이라도 더 뛰어라'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박석민은 "친구지만 (강)민호를 보면 참 대단하다. 포수로서 오랫동안 활약하는 게 멋지다"고 표현했다. 강민호는 "타고난 건강 덕분에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큰 부상이 없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항상 말하지만 지금까지 해 온 것은 정말 중요하지 않다.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 현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몸 관리 노하우를 묻자 "그냥 잠 많이 자고 좋은 음식 많이 먹으려 한다"고 답하며 미소 지었다.

강민호는 과거 20대 포수의 선두 주자였다. 그는 "그땐 무서운 것 없이 뛰었던 것 같다. 결과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다"며 "출전하는 것 자체가 즐거웠고 욕먹는 것도 즐겼다. 데이터도, 커리어도 없기 때문에 정말 겁 없이 플레이했다. 팬들에게 욕도 많이 듣고 그만큼 큰 사랑도 받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당시 나만 20대였고 다른 팀 주전 포수들은 대부분 30대였다. 지금 20대인 김형준(NC 다이노스), 한준수(KIA 타이거즈) 등 후배 포수들도 두려움 없이 즐겁게 경기에 임했으면 한다. 커리어는 앞으로 쌓아나가면 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강민호는 "어릴 땐 경기에 나가는 게 재밌었다. 지금은 한 경기, 한 경기가 너무 소중하다. 그때는 즐거웠고, 지금은 소중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은퇴를 생각해 본 적 있을까. 강민호는 "솔직히 고민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고민하고 있는데 잘 모르겠다"며 "우선 계약 기간이 내년까지다. 이후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유니폼을 벗을 생각도 있다. 반대로 경쟁력이 있다면 주위에서 은퇴하라고 해도 선수로 더 뛰고 싶을 것 같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NC 다이노스,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11일 창원 NC파크에서 박석민의 은퇴식을 기념하며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NC 다이노스 제공
NC 다이노스,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11일 창원 NC파크에서 박석민의 은퇴식을 기념하며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NC 다이노스 제공



사진=창원, 최원영 기자 / NC 다이노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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