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1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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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감독 대행, 김성근 색깔 지우기 돌입

기사입력 2011.08.19 08:05 / 기사수정 2011.08.19 08:05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들어오자마자 비상 시국이다.

이만수 SK 감독 대행. 18일 대전에서 2군 경기를 치르고 올라와서 곧바로 1군 경기를 처음으로 지휘했다. 이날 문학 삼성전서 SK는 4안타에 그치며 완패했다. 사실 사령탑이 어떻게 해볼 만한 흐름의 경기는 아니었다. 때문에 이 대행의 감독 데뷔전 패배는 큰 의미는 없었다. 그러나 이 대행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너무나도 많다.

▲ 위기관리능력 시험대

현재 SK는 위기다. 김 전 감독이 이탈하면서 선수단도 동요하고 있고, 인천 팬들도 함께 들썩이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 대행은 선수단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선수단 장악력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이 대행은 코치 시절 김 전 감독과는 다른 지도 방식으로 선수들에게 큰 신망을 얻어왔다.

그러나 코치로서 신망이 두터웠다고 해서 감독으로서도 마냥 선수들의 마음을 쉽사리 얻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이미 김 전 감독이 올 시즌 후 자진사퇴를 선언했던 17일 오후에도 일부 선수는 김 전 감독 없는 SK는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전 감독의 아우라가 워낙 크다는 걸 잘 알게 하는 대목이다. 이는 곧 이 대행의 자리 잡기가 말처럼 쉽지 않다는 걸 암시한다. 이 대행이 어느 정도 기간에 어느 정도 팀 장악을 할 것인지는 이제부터 순수하게 자신의 역량에 달렸다. SK는 내심 오랜 시간 미국 야구를 경험한 이 대행 특유의 노하우가 발휘되길 기대하고 있다.

어쨌든 SK는 사령탑 교체에 따른 혼돈을 하루빨리 수습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엄연히 정규시즌 순위 싸움 기간이다. 단순히 선수단 정비만 신경 쓰면 되는 비시즌이 아니다. 이 대행은 타격, 수비, 작전, 주루, 마운드 등 전 분야에 걸쳐 선수들의 경쟁 구도라든지 컨디션 여부를 확인 및 활용 복안을 내놓은 다음 그대로 밀고 나가면서 승리를 끌어내야 한다.   

▲ 김성근 색깔 지우기

SK가 결국 근본적으로 이 대행에게 원하는 것은 김성근 전 감독의 색깔을 지우게 하는 것이다. 엄청난 존재감의 김 전 감독을 시즌 중 내치면서까지 사령탑으로서 검증되지 않은 인사를 영입한 건 결국 SK가 이 대행에게 전권을 위임하면서 팀 색깔 자체를 완전히 바꿔달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김 전 감독의 색채가 너무나 진한 SK에 180도 다른 야구를 추진해야만 하는 이 대행의 소신이 경기력에 곧바로 투영되는 건 사실상 무리다. 한창 시즌 막판 순위 싸움 중이라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이는 SK 선수들에게 이 대행은 일단 조심스럽게 다가서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

물론 SK는 사실상 이 감독 대행이 아니고서는 대안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감독 대행이라고 해도 충분한 시간을 벌었다는 건 이 대행에게 유리한 점이다. 올 시즌 뒤 SK가 이 대행 대신 새로운 감독을 선임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미 시즌 중 김 전 감독 사퇴라는 홍역을 치르면서 이 대행에 대한 감독직 정당성을 한껏 부여한 상황서 새로운 인사를 영입하는 건 이 대행에게 실례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만수 감독 대행의 야구는 과연 어떠한 모습일까. 분명 아직 본격화되기엔 시기상조다. 얼핏 보면 메이저리그 식의 호쾌한 공격 야구를 떠올리기 쉽지만 모든 메이저리그팀이 무턱대고 '빅볼'을 지향하는 건 아니다. 이미 김 전 감독 경질이라는 엄청난 일을 치러낸 SK가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일은 이 대행에게 끝까지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어차피 팬심을 달래기 위해 떠난 김 전 감독을 다시 데려올 수도 없는 노릇. 이 대행의 색채가 드러날 때까지 당분간 기다리는 게 현 시점에서 SK 구단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다. 

[사진=이만수 감독 대행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kj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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