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새로운 공동구단주 지위를 획득한 짐 랫클리프가 다음 시즌도 에릭 턴하흐 감독과 함께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 유력해 보인다. 대안이 마땅치 않아서다.
영국 매체 '트라이벌 풋볼'은 28일(한국시간) "랫클리프는 다음 시즌에도 턴하흐 감독과 함께하는 것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다"며 "최고 수준의 대안이 부족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랫클리프는 턴하흐 감독을 유지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맨유는 28일 19위 번리와의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 홈 경기에서 1-1로 비기며 승점 3점 획득에 실패했다. '1400억 먹튀' 안토니가 리그 첫 골을 신고하며 앞서갔으나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가 페널티킥을 내줘 동점골을 허용하고 경기는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맨유는 34경기에서 16승 6무 12패를 기록하며 6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 시즌과 다른 모습의 턴하흐 감독은 이번 시즌 내내 경질설에 휘말리고 있다.
2022년 여름 부임한 턴하흐 감독의 첫 시즌은 대단했다. 턴하흐 감독은 지난 시즌 맨유의 감독으로 부임해 2021-2022시즌 6위였던 맨유를 3위까지 올렸다. 공수 균형도 좋았다. 리그컵에선 우승까지 했다. 맨유는 득점 순위 공동 7위였고 최소 실점은 공동 3위였다. 시즌 초반 부진했으나 이후 연승 가도를 달리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다르다. 리그에서는 6위에 그치고 있고 2년 만에 진출한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조 최하위로 조별 예선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번 시즌 우승 경쟁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4위권 경쟁에도 밀린 맨유다.
지난 21일 2부 리그 팀인 코번트리 시티를 꺾고 2023-2024시즌 잉글랜드 FA컵 결승에 오른 것이 위안거리다. 결승 상대는 맨체스터 라이벌이자 디펜딩 챔피언이며 지난 시즌 유러피언 트레블(3관왕)을 달성한 맨체스터 시티라 우승 확률은 높지 않다.
턴하흐 감독 전술이 파악된 것도 있지만 맨유의 부상자가 너무 많다. 턴하흐 감독은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와의 리그 경기를 제외하고 자신이 구상한 선발 라인업을 꾸린 적이 없다고 할 정도로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수비진의 부상이 너무 잦다. 지난 시즌 턴하흐 감독이 아약스에서 데려온 센터백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는 이번 시즌 11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다. 주전 왼쪽 풀백인 루크 쇼도 15경기 출전에 불과해 우측 풀백인 아론 완-비사카와 디오구 달롯이 번갈아 왼쪽 풀백을 서고 있다. 번리와의 경기에서는 센터백 5명 중 4명이 부상으로 빠져 수비형 미드필더인 카세미루가 센터백으로 출전했다.
맨유는 지난 2월 새로운 공동 구단주인 이네오스와 짐 랫클리프가 부임한 이후 변화를 겪고 있다.
랫클리프 구단주는 맨유 직원들의 재정적인 지원을 줄이며 구단의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맨유는 이번 시즌 선수 연봉 총액이 프리미어리그 1위이고 유럽 5대 리그로 확장해도 전체 4위인 것으로 알려졌다.
턴하흐 감독과 맨유의 계약은 다음 시즌까지이다. 이번 시즌 턴하흐 감독을 경질한다면 맨유는 1000만 파운드(약 172억원) 정도의 위약금을 물어줘야 한다. 턴하흐 감독을 경질하고 새로운 감독을 구하는 것도 일이다.
차기 감독 후보로 거론된 인물은 있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바이에른 뮌헨에서 물러나는 토마스 투헬 감독과 레알 마드리드의 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이끈 지네딘 지단 감독이 맨유행을 원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짐 랫클리프 구단주는 턴하흐 감독이 다른 후보보다 낫다고 판단하고 다음 시즌까지 유임할 생각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