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훈련장에 몰려든 일본 취재진들. 벌써부터 한일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사진 도하, 김환 기자
(엑스포츠뉴스 도하, 김환 기자) 한일전을 앞두고 한국 훈련장에 일본 취재진들이 몰려들었다.
일본의 훈련이 없기 때문에 한일전을 대비해 한국이 어떻게 훈련하는지 확인하려는 것이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축구 국가대표팀(올림픽 대표팀)은 22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겸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일본과 숙명의 한일전을 벌인다.
경기를 이틀 앞두고 알에르살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이 진행됐다. 중국전을 치른 다음날이었기 때문에 한국 선수들은 폼 롤러로 몸을 풀고 스트레칭을 하는 등 공개된 훈련시간 내내 회복에 전념했다. 황선홍 감독은 선수들과 떨어져 코칭 스태프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회복 훈련을 진행하는 황선홍호. 이날 공개된 훈련 시간 동안 한국 선수들은 폼롤러로 몸을 풀고 스트레칭을 하는 등 회복에 전념했다. 사진 도하, 김환 기자
이날 훈련장에는 한국 취재진만이 아니라 일본 취재진도 한국 선수들을 보기 위해 잔뜩 몰려왔다. 한국 취재진보다 숫자도 더 많았던 일본 취재진은 방송용 카메라 서너대를 동원해 훈련 영상을 촬영했고, 한국 선수들의 얼굴과 이름 등 신상 정보가 적힌 파일들을 챙겨와 한국 취재진에게 선수들에 대해 질문했다.
기자가 받은 질문은 주전 센터백들을 동시에 잃은 한국의 다음 경기 수비라인을 어떻게 예상하는지였다.
한국은 중국전에서 서명관이 부상을 당해 쓰러졌고, 아랍에미리트(UAE)전에서 경고를 받았던 변준수가 시간 지연으로 경고를 쌓아 일본전에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남은 전문 센터백은 이재원밖에 없기 때문에 지난 시즌부터 경남에서 미드필더와 센터백을 두루 소화했던 이강희를 센터백으로 기용하거나 조현택을 센터백으로 두는 등 여러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빌드업 상황에 따라 황재원이나 이태석이 백3의 좌우 센터백을 구성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황선홍 감독은 회복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선수들과 떨어져 코칭 스태프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사진 도하, 김환 기자
'아사히TV'에서 나온 야먀구치 후지오와 야기시타 게이스케는 이를 궁금하게 여겼다.
한국은 풀백 자원들 멀티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한국이 전문 센터백 외에도 풀백을 센터백으로 기용할 수도 있다.
일본 기자들이 "한국 선수들은 모두가 파이터"라는 말에 "그렇다. 특히 일본을 상대할 때 더욱 그렇다"라는 농담으로 서로 웃기도 했다.
한국에 대해 묻는 질문이 나왔으니 이제 일본에 대해 물을 차례였다. 우선 일본의 훈련 시간은 언제인지 묻자 게이스케 기자는 "오늘 일본의 훈련은 취소됐다"라고 답했다.
왜 취소됐는지 재차 물었다. 돌아오는 대답은 "선수들이 완전히 쉰다. 오늘은 프리 타임(자유시간)이다"였다.
한국 선수들이 회복 훈련 중 스트레칭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도하, 김환 기자
연막 작전인가 싶었지만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니 일본 선수들이 UAE전이 끝난 다음날이기 때문에 게임을 하는 등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며 완전한 휴식을 취한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또한 일본이 UAE전에서 로테이션을 가동한 점을 두고 "UAE전 선발 명단과 비교해 7명이나 바꾼 이유가 한국전을 대비하기 위해서인가?"라고 묻자 '아사히TV' 취재진들은 "그렇다"라고 답했다. 일본이 '일한전'을 얼마나 신경 쓰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확실히 황선홍호는 일본을 경계할 만하다. 현재 일본에는 2년 전 한국이 0-3 대패했을 당시 한국과의 경기 경험이 있는 선수들의 7명이나 된다.
우치노 다카시(뒤셀도르프), 사토 게인(베르더 브레멘), 야마모토 리히토, 후지타 조에루(이상 신트트라위던), 마츠키 구류(FC도쿄), 후지오 쇼타(FC마치다), 그리고 호소야 마오(가시와 레이솔)가 2022년에 한국과 맞붙은 적이 있다. 호소야 마오는 경기에서 일본의 두 번째 골을 기록한 선수이기도 하다.
다만 멀티골을 터트렸던 스즈키 유이토(브뢴뷔)는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스즈키의 대회 불참 이유를 묻자 게이스케 기자는 소속팀인 브뢴뷔가 차출을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이 양현준, 김지수, 배준호를 발탁하지 못한 것과 같은 이유였다.
게이스케는 22세인 이강인이 왜 이번 대회에 선발되지 않았는지도 기자에게 질문했다. 기자는 "PSG(파리 생제르맹)가 보내줄 리 없다. 이강인은 챔피언스리그에서 뛰어야 한다"라고 말하자 일본 취재진도 "역시 그렇다"라며 웃었다.
사진=카타르 도하, 김환 기자/대한축구협회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