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토트넘 홋스퍼 두 센터백이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중앙 수비수 5위 안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이상하다. 토트넘은 실점이 많아 5위라는 리그 순위와 달리 실점은 7위다.
축구 통계 매체 '스쿼카'는 2일(한국시간) SNS를 통해 프리미어리그 센터백 상위 10명의 순위를 매겼다. 대상은 1350분 이상 출전한 선수다. 항목은 공중볼 경합, 태클 성공 횟수, 슈팅 차단, 긴 패스 정확도 등이었다.
프리미어리그 팀 중 복수의 선수들이 5위 안에 든 팀은 토트넘이 유일하다. 2위가 토트넘의 부주장으로 아르헨티나 국가대표인 크리스티안 로메로다. 공동 4위가 이번 시즌 토트넘으로 이적한 네덜란드 국가대표 미키 판더펜이다. 1위는 리버풀의 주장 버질 판데이크가 차지했다.
로메로와 판더펜 모두 이적하자마자 토트넘의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로메로는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를 수상한 뒤 2021-2022시즌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판더펜은 이번 시즌 토트넘에 합류했다. 둘 모두 이번 시즌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아래에서 주전 센터백으로 팀의 수비를 이끌고 있다.
훌륭한 센터백을 둘이나 보유하고 있지만 토트넘의 '구멍 수비'와는 어울리지 않기도 하다.
순위만으로 보면 토트넘은 최고의 센터백을 지니고 있기에 실점이 적어야 한다. 5위 토트넘의 리그 실점은 총 43실점으로 6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40실점보다 많고 16위 에버턴의 41실점보다도 많다.
토트넘은 지난 31일 루턴 타운과의 경기에서도 실점하며 홈에서 11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인 클린시트를 이뤄내는 데 실패했다.
다른 수비 지표도 좋지 않다. 예상 실점 수치를 살펴보면 48실점으로 최소 실점 기준으로 리그 11위다. 굴리엘모 비카리오 골키퍼의 선방으로 몇 골을 덜 허용했지만 실점 상황이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유는 두 선수의 부상과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 때문이다. 특히 판더벤의 부상이 아쉽다. 로메로는 부상과 퇴장 징계 등으로 리그에서 5경기밖에 빠지지 않았지만 판더펜은 부상으로 리그 11경기에 결장했다. 판더펜의 부상은 햄스트링으로 쉽게 낫지 않았다. 한 번 부상에서 복귀한 뒤에도 다시 부상으로 빠져나갔다.
이번 시즌 토트넘에서 판더펜의 역할은 매우 크다. 판더펜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전체 선수 중 순간 속도 최고 기록을 기록하며 빠른 스피드로 토트넘의 수비를 지켰다. 판더펜이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는 동안 출전한 라두 드라구신은 속도에서 아쉬움을 보이며 실점에 원인이 되기도 했다.
기록으로도 반더벤의 결장은 드러난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판더펜이 출전한 경기에서는 18경기에서 2패만을 기록했지만 그가 출전하지 않은 경기에서는 10경기 중 6경기에 패했다"고 밝혔다. 다행히도 지난 31일 루턴 타운과의 경기에서는 판더펜 없이도 토트넘은 승리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공격적인 전술이 실점에 기여한 바가 더 크다. 그는 주로 센터백들을 하프 라인까지 올리는 공격적인 전술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는 위험이 따른다. 빌드업 도중 공을 뺏기면 역습의 위험이 높다. 역습을 막기 위해서는 판더펜, 로메로와 같이 속도 빠른 수비수가 필요하다. 두 선수가 빠지면 토트넘의 수비는 매우 어려워진다.
토트넘은 두 선수가 모두 빠졌을 때 1승 1무 3패를 기록했다. 5경기에서 기록한 실점은 12실점이다. 대신 센터백으로 출전한 벤 데이비스, 에메르송 로얄, 에릭 다이어는 포스테코글루 전술을 소화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과거 아스널과 첼시에서 활약한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포스테코글루의 전술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상황을 통제할 수 없는데 계속 연극을 하려고 한다"며 "수비수들을 그렇게 높이 밀어붙이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스쿼카'가 선정한 센터백 듀오 중 10위 안에 든 팀은 두 팀이 있었다. 2위 아스널과 3위 맨체스터 시티였다. 아스널의 센터백 듀오인 가브리엘 마갈량이스는 3위였고 윌리엄 살리바가 10위였다. 맨체스터 시티의 센터백인 후벵 디아스는 6위, 네이선 아케는 9위였다.
토트넘과 달리 아스널과 맨시티의 팀 실점은 매우 적다. 아스널은 리그 29경기에서 24실점만을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최소 실점 팀이고 맨시티는 28실점으로 리그 3위다. 센터백이 안정된 팀은 보통 리그 실점이 적지만 토트넘은 예외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