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이 2년 연속 준우승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흥국생명은 1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포스트시즌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현대건설에 세트스코어 2-3(25-22 17-25 25-23 23-25 7-15)으로 패하면서 3연패로 시리즈를 마감했다.
흥국생명은 2022-2023시즌에도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았다. 당시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따낸 흥국생명은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잡았지만, 이후 내리 3연패를 당하면서 준우승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경기 후 어두운 표정으로 인터뷰실에 들어선 아본단자 감독은 "(우승을 차지한) 현대건설에 축하한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멘털적으로 강인했다"고 치켜세운 뒤 "기분이 좋진 않다. 시즌 시작할 때 기대했던 것과 결과가 달랐다. 마지막 결과에 관계없이 다른 걸 기대했던 것 같다.
사실 흥국생명은 시즌 전만 해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지난해 10월 미디어데이에 참가한 7개 팀 중에서 무려 5개 팀이 흥국생명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예상했다. 당시 아본단자 감독은 "우리 팀이 많이 뽑힌 게 당연한 것 같기도 하다. 좋은 선수들이 있으니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만큼 사령탑도, 선수들의 의지도 강력했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2년 연속으로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절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팀 내에서 성장하거나 변화하려고 하고, 또 뭔가 다른 걸 시도해보려고 했던 선수들이 생각보다 없어서 아쉬웠다. 당연히 외국인 감독으로 이 팀에 왔을 때 새로운 걸 도입하고 시도하면서 변화를 주려고 했는데, 결과가 나오지 않아 아쉬운 부분이 남았다"고 말했다.
이어 "(베테랑 선수들인) 김연경이나 김수지 선수가 그런 부분을 충분히 해준 걸 비춰봤을 때 뭔가 나이에 의해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멘털적인 것 등이 잘 되지 않았다"며 "놀랍게도 도수빈, 박수연처럼 몇몇 선수는 변화를 위해 시도했고, 큰 성장을 보여줬다. 하지만 팀 전반적으론 많은 게 바뀌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시즌 초반부터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던 아본단자 감독이기에 준우승이라는 결과가 더 아쉽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는 "기술적인, 멘털적인 부분을 어떻게 발전시키려고 한 게 아니다 보니까 결과는 자연스러운 거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결과가 2년 연속으로 일어났기 때문에 고쳐지고 바뀌어야 한다. 잘못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선수들과 함께 시즌을 시작했던 외국인 선수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아본단자 감독은 "시즌 초반 옐레나도 (결과와) 기대했던 게 달랐다. 당연히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온) 윌로우 존슨(등록명 윌로우)은 최선을 다한 만큼 따로 얘기할 부분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부상자 때문에 완전체를 가동할 수 없었던 점을 꼬집기도 한 아본단자 감독은 "미들 블로커 김채연 같은 경우 주전 선수 6명 중 한 명이었는데, 부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리베로 김해란도 대단했지만, 마지막에 보면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기본적으로 팀을 짧게 훑어봤을 때 이런 생각이 든다"고 얘기한 뒤 인터뷰실을 빠져나갔다.
사진=인천,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