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170억 초대형 계약으로 화려한 귀환을 알린 한화 류현진이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했다. 한화 류현진이 출국 전 인터뷰를 갖고 있다. 인천공항,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유준상 기자) "건강하게 돌아오겠다는 약속에 있어서 (메이저리그 팀들의 제안을) 강력하게 거부했던 것 같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팀들의 제안을 뿌리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이유를 전했다.
류현진은 23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소속팀 한화의 2차 스프링캠프 장소인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했다. 오키나와 현지 공항 도착 이후 곧바로 고친다구장으로 이동, 선수단에 합류한다.
류현진은 전날 한화와 8년 총액 170억에 계약하면서 국내 복귀를 확정했다. 양의지(두산 베어스, 4+2년 총액 152억원)를 뛰어넘는 KBO리그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이다. 이번 계약에는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됐으며, 세부 내용의 경우 양측 합의 하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는 게 한화 구단의 설명이다. 또한 한화 구단과 류현진재단은 MOU를 체결해 유소년 야구 발전 등 사회공헌활동을 공동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8년 170억 초대형 계약으로 화려한 귀환을 알린 한화 류현진이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했다. 한화 류현진이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인천공항, 김한준 기자
2006년 KBO리그 데뷔 이후 7시즌 동안 한화 팬들의 사랑을 받은 류현진은 2013시즌 빅리그에 입성, LA 다저스 선발진의 한 축을 책임졌다. 어려움 속에서도 제 몫을 다한 그는 2019시즌 이후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한 뒤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했고, 지난해를 끝으로 토론토와의 4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류현진은 부상 및 수술 이력이 있었다는 점에서, 또 나이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첫 FA 때보다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여전히 FA 시장에서 선발투수의 가치가 높았던 만큼 KBO리그 복귀보다 빅리그 잔류에 무게가 실렸다. 미국에서 좀 더 커리어를 이어가고 싶은 선수 본인의 의지도 확고했다.
하지만 FA 시장에 나온 선발투수들이 하나둘 도장을 찍는 사이 류현진은 자신의 거취를 정하지 못했고, 해를 넘길 때까지 계약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비롯해 몇몇 팀이 영입 후보로 거론됐으나 류현진의 요구를 완벽하게 충족한 팀은 없었다.
류현진이 복귀를 택한 이유는 '시기' 때문이었다. 여러 구단과 대화를 나눴던 류현진은 "(비시즌 동안) 시간이 빨리 지나갔던 것 같다. 다년 계약 이야기도 있었고 1년 계약 이야기도 있었는데 다년 계약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다면 (KBO리그에) 돌아올 때 40살이 되기 때문에 건강하게 돌아오겠다는 약속에 있어서 강력하게 거부했던 것 같다. 최대 1년이었기 때문에 그 부분을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지난해 10월 귀국 기자회견 당시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한화에서 보내고 싶다는 약속을 기억하는 한화 팬들이 많다는 질문에 "그 마음은 변함이 없다.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냥 돌아오는 게 아니라 건강한 몸 상태로 복귀하고 싶었던 게 류현진의 생각이었다.
8년 170억 초대형 계약으로 화려한 귀환을 알린 한화 류현진이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했다. 한화 류현진이 출국 전 인터뷰를 갖고 있다. 인천공항, 김한준 기자
그는 "몸 상태엔 이상이 없다. 지난해 복귀 이후 경기도 치렀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선 전혀 문제될 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이제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며 "실내에서 투구수를 65구까지 끌어올렸다. 오늘(23일) 일본에 가자마자 바로 훈련할 것 같고 오랜만에 야외에서 캐치볼을 하는 거라 느낌이 괜찮으면 바로 불펜피칭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류현진은 "좀 더 편한 것 같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 수술)을 하고 나면 (수술 이후) 2~3년 차 때 가장 팔이 편안하기 때문에 순조롭게 편안하게 구속을 올렸던 것 같다"며 "투구수로 봤을 땐 괜찮은 상황인 것 같다. 이 시기에 65구를 던진 건 생각보다 더 많이 던진 것일 수도 있다. 100%의 힘으로 투구한 건 아니라서 오늘 (일본에) 가서 한 번 느껴봐야 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빅리그에서의 시간을 돌아보기도 한 류현진은 "투수가 할 수 있는 수술을 다 받았던 것 같다. 수술 이후 복귀한 것에 위안을 삼았고, 어떻게 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간 것 같다"며 더 이상 빅리그에 대한 미련이 없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전 소속팀 다저스, 토론토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류현진은 "그동안 많이 응원해주셨는데 너무 감사드린다. 야구를 그만두는 게 아니기 때문에 (계속)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며 "(토론토 동료들과 작별 인사를 하는 건) 내일부터 하려고 한다"고 얘기했다.
◆류현진 2006~2012년 연도별 KBO리그 정규시즌 성적
-2006년: 30경기 201⅔[이닝 18승 6패 1세이브 204탈삼진 평균자책점 2.23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05 피안타율 0.221
-2007년: 30경기 211이닝 17승 7패 평균자책점 2.94 WHIP 1.25 피안타율 0.251
-2008년: 26경기 165⅔이닝 14승 7패 평균자책점 3.31 WHIP 1.27 피안타율 0.240
-2009년: 28경기 189⅓이닝 13승 12패 평균자책점 3.57 WHIP 1.31 피안타율 0.254
-2010년: 25경기 192⅔이닝 16승 4패 평균자책점 1.82 WHIP 1.01 피안타율 0.220
-2011년: 24경기 126이닝 11승 7패 평균자책점 3.36 WHIP 1.10 피안타율 0.217
-2012년: 27경기 182⅔이닝 9승 9패 평균자책점 2.66 WHIP 1.09 피안타율 0.232
◆류현진 2013~2023년 연도별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성적
-2013년: 30경기 192이닝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 WHIP 1.20 피안타율 0.252
-2014년: 26경기 152이닝 14승 7패 평균자책점 3.38 WHIP 1.19 피안타율 0.257
-2016년: 1경기 4⅔이닝 1패 평균자책점 11.57 WHIP 2.14 피안타율 0.364
-2017년: 25경기 126⅔이닝 5승 9패 평균자책점 3.77 WHIP 1.37 피안타율 0.263
-2018년: 15경기 82⅓이닝 7승 3패 평균자책점 1.97 WHIP 1.01 피안타율 0.221
-2019년: 29경기 182⅔이닝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 WHIP 1.01 피안타율 0.234
-2020년: 12경기 67이닝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 WHIP 1.15 피안타율 0.234
-2021년: 31경기 169이닝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37 WHIP 1.22 피안타율 0.258
-2022년: 6경기 27이닝 2승 평균자책점 5.67 WHIP 1.33 피안타율 0.294
-2023년: 11경기 52이닝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 WHIP 1.29 피안타율 0.257
◆류현진 주요 국제대회 성적
-2006 도하 아시안게임: 2경기 6⅓이닝 평균자책점 9.95
-2008 베이징 올림픽 본선: 2경기 17⅓이닝 2승 평균자책점 1.04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 5경기 7이닝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2.57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경기 10이닝 1승 평균자책점 3.60
사진=인천공항,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