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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골을 넣더라도 대전이 잘돼야" 구텍의 마음가짐...구텍은 희생할 준비가 됐다

기사입력 2024.02.23 17:55

대전하나시티즌 공격수 구텍. 사진 김환 기자
대전하나시티즌 공격수 구텍. 사진 김환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전, 김환 기자) 장기 부상에서 돌아온 구텍의 마음가짐은 확실했다. 자신의 활약도 좋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소속팀 대전하나시티즌의 성적이라는 게 구텍의 마음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1일 대전광역시 대덕구에 위치한 덕암축구센터에서 '2024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캠프'를 진행했다. 이민성 감독과 이순민의 기자회견 이후 선수 인터뷰가 이어졌다.

대전하나시티즌의 외인 공격수 구텍을 만났다. 지난 시즌 대전에 합류한 구텍은 8월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해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구텍은 수술 이후 치료와 회복에 전념하면서 몸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고, 전지훈련 일정에 맞춰 대전에 돌아왔다.

구텍의 회복세는 이민성 감독도 놀랄 정도로 빨랐다. 이민성 감독은 구텍이 예상보다 빨리 돌아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구텍을 칭찬했다. 구텍은 약 6개월 만에 전지훈련에서 90분을 소화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즌을 앞둔 구텍은 "베트남과 일본에서 전지훈련을 잘 소화했고, 시즌도 잘 치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전북 현대와의 개막전에서 내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다. 일본에서 치른 마지막 경기에서 90분을 뛰었고, 이후에도 수술한 무릎에 큰 통증이 없다. 그래도 시즌 전체를 보고 꾸준히 출전하려면 보강 운동을 계속 해야 할 것 같다"라며 자신의 현재 상태에 대해 말했다.

구텍도 이렇게 큰 부상을 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선수로서 치명적일 수 있는 부상에 구텍 본인도 슬퍼했지만, 회복에 집중한 끝에 빨리 회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구텍은 폴란드로 돌아가 편안한 환경에서 치료를 받게 배려해준 대전 구단에도 감사를 표했다.

구텍은 "예전에 오른발 인대 부상을 당한 적은 있는데, 이번처럼 인대가 끊어진 건 처음이다. 나도 이렇게 빨리 회복돼서 놀랐다. 수술 이후 의사가 회복까지 6개월에서 9개월 정도 걸릴 거라고 말했는데, 베트남 전지훈련을 소화할 때가 5개월차였다. 프로의 마음가짐으로 회복에 전념했던 게 도움이 된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처음 부상을 당했을 때 첫 2, 3일 동안 굉장히 힘들었다. 대전에 왔을 때 좋은 활약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십자인대 파열은 축구 선수에게 치명적인 부상 중 하나다. 그래도 대전이 감사하게 내가 폴란드로 돌아가 수술을 받고 재활을 할 수 있도록 흔쾌히 허락을 해줘서 너무 감사했다"라며 자신이 회복에 전념할 수 있었던 데에는 대전의 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부상에서 회복하는 기간 동안 구텍은 대전 경기를 최대한 보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폴란드와 한국의 시차로 인해 모든 경기를 챙기지는 못했지만, 구텍은 회복에 힘을 쏟으면서도 대전 경기를 보며 분석하려는 노력을 했다고 한다.

구텍은 "사실 모든 경기를 봤다면 거짓말이다. 한국에서 오후에 경기를 하면 폴란드는 오전 6시였다. 그래도 최대한 경기를 많이 보면서 K리그가 수준이 높다는 걸 확인했다. 선수들이 좋은 기술을 갖고 있고, 신체 경합도 많다. 그런 점에서 수준이 높은 리그라고 느꼈다"면서 "일단 대전이 어떻게 경기를 하는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대전을 분석하려고 했다. 그러다보니 상대보다는 대전에 초점을 맞추며 경기를 봤다"고 했다.



돌아온 구텍에게 주어진 특명은 '티아고 공백 메우기'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만 17골 7도움을 기록하며 대전의 공격을 이끌었던 티아고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전북 현대로 이적했다. 대전이 티아고를 보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구텍의 존재였다.

하지만 티아고의 그림자는 계속해서 구텍을 따라다닐 수 있다. 티아고가 지난 시즌에 워낙 좋은 활약을 보여줬기 때문에 구텍은 이번 시즌을 치르는 내내 티아고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텍이 잘한다면 티아고보다 잘하는 선수가 되고, 못한다면 티아고보다 못하는 선수가 될 수 있는 셈.

구텍은 티아고와의 비교를 신경 쓰는 것보다 팀을 위한 플레이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스트라이커라면 득점이 우선이고, 당연히 득점에 대한 욕심이 있다. 개인적으로 10골, 15골을 넣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팀의 성적과 경기력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내가 15골을 넣어도 팀이 최하위면 사실 아무 의미가 없다. 차라리 내가 5골을 넣더라도 팀을 위해 플레이하면서 팀의 순위를 높일 수 있다면 난 그걸 선택하고 싶다. 물론 스트라이커로서 올해 20골을 넣는다면 좋겠으나, 그것보다는 팀의 순위와 성적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구텍에게도 주전 공격수는 당연한 자리가 아니다. 구텍은 대전 내에서 계속 경쟁을 해야 한다. 대전이 영입할 계획으로 알려진 외인 스트라이커는 구텍의 잠재적인 경쟁자다.

구텍은 경쟁이 오히려 자신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경쟁이 있어야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는 게 구텍의 생각이다. 게다가 구텍은 경쟁만 두고 본다면 작년보다 올해가 더 수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구텍은 "사실 작년에 왔을 때에는 티아고와 유강현을 비롯해 스트라이커가 총 네 명이 있었다. 그에 비하면 올해는 스트라이커가 좀 더 적어서 경쟁에 대한 부담감이 크지는 않다. 하지만 오히려 스트라이커가 있어야 선의의 경쟁을 하기 때문에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라고 했다.

계속해서 "만약에 경쟁자가 없으면 훈련을 대충 하더라도 '어차피 내가 뛰겠지'라는 마음이 생길 수도 있다. 경쟁자가 있어야 내가 훈련과 경기에 다 쏟아부을 수 있고, 내가 더 좋은 선수라는 걸 보여줄 마음이 생기기 때문에 경쟁이 있는 게 오히려 좋다"라며 선의의 경쟁을 통한 발전을 기대했다.

구텍이 경쟁을 통해 드러낼 수 있는 장점으로는 뭐가 있을까. 구텍은 "내 입으로 말하기 쉽지 않지만, 굳이 말한다면 나는 팀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선수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 속도도 나쁘지 않고, 점프력은 자신 있다. 팀을 위해 희생하는 플레이, 이기기 위한 투지도 내 강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후에는 가벼운 질문이 이어졌다. 구텍과 폴란드에서 함께 뛰었던 전북의 외인 수비수 토마스 페트라섹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한국 생활에 대한 이야기였다.

구텍은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페트라섹과 함께 K리그로 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시에 K리그로 온 건 정말 우연이었다. 작년에는 내가 부상을 당해 페트라섹을 자주 보지 못했다. 하지만 페트라섹과 3년 동안 함께 뛰기도 했고, 페트라섹이 당시에 주장이었기 때문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에는 사적으로도 만나지 않을까 싶다"라며 웃었다.

사적으로 만나기에 앞서 구텍은 개막전에서 페트라섹을 마주할 수도 있다. 대전의 개막전 상대가 전북이기 때문이다. 두 선수의 출전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구텍은 한때 동료였던 페트라섹을 타지에서 적으로 만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구텍은 "경기장에서 만나면 어려울 것 같다. 페트라섹은 정말 좋은 선수다. 함께 훈련을 했을 때 정말 뚫기 힘들다고 느꼈다. 내가 만났던 수비수 중 가장 상대하기 힘든 수비수였다. 경기장 밖에서는 친구더라도 경기장 안에서는 친구가 아니다. 싸우더라도 경기가 끝나고 악수를 나누며 화해하면 될 일이다. 최대한 열심히 뛸 생각이다"라며 페트라섹과의 맞대결을 기대했다.

경기 외적으로는 한국을 많이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구텍은 SNS를 통해 아내와 함께 돌아다닐 만한 곳을 이미 찾아놨다고 한다.

구텍은 "아직 자유시간이 많이 없었는데, 자유시간이 생기면 아내와 갈 만한 곳을 SNS로 찾아놨다. 부산이나 서울도 가고 싶고, 대전도 둘러보고 싶다. 지난번에는 동료들과 삼겹살을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맛있는 한국 음식을 좀 더 경험하고 싶다"라고 했다.

대전의 명물이자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빵집 성심당 이야기를 꺼내자 구텍도 웃었다. 구텍은 집 앞에 성심당이 있어서 종종 아침을 먹고 커피를 마시러 간다고 한다. 성심당 빵은 라트비아 출신인 구텍의 입맛에도 맞은 모양이다.

사진=김환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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