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A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는 1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과 등을 논의하고,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나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대한축구협회(KFA)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가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국가대표팀 감독의 경질을 협회에 건의했다.
지난해 2월 말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1년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을 처지에 몰렸다.
KFA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는 1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과 등을 논의하고,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나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은 어느정도 예상된 결과였다.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참담한 성적을 냈기 때문. 부임 직후부터 아시안컵 직전까지 수많은 논란에 휩싸이고도 "아시안컵 결과로 증명하겠다"라고 호언장담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결국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약 1년 만에 물러나게 됐다.
KFA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는 1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과 등을 논의하고,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나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엑스포츠뉴스DB
KFA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는 1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과 등을 논의하고,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나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엑스포츠뉴스DB
지난해 2월 말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1년 동안 대표팀을 이끌며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데뷔전이었던 콜롬비아와의 경기를 2-2 무승부로 시작한 클린스만 감독은 이후 우루과이(1-2 패), 페루(0-1 패), 엘살바도르(1-1 무), 웨일스(0-0 무)와의 경기까지 무승 행진을 이어갔다.
클린스만 감독이 첫 승을 수확한 건 지난해 9월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친선 경기에서 조규성의 결승포를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이후 튀니지를 4-0으로 대파했고, 한 수 아래로 평가 받는 베트남을 홈으로 불러들여 6-0으로 크게 이겼다.
전력 차가 뚜렷해 큰 의미가 없었던 경기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일단 연승에 성공하며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을 앞두고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월드컵 예선에서는 싱가포르(5-0 승), 중국(3-0 승)을 꺾으며 기분 좋게 아시안컵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다만 우려의 시선도 뒤따랐다.
이때까지 치른 경기들에서 명확한 전술적 색채가 나오지 않았고, 대표팀 감독이면서도 국내에 상주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해외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외유 논란에 휩싸였다. 자연스레 K리그 선수들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고, 대표팀 명단 발표 때도 다소 의문스러운 발탁이 나오곤 했다.
KFA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는 1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과 등을 논의하고,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나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엑스포츠뉴스DB
KFA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는 1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과 등을 논의하고,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나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엑스포츠뉴스DB
이는 결국 아시안컵 참사로 이어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K리그1 득점왕을 차지한 주민규(울산HD)를 외면했다. 최전방에는 주민규 대신 조규성(미트윌란), 오현규(셀틱)만 데려갔다. 결과적으로 조규성은 아시안컵 내내 부진했으며, 오현규는 제한된 출전 시간만 가져가는 등 제대로 된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수비에서도 풀백 자원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소속팀 수원삼성에서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던 이기제를 발탁해 K리그를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뒤따랐다.
대회 내내 전술 전략보다 선수들 개개인 기량에 의존하는 모습으로 이른바 '해줘 축구'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클린스만 감독이 감독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노렸던 대표팀은 쓸쓸히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렇다보니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대회 직후부터 이어졌다. 아시안컵 결과로 말하겠다던 클린스만 감독이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으니 이는 당연한 요구였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KFA는 지난 13일 대한축구협회 소회의실에서 아시안컵 관련 경기인 출신 임원회의를 진행했다. 김정배 상근부회장, 장외룡, 이석재, 최영일 부회장,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이정민 심판위원장, 이임생 기술위원장, 황보관 기술본부장, 전한진 경영본부장이 참석했다. 비공개로 진행됨에 따라 회의에 대한 별도 브리핑은 없었다.
KFA 홍보팀 관계자는 "오늘 회의는 지난 카타르 아시안컵에 대한 리뷰를 시작으로 대회의 전반적인 사안에 대한 자유토론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후 이번 주 내로 열릴 전력강화위원회가 있을 것이고, 최종적인 결정사항은 조속히 발표하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은 위원회 이후 브리핑을 열어 "여러 가지 이유로 클린스만 감독이 더는 리더십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위원회의 판단이 있었고, 교체가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이 모였다"고 발표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4년도 제1차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이날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는 위르겐 클린스만 국가대표팀 감독의 경질을 협회에 건의했다. 2024.2.15 nowwego@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4년도 제1차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이날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는 위르겐 클린스만 국가대표팀 감독의 경질을 협회에 건의했다. 2024.2.15 nowwego@yna.co.kr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지난달 중순부터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우승에 도전했으나 이달 7일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에서 지며 탈락했다.
역대 최고 전력을 살리지 못했다는 경기력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클린스만 감독의 잦은 해외 체류를 비롯한 태도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며 아시안컵 이후 경질 여론이 거세졌다.
여기에 손흥민(토트넘)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중심으로 선수들 사이 내분이 있었던 점도 드러나면서 클린스만 감독의 팀 관리 능력에도 의문이 제기된 가운데 이날 전력강화위의 경질 건의로 이어졌다.
황보 본부장은 "위원회에서 아시안컵 준결승 때 (조별리그에 이어) 두 번째로 만난 팀을 상대로도 전술적인 준비가 부족했고, 재임 기간 선수 선발 관련해 감독이 직접 다양한 선수를 보고 발굴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선수단 관리 관련해선 팀 분위기나 내부 갈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지도자로서 규율과 기준을 제시하는 데서 부족했음이 드러났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국내 체류 기간이 적은 근무 태도와 관련해서도 '국민을 무시하는 것 같다', '여러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국민의 신뢰를 잃었고 회복하기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4년도 제1차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2024.2.15 nowwego@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황보관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장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4년도 제1차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회의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날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는 위르겐 클린스만 국가대표팀 감독의 경질을 협회에 건의했다. 2024.2.15 nowwego@yna.co.kr
이날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는 마이클 뮐러 위원장과 전력강화위원인 정재권 한양대 감독, 곽효범 인하대 교수, 김현태 대전하나시티즌 전력강화실장, 김영근 경남FC 스카우트, 송주희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감독이 참석했다.
위원 중 박태하 포항 스틸러스 감독과 조성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최윤겸 충북청주FC 감독은 화상으로 참여했다.
거주지인 미국에 체류 중인 클린스만 감독도 화상으로 참석했다.
황보 본부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단 내 불화가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면서 "전력강화위원들이 '전술 부재'를 중점적으로 얘기했으나 클린스만 감독은 그 부분은 인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력강화위원회는 대표팀 운영에 대한 조언·자문을 목적으로 설치된 기구로, 감독 거취 등을 직접 결정할 권한은 없다.
전력강화위 결과와 앞서 13일 열린 경기인 출신 임원 회의에서 나온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축구협회 집행부가 조만간 결정을 내리게 되는데, 사실상 정몽규 회장의 결단만 남게 됐다.\
KFA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는 1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과 등을 논의하고,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나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엑스포츠뉴스DB
KFA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는 1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과 등을 논의하고,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나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엑스포츠뉴스DB
KFA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는 15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과 등을 논의하고,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나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엑스포츠뉴스DB
클린스만 감독의 계약 기간은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였고, 계약에는 경질 시 잔여 연봉을 지급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언론을 통해 알려진 클린스만 감독의 연봉은 29억원 안팎으로, 축구협회는 약 7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다만 황보 위원장이 언제 정 회장이 결정을 할지 밝히지 않아 이번 결정을 보고하고 결단을 내리는 데 얼마나 걸릴 지는 알 수 없다. 다음 임원 회의에 정 회장이 두문불출을 깨고 참석해 이번 사안을 결정할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축구 대표팀은 3월 A매치 기간 태국과의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홈, 원정 경기를 연이어 앞두고 있다. 첫 경기가 3월 21일 홈 경기이며, 소집은 18일께로 예상돼 시간이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은 터라 이 기간엔 임시 사령탑이 대표팀을 이끌 공산이 커졌다.
(도하=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선수들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2024.2.4 superdoo82@yna.co.kr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