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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만 총액 789억' 악마의 에이전트가 움직인다…'1년 147억 예상' 류현진도 도장 찍나

기사입력 2024.01.26 06:45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지난 24일(한국시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는 크고 작은 계약이 차례로 공개됐다.

시작점이 된 건 좌완 선발 제임스 팩스턴의 LA 다저스행이었다. 전날 팩스턴과 다저스의 계약이 임박한 데 이어 이날 양 측의 계약 합의와 함께 세부 내용이 알려졌다. 연봉은 1년 1100만 달러(약 147억원)로, 2024시즌 개막전 로스터 진입에 대한 보너스와 퍼포먼스 인센티브가 각각 100만 달러다. 팩스턴이 모든 조건을 충족한다면 이번 계약을 통해 최대 1300만 달러(약 174억원)을 수령하게 된다.

두 번째 주자는 외야 및 1루 수비가 가능한 좌타자 조이 갈로였다. 워싱턴 내셔널스가 갈로와 1년 500만 달러(약 67억원)에 도장을 찍으면서 타선을 보강했다. 통산 삼진 개수(1190개)가 볼넷(465개)보다 훨씬 많을 정도로 선구안이 약점으로 꼽히는 갈로이지만, 빅리그 데뷔 이후 198개의 홈런을 때려냈던 '파워'가 지난해 팀 홈런 29위(151개)에 머무른 워싱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후 도장을 찍은 선수는 내야수 리스 호스킨스였다. 밀워키 브루어스와 호스킨스는 2년 3400만 달러(약 455억원) 계약에 합의했으며 1년 뒤 FA 자격 취득이 가능한 옵트 아웃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호스킨스는 지난해 시범경기 도중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시즌을 통째로 날렸고, 그동안 재활과 휴식을 병행하며 몸 관리에 집중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좌완투수 맷 무어는 1년 900만 달러(약 120억원)에 LA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었다. 선발과 불펜을 모두 경험한 무어는 최근 두 시즌 동안 텍사스 레인저스-에인절스-클리블랜드 가디언스-마이애미 말린스를 거치면서 불펜투수로 활약했다.

팩스턴, 갈로, 호스킨스, 무어까지 네 선수의 계약 총액은 5900만 달러(약 789억원).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공교롭게도 이들의 계약을 도운 에이전트는 동일 인물이었다. 스캇 보라스가 그 주인공. 미국 매체 'USA투데이스포츠' 밥 나이팅게일은 이날 보라스의 오랜 고객 중 한 명이었던 아드리안 벨트레의 명예의 전당 입성부터 무어의 계약을 나열하면서 '좋은 일로 가득한 하루'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보라스는 구단들 사이에서 '악마의 에이전트'로 불린다. 다르게 보자면 그동안 자신의 '고객'이 된 선수들에 대해 대형 계약을 따냈고, 선수 입장에서는 믿고 맡길 수 있는 에이전트다. 현역 빅리거는 물론이고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리는 선수들까지 보라스를 찾는 이유다.

보라스는 류현진의 빅리그 커리어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이기도 하다. 2013시즌을 앞두고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과 다저스의 6년 3600만 달러 계약도 보라스의 몫이었고, 류현진이 빅리그 진출 이후 첫 FA 자격을 취득했을 때도 보라스가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2019년 말 류현진은 4년 8000만 달러에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 큰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이제 FA 시장에 남은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보라스는 수많은 고객들의 계약에 노력을 기울였고, 또 다른 고객인 류현진을 위해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1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단장 회의에 모습을 드러냈던 보라스는 FA 자격을 취득한 류현진에 대한 질문을 받자 "빅리그 팀들의 관심이 매우 크다"며 류현진의 빅리그 잔류 가능성을 나타낸 바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24일 FA 선수들을 포지션별로 분류한 뒤 이들의 계약 규모를 예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매체는 '톱 티어 선발'로 분류되는 블레이크 스넬과 조던 몽고메리에 대해 각각 5년 1억 3500만 달러(약 1806억원), 5년 1억 500만 달러(약 1404억원)에 계약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클레이튼 커쇼의 경우 1년 1500만 달러(약 201억원)에 계약을 마칠 것으로 내다봤다.

류현진과 함께 중간 옵션으로 거론된 투수들의 상황은 어떨까. 디애슬레틱은 마이크 클레빈저와 마이클 로렌젠의 계약 규모를 각각 2년 2200만 달러(약 294억원), 1년 1100만 달러(약 147억원)로 내다봤다. 연평균으로 따지면 두 선수 모두 1100만 달러다.

류현진도 클레빈저, 로렌젠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없다. 디애슬레틱은 류현진이 1년 1100만 달러에 계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첫 FA에 비하면 규모가 작긴 해도 여전히 류현진의 가치가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게 매체의 분석이다.

매체는 "선발투수 17명 중에서 11명이 계약했고, 회복 중인 커쇼는 텍사스와 다저스를 제외한 팀과는 계약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으로 시장에 나온 투수는 상위권에 있는 스넬과 몽고메리, 선발진에 안정감을 줄 수 있는 클레빈저, 류현진, 로렌젠"이라고 설명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건 사실이다. 구단별 스프링캠프 일정 등을 감안하면 머지않아 남은 FA 선수들이 고민을 끝낼 것으로 전망된다. 류현진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 존 헤이먼은 19일 "블레이크 스넬, 조던 몽고메리 다음의 2등급 선발투수 시장이 향후 7~10일 내에 활발해질 것이다. 2등급 선발투수에는 류현진, 팩스턴, 로렌젠 등이 있다"며 이들에게 관심을 보일 만한 팀으로 보스턴 레드삭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워싱턴, 볼티모어 오리올스, 시애틀 매리너스, 피츠버그 파이리츠를 지목했다. 대부분 스토브리그에서 선발진 보강에 실패한 팀들이다.

특히 금액 면에서 부담을 느끼는 팀들은 여러 선택지를 놓고 고민에 빠진 상태다. 그 과정에서 류현진에게 손을 내미는 팀도 나타날 수 있다. 악마의 에이전트는 또 한 번 자신의 고객에게 선물을 안길 수 있을까.

사진=엑스포츠뉴스 DB, A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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