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하기 전임에도 벌써 관심이 뜨겁다. 중압감을 이겨내야 한다. KBO리그의 슈퍼스타였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라면 할 수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올해 샌프란시스코 대도시권(Bay Area)에서 주목해야 할 야구인 15명을 선정했다. 이정후 영입에 힘쓴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사장, 올 시즌부터 샌프란시스코를 이끌게 된 밥 멜빈 감독, 팀의 주요 선발투수 로건 웹 등을 조명했다. 더불어 14번째로 이정후를 언급했다.
매체는 "한국에서 '바람의 손자'로 알려진 샌프란시스코의 새로운 중견수가 어떤 결과를 낼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이정후가 뛰어난 운동 능력을 갖췄고, 활발한 수비수이며 전문적인 콘택트 기술을 지닌 전통적인 타자로서 흥미로울 것이란 걸 알고 있다"고 전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도 지난 12일 야구 통계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을 바탕으로 포지션별 보강에 성공한 팀들을 살피며 외야수 부문에 샌프란시스코를 거론했다. 지난해 외야수 부문 28위였던 샌프란시스코가 올해 순위를 11위까지 끌어올릴 것이라 내다봤다. 그 이유가 바로 이정후였다.
매체는 "샌프란시스코는 오프시즌 기대했던 것만큼 결과를 거두진 못했지만, '바람의 손자'라 불리는 한국의 중견수 이정후를 영입했다. 타석에서 인상적인 콘택트 능력으로 잘 알려진 그는 올 시즌 출루율 0.354, wRC+(조정 득점 생산력) 116, 비슷한 비율의 삼진 및 볼넷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이정후의 중견수 예상 WAR은 3.2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가 우익수 마이크 야스트렘스키, 21세 루키 루이스 마토스 등 10명의 선수를 기용하며 만든 0.4보다 수치가 크게 오를 것"이라고 점쳤다.
점점 커지는 기대와 관심이 부담스러울 법하다. 하지만 이정후라 큰 걱정은 없다. 이정후는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와 계약 후 귀국 기자회견에서 "부담보다 기대가 더 크다"고 전했다.
일례로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뛰게 된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와의 한일 맞대결에 관해서도 "오타니 선수와의 비교는 말이 안 된다. 오타니 선수는 세계적으로 야구를 가장 잘하는 선수고, 난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 비교할 수 없다"며 "(오타니는) 내가 견줄만한 선수가 아니라 부담감 같은 것은 없다"고 덤덤히 말했다.
이정후는 유년 시절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달고 살았다. 한국 야구의 레전드 중 한 명인 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의 아들이기 때문. '바람의 아들'에게서 야구 DNA를 물려받았기에 못지않은 실력을 발휘할 것이란 주위의 기대감이 컸다. 이정후는 수많은 시선 속에서도 항상 보란 듯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선보였다. 영웅 군단의 핵심 축으로 꾸준히 선수단을 이끌어왔다.
2017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의 1차 지명을 받고 데뷔한 이정후는 그해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2022년에는 타율(0.349), 안타(193개), 타점(113개), 장타율(0.575), 출루율(0.421) 등 타격 부문 5관왕에 오르며 영예의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연속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수상했다.
지난해까지 7시즌 간 통산 88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0,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장타율 0.491, 출루율 0.407 등을 자랑했다. 역대 KBO리그 전체 타자(3000타석 이상 기준)를 통틀어 타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이정후는 지난 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달 15일 샌프란시스코와 계약 기간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473억원)의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빅리그에 진출한 한국인 선수 중 역대 최고 대우였다. 아시아 야수로 범위를 넓혀도 역시 최고 기록이었다. 2027시즌 종료 후 옵트 아웃(구단과 선수 합의로 계약 파기) 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했다.
KBO리그에서 그랬듯 메이저리그에서도 이정후는 왕관의 무게를 견뎌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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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