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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합쳐 '651홈런' KBO 레전드들, LG의 미래 성장 숙제 안고 겨울난다

기사입력 2024.01.13 17:30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2년 연속 통합우승에 도전하는 LG 트윈스의 2024년 안방 운영 밑그림이 그려졌다. 핵심은 팀의 미래인 2년차 김범석이 공수에서 얼마나 성장시킬 수 있느냐다. 

LG는 2023 시즌 페넌트레이스 1위에 이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며 우승의 한을 풀었다. 이제 더는 1994년을 언급하며 머나먼 과거를 회상할 필요가 없다. 29년 만에 'V3'를 달성하면서 구단과 팬들 모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LG가 2023년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었던 데는 FA(자유계약)로 영입한 포수 박동원의 공헌도가 결정적이었다. 박동원은 130경기 타율 0.249(409타수 102안타) 20홈런 75타점 OPS 0.777로 맹타를 휘둘렀다. 투수진을 아우르는 리더십과 투수 리드도 호평받았다.  

박동원은 KT 위즈와 맞붙은 한국시리즈에서도 펄펄 날았다. 2차전 결승 역전 2점 홈런, 3차전 2점 홈런 등 한국시리즈 기간 타율 0.313(20타수 5안타) 2홈런 4타점 OPS 1.009로 활약하면서 LG 우승에 공헌했다.

2024년에도 LG 주전 포수는 변함없이 박동원이다. 다만 염경엽 LG 감독은 올해 포수진 운영을 지난해와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갈 계획을 세워놨다. 1984년생 베테랑 허도환과 2004년생 김범석을 게임 상황에 따라 다르게 기용한다는 방침이다.   



일단 박동원은 페넌트레이스 주 6경기 중 1경기는 선발 라인업에서 빠져 벤치에서 게임을 시작한다. 컨디션 관리는 물론 체력 안배 차원에서라도 박동원에게 적절한 휴식을 주겠다는 입장이다.

허도환과 김범석이 박동원을 대신해 마스크를 쓰는 상황은 차이가 있다. 허도환이 승부가 기운 경기 후반에 투입된다면 김범석은 선발 출전 비중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염경엽 감독은 "박동원에게 올 시즌 휴식을 주는 부분에 있어서 경기 중 7회부터 9회까지는 허도환을 많이 기용하려고 한다"며 "박동원이 선발 라인업에서 빠져서 처음부터 쉬게 된다면 김범석에게 기회를 주고 포수로서 경험을 쌓을 시간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허도환의 포수 수비 능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코칭스태프가 가장 능력을 신뢰하는 백업포수다. 포구, 블로킹 등 수비력이 뛰어난 데다 투수들을 순간적으로 다독이는 입담도 뛰어나다.  

이제 프로 2년차인 김범석은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하지만 포수로서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실전이다. 염경엽 감독은 김범석이 자신의 잠재력을 터뜨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겠다는 계획이다.

김범석은 2023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입단한 특급 유망주다. 경남고 시절부터 고교야구 거포 유망주로 이름을 떨쳤던 가운데 LG는 팀의 미래를 책임져 줄 재목으로 확신하고 김범석을 지명했다. 계약금도 2억 5000만 원이나 안겼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선수에게 무턱대고 기회를 줄 수는 없다. 염경엽 감독은 이 때문에 박경완 LG 1군 배터리코치에게 이달 말부터 미국 애리조나에서 실시하는 스프링캠프 기간 김범석 집중 조련을 주문해 놨다.



박경완 코치는 긴 설명이 필요 없는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포수 중 한 명이다. 1군 통산 2044경기, 타율 0.249, 1480안타, 314홈런, 995타점 등 역대급 기록을 남겼다.

2000년 40홈런, 2004년 34홈런으로 두 차례나 홈런왕에 오른 장타력은 물론 투수리드, 포구, 블로킹, 도루저지, 게임 운영까지 완벽한 공수 만능 포수로 이름을 떨쳤다. 박경완 코치의 현역 시절 등번호 26번은 SSG 랜더스의 영구결번으로 지정돼 있다.  

박경완 코치는 은퇴 후 2014년 SK 와이번스(현 SSG) 2군 감독을 시작으로 1군 배터리코치로 오랜 기간 선수들을 지도해왔다. 강도 높은 훈련으로 어린 선수들의 기량을 발전시키는 부분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염경엽 감독은 "박경완 코치가 이번 스프링캠프 기간 김범석을 올 시즌 때 쓸 수 있는 카드로 만들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수비에서 (상대팀과) 싸울 준비를 해내야 한다"며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시범경기에서 김범석이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허도환보다 백업 위치에서 많이 뛸 수 있을지가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또 "김범석이 몸 상태는 많이 좋아졌다. 주 1회는 선발 포수로 게임을 뛸 수 있는 건 충분하다"며 "난 김범석에게 잘하라고 기회를 주는 게 아니다. 향후 2~3년 후 잘할 수 있게끔 투자하는 거라고 보면 된다"며 "하지만 투수들과 팀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기회를 줄 수는 없다. 이 부분은 김범석이 해내야 한다"고 확실하게 메시지를 전했다.

김범석은 2023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58경기 타율 0.286(196타수 56안타) 6홈런 31타점으로 타격에서 만큼은 가능성을 보여줬다. 출루율도 0.350으로 고졸루키라는 점을 감안하면 준수했다.

1군에서는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10경기, 29타석으로 기회가 많지 않았던 점도 있지만 27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 타율 0.111로 인상적이지 못했다. 

염경엽 감독이 김범석의 포수 수비를 박경완 배터리 코치에게 맡겼다면 타격은 이호준 퀄리티 컨트롤(QC) 코치에게 특훈을 부탁했다. 이호준 코치는 2022 시즌 LG의 1군 타격코치로 영입돼 최근 2년간 트윈스의 방망이를 책임졌다.



이호준 코치는 2023 시즌 LG의 우승 직후 차명석 단장과 염경엽 감독에게 보직 변경을 요청했다. 지도자 커리어 내내 타격 외 파트를 맡아본 적이 없어 스스로의 시야가 좁아지고 있다는 진단을 내렸고 다른 위치에서 팀에 기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염경엽 감독은 이호준 코치의 보직 변경을 허가했다. 이호준 QC코치로 올해 1군에서 함께 선수단을 이끌 예정이지만 스프링 캠프 기간에는 김범석의 타격 향상을 이끌어야 한다는 숙제를 부여받았다.

이호준 코치는 "(김정준) 수석코치님께서 미션을 주셨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는 김범석의 타격을 맨투맨으로 지도하게 됐다"며 "아마도 염경엽 감독님과 얘기를 하신 것 같다. 타격은 물론 멘탈까지 봐달라고 하셨는데 캠프 기간 김범석과 같이 먹고 잘까 생각 중이다"라고 웃었다.

이호준 코치는 2019년 NC 다이노스 1군 타격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20년 NC의 창단 첫 통합우승에 힘을 보탠 뒤 2022년부터 LG 유니폼을 입고 있다.

이호준 코치도 현역 시절에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우타 슬러거였다. 통산 2053경기, 타율 0.282, 1880안타, 337홈런, 1265타점의 빛나는 발자취를 남겼다. 은퇴 후에도 KBO 통산 홈런 9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범석은 KBO리그의 전설들에게 스프링캠프 기간 개인 교습을 받을 수 있는 영광을 안게 됐다. 구단에서 육성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가운데 선수 스스로 유망주 껍질을 깨트릴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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