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02:34
스포츠

올스타 홈런 레이스의 빛과 그림자

기사입력 2011.07.23 08:48 / 기사수정 2011.07.23 10:59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열린다.

2011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23일 오후 3시부터 잠실 구장에서 식전행사에 들어간다. 올스타전은 뭐니뭐니해도 팬들을 위한 축제다. 승패보다는 볼거리 양산이 중요하다. 팬들에게 가장 큰 볼거리는 무엇일까. 역시 야구의 꽃인 홈런이다. 올 시즌에도 'G마켓 홈런레이스'라는 공식적인 홈런 더비 행사가 치러진다.

▲ 흥미진진 레이스

올스타 홈런 레이스는 당연히 홈런 생산에 일가견이 있는 선수가 참가한다. 올해 홈런 레이스는 이스턴리그서 이대호를 비롯해 최형우(삼성) 강민호(롯데) 박정권(SK), 웨스턴리그서는 이병규, 조인성(LG) 최진행(한화) 강정호(넥센)이 참가한다. 그러나 홈런을 잘 친다고 꼭 우승을 차지하는 건 아니다. 실제로 아직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 1위를 차지한 선수는 단 한 차례만 그 해 홈런왕에 올랐다. 주인공은 1994년 당시 쌍방울의 김기태. 작년만 해도 44개로 홈런왕을 따낸 이대호(롯데)는 정작 홈런 레이스서는 단 1개의 타구만 담장을 넘기고 말았다. 반면 김현수(두산)은 무려 10개의 홈런을 쳐내며 역대 최다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 정도로 누가 우승을 차지할지 알 수 없는 게 홈런 레이스다.

왜 그럴까. 홈런 레이스는 배팅 볼 투수가 던져주는 볼을 타격해 홈런이 아닌 타구를 생산할 경우 무조건 아웃으로 계산한다. 일정 수치의 아웃카운트에 도달하기 전까지 더 많은 홈런을 친 선수가 승자가 된다. 올해는 예선서 7아웃제로 상위 1,2위를 가린 다음 본 경기 5회 종료 후 10아웃제로 결승전이 치러진다. 언뜻 보면 현재 20개와 19개로 올 시즌 홈런 부문 1,2위를 달리는 이대호와 최형우가 유리해 보인다. 그러나 절반만 맞는 얘기다. 누가 우승자가 될지 모른다는 사실은 팬들의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이다



▲ 정규 시즌 망칠 수도

보통 홈런 레이스에 나서는 배팅볼 투수는 레이스 참가자가 점 찍어온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공을 요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홈런이 아닌 안타를 치더라도 아웃으로 계산되기 때문에 부담감도 만만치 않다. 정규 경기서는 꼭 홈런을 치겠다고 타석에 들어서는 건 아니지만, 홈런 레이스서는 많은 관중의 시선을 받는 가운데 대놓고 홈런 스윙을 해야 한다는 게 되려 본인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레이스 진행의 방식이 단순히 홈런 치는 능력보다는 경기 당일의 컨디션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운에 따라 좌우되는 경향도 강하다. 이를테면 최종 2명이 치르는 결승전의 경우 앞서 시작한 타자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을 때 십중팔구 나중에 시작한 타자는 부진할 가능성이 커진다. 상대가 타격하는 걸 봐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부담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정황상 올스타 홈런 레이스에 참가하면서 되려 타격 밸런스가 무너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억지로 홈런 스윙을 시도하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좋았던 타격 리듬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실제 전반기 많은 홈런을 친 선수가 홈런 레이스서 부진한 이후 후반기 죽을 쑤는 사례가 있었다. 2005년과 2007년 홈런 레이스 우승자 김태균은 그해 막판 지지부진한 홈런 페이스를 보였었다.

과연 오늘 홈런 레이스 우승자는 누구일까. 국내에서 가장 큰 잠실 구장서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더욱 부정적인 영향이 강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홈런을 치기 어려운 곳일수록 마음을 비워야 하는데, 불필요한 힘이 적게 드는 작은 구장을 사용할 때보다 더욱 많이 들어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날 홈런 레이스 참가자의 희비는 어떻게 갈릴 것인가. 그리고 그들의 후반기 타격 페이스는 어떠할까. 과연 1994년 김기태 이후 17년만에 홈런 레이스 우승자가 시즌 홈런왕에도 오르는 사례를 만들 수 있을까.

[사진=이대호 최형우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