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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대 강타' 황희찬, 리그 3호 도움…울브스, 에버턴에 3-0 완승+3연승 [PL 리뷰]

기사입력 2023.12.31 08:45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황희찬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합류 전 마지막 홈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추가하며 팀의 연승 행진에 힘을 보탰다. 

울버햄프턴 원더러스가 31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울버햄프턴에 있는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홈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황희찬이 1도움을 기록한 가운데 울버햄프턴은 리그 3연승을 질주하며 11위(8승 4무 8패·승점 28·골득실 -1)를 유지했다. 이 경기 30분 전 끝난 루턴타운 원정에서 3-2 신승을 거둔 10위(승점 28·골득실 +3) 첼시와 나란히 상승세를 타며 상위권 추격을 이어갔다. 

황희찬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차출을 앞둔 마지막 경기에서 마테우스 쿠냐가 터뜨린 팀의 두 번째 골을 도우며 리그 3호 도움을 달성했다. 그는 공격 진영에서 물오른 공격력을 선보였다. 



울버햄프턴은 3-4-2-1 전형으로 나섰다. 조세 사 골키퍼를 비롯해 크레이그 도슨, 막시밀리언 킬먼, 토티 고메스가 백3를 구축했다. 윙백은 라얀 아이트 누리, 넬송 세메두,중원은 주앙 고메스, 토미 도일이 지켰다. 2선에 황희찬과 파블로 사라비아, 최전방에 마테우스 쿠냐가 출격했다. 

이에 맞서는 원정팀 에버턴은 5-4-1 전형으로 맞섰다. 조던 픽포드 골키퍼를 비롯해 마이클 킨, 제임스 타코우스키, 재러드 브랜스웨이트가 중앙 수비를, 네이선 패터슨과 비탈리 미콜렌코가 윙백을 맡았다. 중원에는 아마두 오나나와 제임스 가너, 측면 미드필더에 드와이트 맥닐, 잭 해리슨이 나섰고 최전방에 도미닉 칼버트-르윈이 나와 득점을 노렸다. 

전반 시작부터 황희찬을 시작으로 공격이 진행됐다. 후방에서 넘어온 롱패스를 뒷공간 침투로 확보했고 특유의 접는 동작으로 수비수 1명을 제친 뒤 크로스를 시도했다. 슈팅까지 이어지지 못했지만, 경기 시작부터 상대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울버햄프턴의 높은 전방압박에 에버턴은 고전했다. 전반 13분 중원에서 공을 다시 뻇은 울버햄프턴은 쿠냐가 중거리 슛으로 골문을 노렸지만, 옆으로 살짝 빗나가 아쉬움을 삼켰다. 에버턴도 전반 20분 맥닐이 오른쪽에서 날카로운 슈팅으로 골문을 노렸지만 높이 떴다. 



울버햄프턴이 좋은 흐름을 타며 선제 골을 터뜨렸다. 전반 24분 코너킥 이후 이어진 쿠냐의 크로스를 도슨이 수비 방해를 이겨내고 슈팅을 시도했다. 픽포드가 이를 막았고 골라인 앞에서 건져냈지만, 킬먼이 다시 밀어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추가시간 45분 오나나의 침투 패스를 도슨이 끊지 못하면서 칼버트-르윈이 일대일 기회를 잡았지만, 조세 사가 각을 좁히고 나오면서 슈팅을 허용하지 않았다. 전반은 이대로 종료됐다. 

후반도 울버햄프턴의 흐름으로 시작했다. 후반 8분 사라비아의 침투 해스를 받아 황희찬이 우측 하프스페이스 돌파에 성공했다. 황희찬은 낮은 크로스를 시도했고 반대편에서 달려 든 쿠냐가 이를 밀어 넣었다. 황희찬의 시즌 3호 도움이 이뤄지는 순간이었다.

울버햄프턴은 다시 기회를 노렸다. 후반 14분 에버턴 수비진 간 실수로 황희찬이 역습을 시작했다. 박스 안까지 전진한 그는 슈팅 페이크로 타코우스키를 제친 뒤 왼발로 슈팅을 시도했는데 이것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와 아쉬움을 삼켰다. 



하지만 울버햄프턴은 불운 딛고 세 골차로 다시 달아났다. 후반 16분 코너킥 이후 이어진 공격 상황에서 쿠냐가 올린 얼리 크로스를 도슨이 발을 갖다 댔다. 픽포드가 역동작에 걸리면서 그대로 들어가는 공을 바라봐야 했다. 

에버턴은 불운이 이어졌다. 후반 22분 맥닐이 칼버트-르윈이 버텨낸 뒤 흐른 공을 그대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다. 강력하게 맞은 공이 그대로 골문 쪽으로 향했지만, 크로스바를 강타하고 나오면서 추격골로 이어지지 못했다. 

황희찬은 후반 25분 쿠냐의 침투 패스를 받아 득점 찬스까지 맞았다. 하지만 슈팅이 픽포드에게 막혔다. 1분 뒤엔 사라비아의 패스를 받아 다시 픽포드와 마주했고 이번엔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득점이 취소됐다. 

후반 34분 쿠냐가 빠지고 페드루 네투가 오랜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네투는 후반 44분 자신의 속도로 수비 한 명을 제친 뒤 슈팅까지 연결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네투는 후반 추가시간 49분 전방압박에 성공한 황희찬의 도움 속에 복귀 골을 신고하는 듯 했지만, 황희찬의 위치가 오프사이드로 선언되면서 취소됐다. 

하지만 울버햄프턴은 기분 좋은 무실점 승리로 3연승을 질주했다.

경기 종료 후 울버햄프턴 이끄는 오닐 감독은 "정말 놀라운 한 주였다. 선수들이 몇 명 사라졌음에도 6일동안 승점 9점을 따냈다. 아마 올 시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경기였을 것이다"며 "팀의 단결력이 엄청나다. 우리는 항상 돌아오는 법을 알았고, 선수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공을 갖고 있지 않을 때도 모두 각자의 일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도일이 팀에 들어와서 훌륭했다. 네투의 복귀와 두 골이 오프사이드라서 아쉬웠다. 우리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복잡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상대를 위협했다. 20경기에서 28골은 나를 기쁘게 만든다"며 황희찬의 골이 오프사이드로 취소된 것은 언급했다.

오닐 감독은 "시즌을 시작할 때 강등당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들과 전문가들의 수가 상당했다. 나는 그들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고 우리는 선수단을 강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물론 나의 초점은 현재 선수들에게 있다"며 전력 강화가 더 이뤄질 것임을 알린 뒤 "내가 이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밀어 넣었고, 그들에게 지도를 해준 것 같다. 그들은 필요한 퀄리티를 보여줬다. 아직 반 시즌이 남았지만, 정말 좋은 날이고 좋은 한 주다"며 자화자찬했다.



황희찬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황희찬을 비롯해 이강인을 제외한 유럽파들은 오는 1월 3일 아랍에미레이트 아부다비로 이동해 2일 출국한 국내파 본진과 합류하며 완전체가 된다. 

황희찬은 놀라운 이번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전반기 만에 리그 10골 3도움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는 이날 경기 도움을 포함해 두 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고 손흥민 다음으로 아시아 선수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직전 라운드 브렌트퍼드 원정에서 전반에만 멀티 골을 넣으며 팀의 4-1 완승을 이끌었다. 황희찬은 전반 14분과 28분, 연속 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황희찬이 전반 추가시간에 쓰러지면서 울버햄프턴도 깊은 우려에 빠졌다.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 상대 선수와 충돌 후 허리 부근에 손을 대고 그라운드 위에 누워 통증을 호소했다. 쉽게 일어나지 못하면서 울버햄프턴 벤치는 초비상에 걸렸고, 황희찬은 두 소느로 얼굴을 감싸쥐었다.

울버햄프턴은 급하게 대체 선수를 준비시켰다. 황희찬은 걸어나오긴 했지만 더 이상 경기를 뛰지 못하고 장 리크네 벨레가르드와 교체돼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다행히 부상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게리 오닐 울버햄프턴 감독이 직접 황희찬의 몸 상태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영국 버밍엄월드에 따르면 오닐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등 부근에 경련을 느꼈다. 아마 아시안컵 출전은 괜찮을 것"이라며 "다음 에버턴과의 경기에서도 황희찬을 다시 투입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희찬도 경기 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의 방송 인터뷰에서 "부상이 심하지 않다. 괜찮다"라며 "그저 다시 득점하고 팀을 도울 수 있어 기쁘다"라고 밝혔다. 

황희찬의 이번 시즌 결정력은 이전 두 시즌과 비교해 상당히 달라졌다. 프리미어리그는 지난 29일 공식 SNS 계정을 통해 "황희찬은 울브스에서 엄청난 한 해를 즐기고 있다"라며 한 장의 사진을 게시했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도 황희찬의 놀라운 발전을 주목했다. 팬들 역시 올시즌 달라진 황희찬 모습에 감탄을 표했는데, 특히 황희찬의 슈팅 기록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2023/24시즌 동안 황희찬은 리그 19경기에서 슈팅을 총 32회 시도했다. 이 중 골대로 향한 유효슈팅은 11회인 것으로 조사됐다. 황희찬의 올시즌 득점이 10골이니, 유효슈팅 11개 중 10개가 골망을 흔들었다는 의미이다.



사진엔 황희찬의 프리미어리그 1, 2년 차 득점 기록과 3년 차인 2023/24시즌 득점 기록이 비교됐다. 지난 2021년 여름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입성한 황희찬은 데뷔 시즌에 30경기 5골 1도움을 올렸다. 2년 차인 2022/23시즌엔 27경기에 나와 3골 1도움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 2년 동안 리그에서 57경기에 나왔음에도 8골을 넣는데 그쳤던 황희찬은 3년 차에 접어들자 기량을 만개했다. 올시즌 황희찬은 전반기 동안 19경기에 출전해 무려 10골을 터트리며 지난 2년간의 득점 기록을 넘어섰다.

전반기 동안 기록한 유효슈팅 중 한 개를 제외하고 나머지 슈팅이 모두 골로 연결됐다는 사실에 영국 공영방송 'BBC'도 이를 주목했다.

BBC는 지난 28일 "황희찬은 올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0골 이상을 기록한 6명 중 한 명"이라며 "그는 올시즌 32개 슈팅을 시도, 10골을 터트렸다. 올시즌 프리미어리그 활약 선수들 중 슈팅 숫자가 30번째로 많다. 프리미어리그 10골 이상을 기록한 나머지 선수들 모두는 이번 시즌 슈팅 순위에서 9위 이내에 이름을 올렸다"라고 설명했다.



프리미어리그 통계에 따르면, 황희찬은 이번 시즌 슈팅 시도 횟수에서 공동 30위를 기록했다. 유효슈팅 횟수도 11개에 그쳐 공동 44위에 오르면서 다른 경쟁자와 달리 슈팅 횟수가 눈에 띄게 적은 편이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자 이번 시즌도 14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은 현재 유효슈팅 31회로 해당 순위에서 1위를 달렸다. 또 황희찬 외 올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선수 5명(엘링 홀란, 도미닉 솔란케, 모하메드 살라, 제로드 보언, 손흥민) 모두 유효슈팅 부문에서 상위 5위 안에 포함됐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이자 올시즌 11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유효슈팅을 24회 기록했다. 즉, 황희찬은 대표팀 선배 손흥민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되는 슈팅 횟수를 기록했음에도 손흥민과의 득점 차이를 1골 차로 좁히며 맹추격 중이다.

이 기록은 황희찬이 공격 기회가 경쟁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임에도 한 번 찾아온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는 뛰어난 공격수임을 보여준다. 



황희찬은 이번 시즌 맹활약을 바탕으로 최근 5년 연장계약까지 체결하며 연봉이 3배로 점프하고 약 80억원을 기록하는 경사까지 맞았다.

울버햄프턴은 22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울브스 득점왕 황희찬은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된 2028년까지 유효한 새로운 장기 계약을 체결하면서 클럽에 자신의 미래를 약속했다"라고 보도했다.

지난 2021년 여름 독일 분데스리가 라이프치히에서 울버햄프턴 이적한 뒤 3번째 시즌을 맞이한 황희찬은 그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 없이 이번 시즌엔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커리어 하이를 달리고 있었는데 큰 보상을 받은 셈이었다.

황희찬이 울버햄프턴 구단 역사상 가장 긴 홈구장 6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선수로 기록됐다는 점이다. 또 9월과 10월에 걸쳐 6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로 팀에 중요한 순간 승점을 안겨줬다. 그는 10월 울버햄프턴 이달의 선수상을 받으며 홈팬들 지지를 받고 있다. 

황희찬의 활약상은 울버햄프턴이 그에게 새로운 계약서를 내밀기에 충분했다. 2026년 6월까지 유효했던 황희찬과의 계약 기간을 2028년까지 연장하면서 울버햄프턴은 황희찬과 동행을 더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울버햄프턴도 "대한민국 국가대표인 황희찬은 2021년 처음 울브스로 임대 이적한 후 현재 게리 오닐의 팀에서 크리스마스 전에 (당시)9골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의 시즌을 즐기고 있다"라며 재계약을 추진한 배경을 설명했다.



황희찬과 재계약을 체결한 후 맷 홉스 울버햄프턴 단장은 "황희찬이 도착한 후 항상 고통스러운 항해는 아니었지만 그는 언제나 클럽을 위해 모든 걸 바쳤다"라며 "이제 팬들은 그가 경기장에서 하는 일과 득점을 터트리는 것, 게리 오닐 감독의 팀에서 중요한 부분을 맡고 있다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 그가 경기장 안팎에서 하는 일은 감사 받을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러한 결정은 항상 경기력이 지배하지만 황희찬은 클럽에 합류한 후 이 지역을 사랑하고, 팬들한테 갖고 있는 사랑을 볼 수 있다"라며 "이는 정말 잘 어울리고, 그와 더 긴 계약을 맺으면서 황희찬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선수가 된다"라고 덧붙였다.

또 "이는 훌륭한 선수들이 콤튼 파크(울버햄프턴 훈련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우리가 무엇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는지 보여준다"라며 "우린 클럽을 재설정해 다시 전진하고 있으며, 선수들은 프로젝트의 일부가 되기를 원한다. 중요한 선수들이 미디어에서 감독과 코칭스태프를 칭찬하는 건 쉬운 일이지만, 이는 진정한 헌신과 믿음을 보여준다"라며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우리가 황희찬한테 보여주는 것이고, 황희찬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가 계약에 서명을 하는 것을 통해 황희찬이 다른 곳에 눈을 돌리지 않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황희찬에 대해 그는 "황희찬의 다재다능함은 최전방을 가로질러 경기를 하는 오닐 감독에게 정말로 도움이 됐다"라며 "그도 페드루 네투처럼 오닐 감독이 그에게 보여준 믿음에 도움을 받았다. 두 사람 모두 이곳에 온 후 최고의 축구를 할 수 있었다"라고 칭찬했다.

홉스 단장은 "황희찬은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황소처럼 강하다"라며 "그가 경기장 안팎에서 행동하는 모습과 축구에 대한 태도를 보면 매우 강한 사람이지만 선수들에게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은 한국 음식을 먹어 봤는데 이는 황희찬에 대한 애정을 알 수 있다"라며 "그들은 황희찬이 자신들을 위해 모든 걸 바칠 거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난 선수들이 그가 오랫동안 여기에 있을 거라는 소식에 정말 기뻐할 거라고 확신한다"라며 재계약 체결에 미소를 지었다.

황희찬은 "정말 신난다. 너무 신난다. 난 계속 최선을 다할 것이며, 내 팀을 위해, 내 팬을 위해, 내 가족을 위해 뛸 것"이라며 "우리가 이 시간을 즐길 수 있기를 바라며, 난 매일 최선을 다할 것이고 우린 계속 나아갈 거다"라고 다짐했다.

황희찬은 이번 재계약으로 팀 내 최고 연봉자 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축구 소식에 정통한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지난 13일 "울브스와 황희찬은 새로운 거래에 합의했다"라며 "새로운 계약으로 황희찬은 클럽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들과 같은 수준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축구 선수들의 급여를 추산하는 '스포트랙'에 따르면, 현재 울버햄프턴 최고 연봉자는 468만 파운드(약 77억원)를 수령 중인 파블로 사라비아이다. 현재 주당 3만 파운드(약 5000만원)를 받고 있는 황희찬은 연봉으로 156만 파운드(약 26억원)를 수령 중이다.

황희찬이 사라비아와 같은 수준의 연봉을 받게 된다면 앞으로 현재 급여의 3배 가까운 금액을 수령하게 된다.



울버햄프턴을 이끄는 개리 오닐 감독도 황희찬의 재계약 절차가 거의 끝나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지난 17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원정을 앞두고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서 직접 황희찬과의 재계약 소식을 언급하며 협상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영국 BBC에 따르면 오닐 감독은 "이번 시즌 차니(Channy·황희찬 애칭)가 보여준 활약은 팀이 발전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앞으로도 활약이 이어지길 바란다"라면서 "그와 재계약을 체결하게 돼 기쁘다. 내가 이곳에 온 후로 그는 열심히 노력했고, 나와 코칭 스태프, 팀 동료들에게 모든 것을 줬다"라고 재계약 소식을 전했다.

또한 "만약 지금과 같은 경기력이 이어지고,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관리한다면 시즌 15골~20골을 기록하지 못 할 이유가 없다"라면서 남은 시즌 황희찬의 활약을 크게 기대했다.

앞서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의 패널 3명 중 한 명이 황희찬을 이번 시즌 지금까지의 프리미어리그 베스트11 중 한 명으로 콕 집어넣은 일도 일어났다.

매체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전반기 베스트11을 선정하면서 패널들의 각기 다른 베스트11로 뽑았는데 이 중 패널 댄 바델이 황희찬을 4-3-3 포메이션의 왼쪽 날개로 뽑았다. 바델은 글로벌 스포츠 미디어 '디 애슬레틱', 영국 프리미어리그 중계채널 '스카이스포츠 뉴스'에도 기사를 내고 있는 저명 언론인이다.

바델은 황희찬을 모하메드 살라, 올리 왓킨스와 함께 최전방 스리톱에 넣어도 손색 없는 공격수 중 한 명으로 선정했다. 여기에 미드필더로는 더글라스 루이스(애스턴 빌라), 트렌트 알렉산더-아널드(리버풀), 로드리(맨시티)가 뽑혔으며 올렉산드르 진첸코(아스널), 버질 판 데이크(리버풀), 윌리엄 살리바(리버풀), 페드로 포로(토트넘)가 백4로 낙점됐다.



골키퍼는 손흥민 동료인 토트넘 문지기 굴리에모 비카리오가 이름을 올렸다.

'후스코어드닷컴'의 다른 두 패널은 왼쪽 날개로 같은 한국인 공격수 손흥민을 뽑았으나 버렐 만큼은 손흥민이 아닌 황희찬 이름을 적어 넣었다.

패널리스트 3명의 평가를 종합한 베스트11에선 손흥민과 엘링 홀란(맨시티), 살라가 선정됐다.

황희찬은 통계매체 외에도 이번 시즌 월드클래스 감독들, 레전드 공격수 그리고 동료들 극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두 명장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과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도 황희찬의 실력을 주목했다. 클롭 감독은 지난 9월 울버햄프턴 원정을 앞두고 "울버햄프턴 선수단을 보면 좋은 선수들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황희찬, 샤샤 칼리아지치 같은 위협적인 선수들은 선발로 뛰진 않아도 존재감이 크다"고 황희찬의 존재감을 언급했다.

과르디올라는 황희찬을 '더 코리안 가이'라고 말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울버햄프턴에서 주의해야 할 선수를 지목하는 과정에서 황희찬의 이름을 깜빡하고 '더 코리안 가이'라고 말한 것이다.

과르디올라의 실수에 황희찬은 코리안 가이라는 별명을 얻게 됐고, 본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해 맨시티를 무너뜨리면서 과르디올라에게 황희찬이라는 이름 석자를 제대로 새겨넣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득점왕으로 잉글랜드의 대표적인 축구 셀러브리티인 개리 리네커가 황희찬을 극찬했다.

앨런 시어러는 최근 자신의 팟캐스트를 통해 "개리 오닐 울버햄프턴 감독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며 "증명할 것이 많았는데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리네커 또한 울브스가 외려 더 높은 순위에 오르는 것이 맞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울브스가 VAR(비디오 판독)로 5점 가까이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울브스는 지난 리그 10라운드에서는 주심의 황당한 판정으로 페널티킥을 내주기도 했다. 전반 추가시간 황희찬이 박스 내에서 뉴캐슬의 파비안 셰어에게 태클을 거는 듯해 페널티킥이 선언됐지만 황희찬 발은 셰어에게 전혀 닿지 않았다.

그러더니 황희찬에 대한 얘기가 나왔고 리네커가 크게 칭찬했다. 울브스 업그레이드 중심에 그가 있다는 뜻이었다.



리네커는 "(윙어)페드로 네투가 부상을 입었지만 황희찬이 정말 잘한다"며 "골도 몇 번 넣고 도움도 기록하고 있다. 공격 여러 방면에서 잘 한다"고 크게 칭찬했다.

잉글랜드 마지막 발롱도르 수상자이자 과거 잉글랜드 국가대표 및 리버풀에서 활약했던 마이클 오언은 황희찬이 번리전에서 득점을 올리자 "만약 (황희찬이) 일찍 슈팅을 했다면 막혔을 거다. 골문을 열어젖힐 수 있었던 건 아주 잠깐의 기다림 덕분이었다"라면서 "난 골대 앞에서 황희찬이 보여준 모습을 사랑한다. 황희찬은 항상 올바른 위치에 있으며 슈팅이 거의 빗나가지 않는다"라고 극찬했다.

오닐 감독 또한 지난달 21일 자신이 지난시즌까지 지휘하던 본머스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황희찬의 골전환율 얘기가 나오자 반기면서 "울버햄프턴 다른 선수들이 황희찬을 배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 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공격에 가담해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페드로 네투가 측면에서 벌려주고 쿠냐가 수비진을 교란하는 사이 차니가 골을 성공시킨다"고 밝혔다.

울버햄프턴 캡틴 막시밀리안 킬먼은 킬먼은 "황희찬은 정말 대단했다. 그는 득점하지 못할 때도 항상 팀에 기여하고 도움을 주고 있으며, 이번 시즌 정말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칭찬했다.

이어 "황희찬과 황희찬한테 패스를 하려고 노력하는 쿠냐, 네투, 사라비아한테 공을 돌린다"라며 "그들은 정말 차니를 도우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이번 시즌 차니는 경이롭다"라고 덧붙였다.



킬먼은 "게리 오닐 감독은 차니한테 좀 더 자신감을 줬다. 내 생각엔 차니는 지난 시즌 전력에서 자주 들락날락했지만 이번 시즌 그는 많은 경기를 뛰었고, 팀에 돌아왔을 때 기회를 잡았다"라며 "그는 최전방에서 훨씬 더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하고 있으며, 스스로 기회를 만들었고, 올시즌 그의 마무리는 정말 좋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황희찬 역시 이번 시즌 들어 울버햄프턴에 대한 애정을 더욱 아끼지 않고 있는데 5년 재계약으로 자신의 바람을 이뤘다. 황희찬은 울버햄프턴과 긍정적으로 재계약 협상을 이어갔다. 이번 재계약 공식 발표로 2028년까지 활약할 예정이다. 오닐 감독의 지도 아래 울버햄프턴 혁명의 중심이 될 수 있을지 황희찬이 보여줄 활약에 많은 관심이 집중된다.

황희찬이 그렇게 골폭풍을 기록하는 사이 울버햄프턴도 그의 활약을 주시하며 이번 장기 재계약이 이뤄졌다. 통계매체에서도 그를 베스트11에 뽑았다.

◆ 황희찬 2023/24시즌 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출전 일지(현지시간)

2023년 8월14일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울버햄프턴 0-1 맨유 : 후반 교체투입 27분 출전

2023년 8월19일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울버햄프턴 1-4 브라이턴 : 후반 교체투입 35분 출전 1골

2023년 8월26일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울버햄프턴 1-0 에버턴 : 선발 투입 45분 출전

2023년 9월3일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 3-2 울버햄프턴 : 후반 30분 출전 1골

2023년 9월16일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울버햄프턴 1-3 리버풀 : 선발 투입 60분 출전 1골

2023년 9월23일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루턴 타운 1-1 울버햄프턴 : 선발 투입 45분 출전 

2023년 9월26일 EFL컵 3라운드 입스위치 타운 3-2 울버햄프턴 : 선발 투입 69분 출전 1골

2023년 9월30일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울버햄프턴 2-1 맨체스터 시티 : 선발 투입 86분 출전 1골

2023년 10월8일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울버햄프턴 1-1 애스턴 빌라 : 선발 투입 86분 출전 1골

2023년 10월21일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본머스 1-2 울버햄프턴 : 90분 풀타임 1도움

2023년 10월28일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울버햄프턴 2-2 뉴캐슬 유나이티드 : 90분 풀타임 1골

2023년 11월4일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셰필드 유나이티드 2-1 울버햄프턴 : 90분 풀타임 1도움



2023년 11월11일 프리미어리그 12라운드 울버햄프턴 2-1 토트넘 홋스퍼 : 90분 풀타임

2023년 11월27일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풀럼 3-2 울버햄프턴 : 90분 풀타임 1골

2023년 12월2일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 풀럼 1-2 아스널 : 90분 풀타임

2023년 12월5일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울버햄프턴 1-0 번리 : 90분 풀타임 1골

2023년 12월9일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울버햄프턴 1-1 노팅엄 포레스트 : 90분 풀타임

2023년 12월16일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웨스트햄 3-0 울버햄프턴 : 90분 풀타임

2023년 12월24일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울버햄프턴 2-1 첼시 : 90분 풀타임

2023년 12월27일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브렌트퍼드 1-4 울버햄프턴 : 선발투입 45분 출전 2골

2023년 12월 31일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울버햄프턴 3-0 에버턴 : 풀타임 1도움

사진=PA Wire,Reuters/연합뉴스, 울버햄프턴, 프리미어리그, BBC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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