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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주는 '롱 마무리?' 전천후 소방수 되나

기사입력 2011.07.21 08:06 / 기사수정 2011.07.21 08:06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3이닝, 그리고 2⅔이닝.

마무리로 돌아선 KIA 한기주가 지난 17일 대구 삼성전에 이어 20일 대전 한화전서도 또 다시 세이브를 따내며 KIA 뒷문 불안 구세주라는 사실을 톡톡히 각인시켜줬다. 그런데 2경기서 연이어 3이닝과 2⅔이닝을 소화했다는 사실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한기주는 왜 2경기 합계 5⅔ 이닝을 던져야 했을까. 그리고 KIA는 앞으로 한기주를 어떻게 활용될까.

▲ 선발 수업과 KIA 불펜진의 현실

한기주는 2006년 KIA 입단 후 선발 투수로 뛰었으나 썩 제 몫을 해내지 못해 마무리 투수로 전환했다. 150km을 손쉽게 넘기는 직구의 위력은 짧은 이닝을 소화할 때 더욱 빛이 났다. 동성고 시절부터 에이스로 뛰며 숱한 위기를 이겨왔던 터라 위기 상황에서도 베짱이 돋보인 그를 당시 서정환 감독은 마무리 감으로 점 찍었다. 이후 2009년 시즌 아웃 되기 전까지 대부분 붙박이 마무리로 뛰어왔다.

하지만, 한기주는 계속 마무리를 원했고 토미존 서저리 후 조범현 감독도 2군과 재활군에 선발 복귀시킨다는 가정하에 재활을 밟게 했다. 그렇게 한기주는 올해 들어 2군에서 꾸준히 투구수를 늘려가며 선발 수업을 받아왔다.

그런데 19일 대전 한화전을 보듯 KIA 불펜은 여전히 불안한 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유동훈도 2009년의 위력을 확실히 찾지 못하고 있고 곽정철은 부상 중이다. 사이드암 손영민과 왼팔 심동섭이 있지만 심동섭의 경우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는 단점도 분명히 있다. 여기에 승리조와 패전조의 구위 차가 있는 등 마무리뿐 아니라 중간진마저 미덥지 못해 전반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상황이다.

결국, 조범현 감독은 한기주와의 면담 끝에 마무리 전환을 결정했고, 실제 선발 수업을 받은 덕분에 3이닝과 2⅔이닝 동안 거뜬하게 구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17일 대구 삼성전서는 선발 로페즈가 갑작스럽게 강판하며 급하게 불펜 대기 투수를 끌어쓰는 바람에 한기주가 3이닝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20일 대전 한화전서는 5-2로 앞선 7회말 1사 2,3루 상황서 등판했다. 누가 봐도 완벽한 셋업맨의 등판 시기. 하지만, 조 감독은 과감히 한기주 카드를 꺼내들었고, 한편으로 기존 중간진에 대한 신뢰도가 썩 높아 보이지는 않는 것으로 보였다. 어쨌든 결과는 대성공.



▲ 문제는 없나

상황이 이렇다면 한기주의 '롱 마무리'는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투수 관리를 세심하게 하는 것으로 유명한 조 감독이 상황에 따라서 한기주에게 2~3이닝 마무리를 지시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하지만, 불가피하게 긴 이닝을 연투로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 속출한다면 제아무리 선발 수업을 받아온 한기주라고 할지라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다행스럽게도 KIA는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 팀. 시즌 막판 듬성듬성한 추가 일정을 받아들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연투 상황이 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선발 수업을 받았지만, 장기간 긴 이닝 마무리를 해도 될 정도의 체력을 다졌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일단 한기주는 길게 던지며 마무리를 하는 것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부상 회복 중인 곽정철과 2군 재조정 중인 김진우가 1군에 합류해 불펜 밑그림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한기주에게 절대 의존해야 하는 근본적인 현실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과거 한기주의 전력 이탈 직전 KIA 불펜의 상황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한기주가 심리적, 체력적인 부담감을 가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KIA 불펜에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한기주의 구위 자체가 과거에 거의 근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롱 마무리'를 맡겨야 하는 상황 자체가 KIA의 불편한 현실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투타가 막강한 KIA의 유일한 고민이지만, 불펜의 특성상 뒷문 단속이라는 게 결과에 따른 파급력이 큰 부분이라 한기주 '롱 마무리' 전략은 시즌 막판까지 KIA의 최대 화두가 될 듯하다.

[사진=한기주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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