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0-7로 패했던 과거의 악몽을 넘어서고 승리를 거머쥘 수 있을까.
맨유는 오는 18일(한국시간) 오전 1시 30분 리버풀과의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치르기 위해 안필드(리버풀의 홈구장)로 원정 경기를 떠난다. 두 팀 대결은 노스웨스트 더비로 불리며 잉글랜드 내에서 가장 뜨거운 라이벌 구도를 갖고 있는 매치업으로 주목을 받는다.
그러나 맨유는 가장 최근 안필드에서 치른 경기서 '뜨거운 맛'을 봐야했다.
지난 2022/23시즌 리그 26라운드 원정경기서 리버풀에 0-7 대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당시 맨유는 전반전까지는 0-1로 잘 버티고 있었으나 후반에 들어서자마자 5분만에 다르윈 누녜스와 코디 학포에게 각각 골을 헌납하더니 후반 43분까지 네 골을 추가로 허용했다. 전체 슈팅 횟수는 리버풀이 18회, 맨유가 8회로 완전히 압도된 경기력이었다.
당시에도 맨유를 이끌었던 에릭 턴하흐 감독이 또다시 찾아온 안필드 원정에 대해 어떤 자세로 경기에 임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턴하흐는 15일 기자회견에서 "과거와는 다른 팀, 다른 선수들로 꾸려졌다"며 리버풀에 또다시 쉬운 승리를 허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리버풀전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며 "그들을 상대로 싸울 수 있는 팀을 구성해 준비시킬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어 "승리할 수 있는 팀을 꾸릴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러한 자신감은 곧바로 기자들의 반박 질문을 불러왔다.
한 기자는 턴하흐에게 과거 리버풀에게 겪은 대패를 상기시키며 여파가 남았을 수 있다는 의구심을 제기하자 그는 "좋지 않은 경험이었지만 시즌이 바뀌었고 선수들도 바뀌었다"며 "과거의 패배를 무시하지 않겠지만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겠다"고 답했다.
맨유는 강팀을 상대로 뜻밖의 저력을 보여주는 경기가 종종 있어왔다.
당장 지난 13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도 독일의 강호 바이에른 뮌헨을 만나 1실점만 내줬다. 턴하흐 또한 이 점을 짚으며 "뮌헨도 (리버풀과 같은) 강팀이지만 실점이 적었다"며 비록 탈락했지만 강팀을 상대하는 노하우는 어느 정도 쌓여있다고 말했다.
맨유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턴하흐의 경질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새로 부임하는 공동 구단주 짐 랫클리프가 과거 첼시를 맡았던 그레이엄 포터 감독을 최근 만났다는 보도가 쏟아지며 턴하흐를 대체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가시질 않는다. 이러한 경질 우려에도 턴하흐는 요지부동이었다.
그는 "난 과정에 집중한다"며 "팀과 선수들이 더 발전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드는 것이 내 유일한 고민"이라고 밝혔다. 경질에 대해서 신경쓰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턴하흐는 이어 "충분하다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확실히 더 나아져야한다"며 "(경질보다) 팀을 더 발전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겠다"고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턴하흐는 지난 시즌 맨유의 리그컵 우승을 이끌며 능력을 보이나 싶었지만 올 시즌 시작부터 삐걱거리며 순위가 추락했다.
다만 지난 10월부터 반등의 기조를 잡더니 현재는 6위에 올라 힘겨운 순위 싸움을 이어오고 있는 셈이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조 4위로 탈락했기 때문에 남은 경기 일정이 조금 더 수월해진 맨유 입장에서는 강팀과의 격차를 줄이고 약팀을 확실히 잡아야 다음 시즌에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할 수 있다.
여러모로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는 리버풀과의 맞대결이 많은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턴하흐가 리버풀 원정을 무사히 넘겨 지휘봉을 계속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