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3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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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스미다의 사과에 감동한 김주원 "언어 안 통해도 직접 얘기해줘서 고마워" [APBC]

기사입력 2023.11.19 18:55



(엑스포츠뉴스 도쿄, 유준상 기자) 한국과 일본이 이틀 만에 다시 만났다. 그리고 두 팀의 맞대결을 기다린 사람이 있었다. 일본의 좌완 영건 스미다 지히로다.

스미다는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예선 2차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선발 등판, 7이닝 3피안타 1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팀의 2-1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대회 전부터 스미다의 등판 여부에 일본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관심이 뜨거웠고, 타자들은 여러 번 영상을 돌려보며 분석에 나섰다. 하지만 한국 타자들은 생각보다 더 위력적이었던 스미다를 공략하지 못했다. 스미다는 다양한 구종과 정교한 제구를 선보이며 효율적인 투구수 관리를 선보였고, 7회까지 77구만 던지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특히 스미다는 자신의 주무기인 포크볼을 비롯해 무려 5~6가지 구종을 선보이며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했고, 교체 전까지 선발투수로서의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직접 스미다의 공을 본 류중일 감독과 한국 타자들은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류중일 감독은 "상대 투수(스미다 지히로)가 너무 쉽게 공을 던지더라. 스트라이크, 볼을 던진 뒤 결정구로 포크를 던지러더라. 훌륭했다"며 "구종이 5~6개로 많았는데, 그 모든 구종으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능력을 갖춘 투수다. 공략이 쉽지 않은 투수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영상보다 더 좋았다. 제구가 잘 이뤄졌다"고 칭찬했다.

스미다는 "첫 국제대회 등판이었다. 내가 해야 할 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라갔고, 긴장되진 않았다"며 "만난 적이 없는 타자와 맞대결을 벌였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스트라이크를 먼저 잡는 것이었다. 리듬감 있게 투구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국 타자들을 만난 소감을 말했다.



그런데 스미다는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됐음에도 활짝 웃을 수 없었다. 일본이 2-0으로 앞서가던 5회초 1사에서 김주원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했는데, 허리 쪽에 공을 맞은 김주원이 고통을 호소하자 스미다의 얼굴도 굳어졌다. 한동안 김주원의 상태를 지켜보던 스미다는 모자까지 직접 벗어 미안함을 전했다.

스미다는 경기가 끝난 뒤에도 "힘이 들어간 것 같고, (김주원이) 고통을 호소해 너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또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를 통해 한번 더 미안하다는 뜻을 전달했다. KBO 관계자는 "19일 결승에서 다시 한번 한일전이 성사된다면 본인이 직접 김주원을 찾아 사과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주원은 큰 부상을 피했지만, 스미다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스미다의 바람대로 한국이 2위로 예선을 마치면서 두 팀의 결승전이 성사됐고, 19일 경기에 앞서 두 사람이 짧게나마 만남을 가졌다. 홈팀 일본의 타격 훈련과 원정팀 한국의 워밍업이 한창이던 오후 4시께 김주원과 스미다가 얘기를 나눴다.

긴 이야기가 오간 것도 아니고 말이 통하는 것도 아니었지만, 스미다의 말에 '진심'이 담겨있었다.

타격 훈련에 앞서 취재진을 만난 김주원은 "몸에 맞는 공은 경기 중에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일 아닌가. 언어가 통하진 않았지만, 스미다가 직접 미안하다고 얘기해줘서 고맙다"며 미소를 지었다. 승부의 세계에서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스미다는 승패보다 더 중요한 걸 보여줬다.

한편 한국과 일본은 2회 현재 0-0으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대회 첫 우승을 정조준하는 한국은 곽빈을 선발로 내세웠고, 1회 대회에 이어 다시 한번 정상을 노리는 일본은 이마이 다쓰야가 선발 중책을 맡았다.

사진=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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