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장인영 기자)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가수 딘딘(DINDIN) 겉멋 풍만했던 과거를 되돌아보며 '미래'의 모습을 그려냈다.
딘딘은 8일 서울 마포구 슈퍼벨컴퍼니 사옥에서 데뷔 10주년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딘딘은 지난달 정승환과 함께한 신곡 '울었어'를 발매, 오는 18일에는 서울 성신여대 운정그린캠퍼스 대강당에서 10주년을 총망라하는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열일 행보를 예고했다.
이날 딘딘은 래퍼로서 래핑뿐만 아니라 보컬이 담긴 앨범을 꾸준히 발매하는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일단 제가 어렸을 때부터 힙합한다고 바지 내려 입고 까불고 다닐 때는 정말 힙합만 들었다. 나이를 먹고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까 저는 가요 팝을 좋아하는데 힙합에 빠졌다고 너무 소홀히 했더라. 그런 생각이 드니까 어차피 욕먹을 거 내가 하고 싶은 노래, 랩하고 다 하지 싶었다. 하면서도 구렸으면 안 했을 것 같은데 제가 해도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래퍼들처럼 센 힙합 하면 내가 그들과 업계에서 경쟁했을 때 승산이 크게 없다고 생각했다. 욕심도 없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듣기 편한 음악'을 중점적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딘딘은 자신의 가사를 '100% 경험담'이라고 자신했다. 그도 그럴 것이 딘딘은 내 친구의 경험담 같은 솔직한 이별 이야기로 음악 팬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딘딘은 "곡을 쓰다 보면 제 삶에 가장 중요한 게 사랑이더라. '1박 2일' 형들도 제 신곡 나오면 '또 헤어졌네. 제발 행복한 노래 좀 해라'라고 하시는데 그게 잘 안된다. 하지만 이런 부분도 제가 풀어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행복한 연애할 때는 곡을 안 썼는가"라는 질문에 딘딘은 "가짜로 행복했었던 것 같다. 아니면 행복에 심취해서 (곡) 쓸 겨를을 못 느꼈던 것 같다"라며 "나중에 곡이 나오면 상대방이 들은 것 아닌가. 상대가 들었을 때 기분이 좋아야 하는데 부담스러울 수도 있고 이 사람의 피드백이 직접적으로 올 거라고 생각하니까 겁이 나더라. 근데 이별은 하고 나면 다시 얘기할 수 없으니까 감정을 털어내려고 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딘딘은 "이별곡 쓰면 연락이 많이 온다"면서 "본인 이야기가 아닌데도 (연락이) 오는 사람이 있고 뻔한 전개지만 당사자들은 안 오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또한 딘딘은 숏폼 플랫폼 등을 중심으로 역주행했던 '이러면 안 될 거 아는데 너 앞에만 서면 나락'을 '효자곡'으로 꼽았다. "내 자식은 다 예쁘다는데 사실 다 예쁘진 않고 저한테 '나락'은 금전적으로 고마운 곡이다. 음원 수익이 달달하다는 걸 그 곡으로 깨달았다."
이날 딘딘은 데뷔 10주년에도 꾸준히 '노력'하는 아티스트의 면모를 드러냈다. "이건 아무한테나 말 안 했다"라고 운을 뗀 딘딘은 "이번에 콘서트 신곡 준비하면서 녹음을 작업실에서 했는데 랩이 마음에 안 들더라. 눈물 날 정도로 꾸역꾸역하다가 결국 새벽 3시에 매드클라운한테 전화해서 '형, 나 랩 잘하고 싶어' 이랬다. 형도 '너는 고정적인 방송도 하고 안정적일 텐데 이런 생각하는 게 자기도 반성하게 된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랩 스터디그룹을 하자는 얘기가 나왔다. 사실 그 형 되게 게으른데 우리 둘이 하면 안 할 것 같아서 매주 모여서 기록용으로 영상을 찍고 있다. 정말 랩 공부를 하는 것. 실제로 편집도 하는데 언제 세상에 공개될지 모른다"고 전했다.
최근 발성 공부도 다시 하고 있다는 딘딘은 "10주년이나 됐는데 가수로서 이뤄놓은 게 생각이 안 나더라. 나는 이 10년으로 기뻐할 게 아니라 더 이어갈 사람인데 그러려면 변화가 필요했다. 랩도 더 잘하고 싶어서 (스터디그룹을) 시작했고 노래도 배워본 적이 없으니까 제대로 배워보고 싶어서 두 달 전부터 다니고 있다"고 했다.
이같은 과정에서 딘딘은 "연습생 과정이 왜 필요한지 알겠더라. 사실 '쇼미더머니' 나오자마자 연습 기간 없이 세상에 던져졌기 때문에 연예계 활동이 너무 어려웠다"며 "과거 날 것의 제가 있었기 때문에 방송에 많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점점 자아가 생기고 '이런 건 하면 안 되는구나' 느끼면서 지금의 제가 됐다. 만약에 연습생 기간을 거쳐서 처음부터 준비된 모습으로 나왔다면 매력이 없었을 것 같다"라고 정리했다.
음악적 욕심도 넘쳤던 딘딘이지만 그는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쌓았던 '예능인' 이미지를 지우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그에게 '예능'은 또 하나의 커리어였다.
"'무한도전'도 그렇고 '해피투게더'도 그렇고 항상 예상치 못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다. 계속 활동할 수 있어서 오히려 불안했다. '1박 2일' 합류한다고 했을 때도 의아했다. 제가 원해서 그렇게 된 게 아니고 모든 것이 갑자기 이루어진 느낌이었다. 그 변화를 받아들이는 시간도 필요했다. 그때부터는 정신을 많이 차렸다."
딘딘은 어머니와 함께 출연 중인 SBS '미운 우리 새끼'에 대해서는 '효도'라고 자평했다.
그는 "사실 어머니는 전업주부로 평생을 사셨는데 60살이 넘어서 본인의 일을 처음으로 하고 계신 거다. 연세가 있으셔서 힘드실까 봐 걱정도 했는데 상상 이상으로 에너지를 얻고 계신다. 엄마가 관심받는 걸 좋아하는 분인 것도 알게 되고 동엽이 형도 저한테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해주더라. 살면서 효도 하나 했구나, 즐거워하시는 거 보면 귀엽다"고 애정을 쏟아냈다.
딘딘의 이같은 가족애(愛)는 11년간 활동하며 이렇다 할 스캔들 없이 굳건히 활동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는 "사고는 안 치는 게 당연하다. 안 쳤다고 해서 칭찬받을 일이 아니라 안 하는 게 맞다. 일단 저는 어떤 행위를 할 때 '우리 가족이 실망할까?' 생각해 본다. 우리 가족 얼굴 다 팔아놨는데 제가 여기서 잘못하면 그건 정말 큰 일이다. 심지어 조카들 얼굴까지 공개했다"라고 토로했다.
인생 목표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고백한 딘딘은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면서 "어릴 때부터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었다. 근데 그게 제일 어려운 꿈이더라. 행복하게 결혼해서 사는 게 꿈인데 이렇게 살면 불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 아마 (결혼은) 제 인생에서 가장 마지막쯤에 찾아오지 않을까 싶다. 그냥 제 최종 목표라 지금은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
사진=슈퍼벨컴퍼니
장인영 기자 inzero6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