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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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마운드 변칙 승부 그 후, 불펜진 각성효과는

기사입력 2011.07.10 11:45 / 기사수정 2011.07.10 11:45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깜짝 승부수, 그 이후는 어떻게 될까.

LG는 시즌 초반부터 불펜 투수들이 믿음직스럽지 못한 모습을 보이자 박종훈 감독이 결국 깜짝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 요체는 바로 선발 투수들의 불펜 투구 대신 실전 구원 투입. 올 시즌을 비롯해 일부 구단이 몇 차례 시도했던 방법이기도 하다. 박 감독으로서는 올 시즌 가장 믿음직스러운 투수는 결국 1~3선발 박현준 리즈 주키치라는 걸 절감했기 때문에 장고를 거듭한 승부수였다. 실제 7일 대전 한화전서는 박현준이, 8일 경기서는 주키치가 경기 후반 등판해 각각 구원승과 세이브를 따내며 4연패 종료와 함께 2연승을 일궈냈다.

▲ 문제는 지금부터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다. LG 선발진의 불펜 투입은 분명 변칙 승부다. 일상적으로 행해진다면 선발진마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일단 9일은 심수창이 규칙상 완투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어쨌든 사실상 홀로 마운드를 지켰고 10일 경기서는 박현준의 뒤를 이어 이상열-한희-김선규-임찬규가 합계 3이닝 무실점으로 팀의 4-3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정황상 7일 선발 등판한 리즈의 불펜 등판이 가능했으나 일단 박종훈 감독은 리즈를 불펜 투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승부가 연장전으로 갔을 경우 투입될 가능성도 전혀 없지는 않았다.

8~9일 경기서 변칙 투입이 없었던 건 일단 박 감독도 6월말부터 계속된 4연패를 끊으며 5위 두산과 6위 롯데를 확실하게 견제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 LG는 5위권과의 격차를 여전히 4.5경기로 유지하고 있다. 애당초 올스타브레이크 때까지 변칙 운용을 고수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단 한숨을 돌린데다 최근 타선도 서서히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조기에 선발 투수를 보호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LG 불펜진의 총체적 난국은 기존 불펜 투수들이 각성하는 방법 말고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다. 그러나 현재 LG 불펜진은 부진하기도 하지만 부상 악령에 시달리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좋은 활약을 선보였던 정재복이나 2년차 신정락은 현재 전력에서 제외돼 있다. 이들이 1군에 합류한다면 기존 선수들과 어울려 그만큼 더욱 불펜 운영이 다양해질 수 있다



▲ 각성효과?

때문에 9일 잠실 KIA전을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날도 LG에 절대 쉬운 경기가 아니었다. 선발 박현준이 6이닝 3실점으로 물러났으나 4-3으로 고작 1점 앞선 상황이라 LG 불펜진에 부담스러운 상황. 그러나 이날 이상열-한희-김선규-임찬규는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오랜만에 리드를 지켜냈다. 특히 임찬규의 경우 1이닝 2탈삼진 무안타 세이브를 따내며 향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터닝포인트 등판이 됐다.

이상열이나 김선규도 마찬가지다. 둘 다 스페셜리스트라 LG 불펜이 어차피 안고 가야 할 자원들이다. 유망주로 평가받는 한희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로선 그간 선발 투수가 불펜에 투입된 걸 보면서 심리적인 안정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이러한 상황에 몰릴 수밖에 없었던 것에 대해 각성을 하고 심기일전하는 계기가 됐을 수도 있다. 박 감독의 선발 투수 불펜 투입은 기존 불펜 투수에게는 어쩌면 자존심이 상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박 감독의 변칙 마운드 운용이 한편으로 기존 불펜 투수에게는 자극이 됐을지도 모르고 박 감독이 애당초 그걸 노렸을지도 모른다.  

일단 LG는 주말 KIA 홈 3연전서 1승 1패를 기록하며 더 이상 추락하지 않고 버텨내고 있다. 박 감독의 깜짝 승부수는 적중했다. 그러나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어차피 선발 투수의 불펜 투입은 오래갈 성격의 것이 되지 못한다. 9일 경기를 계기로 기존 불펜 투수들이 각성할 수 있을까.  

[사진=임찬규 한희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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