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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AS→음바페 득점…'PSG LEE'는 MF 아닌 윙어, 그라운드서 증명했다

기사입력 2023.10.30 14:53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소속팀 감독은 그가 미드필더라고 주장했으나 실전을 통해 측면 공격수가 제격이라는 점이 드러났다.

새 팀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데뷔골, 그리고 프랑스 1부리그인 리그1 첫 공격포인트를 연속 달성한 이강인을 두고 하는 얘기다. 이강인이 윙어로 측면에 섰을 때와 미드필더 보직을 받고 가운데로 들어갔을 때의 활약도 차이가 커 향후 이강인을 어떻게 활용해야할 지 코칭스태프가 참고했을 것으로 보인다.

PSG 간판 스타 킬리안 음바페와의 호흡 면에서도 측면 공격수가 더 어울렸다.

이강인은 29일(한국시간) 프랑스 브레스트에 위치한 스타데 프란시스 뢰블레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랑스 리그1 10라운드 브레스트와의 맞대결에서 PSG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격, 전반 28분 음바페의 이날 경기 PSG 두 번째 골을 돕는 등 활발한 몸놀림으로 후반 29분까지 74분을 뛰었다.

이강인의 리그1 첫 공격포인트가 드디어 작성된 것이다. 이강인은 이번 브레스트전이 리그1 4번째 선발 출전이었다. 앞서 3경기에서도 선발 출격했으나 부상 등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어서 깊은 인상을 남기진 못했다. 이날은 달라서 전반 시작하자마자 슈팅을 뻥뻥 때리더니 감각적인 패스로 어시스트를 뽑아냈다.



이날 PSG는 상대가 한 수 아래인 브레스트라는 점을 들어 상당히 공격적인 4-2-4 포메이션을 전반에 들고 나왔다. 음바페와 곤살루 하무스, 브래들리 바르콜라, 이강인이 전진 배치됐는데 특히 이강인은 측면에 포진해 자신의 드리블과 돌파 등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었다. 페널티지역 오른쪽과 오른쪽 터치라인 사이에 자리잡은 이강인의 윙어 효과는 전반 초반부터 나타났다.

음바페가 전반 3분 상대 중원 가운데서 페널티박스 오른쪽으로 침투하는 이강인에게 패스를 밀어준 것이다. 이강인은 왼발로 컨트롤한 뒤 지체 없이 빠르고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날렸으나 상대 골키퍼 마르코 비조트가 본능적으로 쳐내 골과 인연을 맺진 못했다. 하지만 최근 A매치와 지난 26일 챔피언스리그 AC밀란전에서 불을 뿜었던 왼발 슈팅 감각이 더욱 고조됐음을 알린 장면이었다.

이강인은 이후에도 동료 공격수들과의 콤비 플레이를 통해 오른발 슛까지 쏘고 브레스트 수비라인을 위협했다.

전반 21분 미드필더 파비앙 루이스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안으로 진입한 뒤 하무스와의 2대1 패스를 통해 문전 앞에서 슈팅 기회를 잡아 오른발 슛을 시도한 것이다.



이번에도 비조트 선방에 막혔으나 왼발, 오른발을 가리지 않고 물오른 이강인의 슛 감각이 다시 입증됐다. 특히 오른쪽 윙어가 주로 침투할 수 있는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두 차례 슛이 이뤄졌다는 게 특징이다.

현대 축구에서 흔히 하프 스페이스(경기장을 세로로 5등분했을 때 왼쪽 및 오른쪽에서 2번째 칸)로 불리는 곳을 잘 공략했다. 윙어 이강인이 왜 무서운가가 잘 드러났다.

두 차례 좋은 슛이 상대 골키퍼에 의해 무산된 이강인은 후반 28분 상대 스로인을 빼앗아 전개된 공격 과정에서 긴 패스를 음바페에 정확하게 배달해 그의 골을 도왔다.

전반만 놓고 보면 이강인의 자신감이 넘쳤고, 공격 포인트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도 대단했다.

하지만 이강인의 활약은 후반 들어 자취를 감췄다. PSG가 전반 43분과 후반 9분 연속골을 내주고 동점을 허용하자 전 스페인 대표팀 감독인 PSG 사령탑 루이스 엔리케는 하무스와 바르콜라를 뺀 뒤 프랑스 국가대표 듀오인 랑달 콜로-무아니, 우스만 뎀벨레를 집어넣었다. 특히 뎀벨레가 이강인과 포지션 경쟁을 하는 측면 공격수여서 엔리케 감독은 결국 이강인을 아래로 내리고 뎀벨레를 활용하고자 했다.



포메이션을 4-3-3으로 바꾸면서 이강인을 중원에 뒀다. 이후부터 이강인은 자취를 감췄다. 뎀벨레의 오른발 슛이 상대 선수를 맞고 터무니 없는 방향으로 흐르는 등 그의 교체카드가 통하지 않았으나 이강인은 중원에서 묵묵히 새 역할을 받아든 뒤 후반 29분 비티냐와 교체아웃됐다.

개인기 좋은 음바페가 후반 44분 페널티킥을 차 넣어 PSG가 3-2로 이기긴 했으나 괜찮게 뛰던 이강인의 자리를 바꾸는 '이강인 시프트' 만큼은 실패였다. 이강인에겐 윙어가 더 어울렸다. 음바페와의 호흡도 전반이 더 나았다.

앞서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이 이달 중순 A매치 튀니지전(2골)과 베트남전(1골)에서 연이어 득점포를 가동하고 PSG로 돌아오자 그의 능력을 칭찬하면서도 "우리를 위해서도 그렇고 우리 시스템 아래서도 그렇고 그는 미드필더로 크는 게 우선이다. 하지만 윙어로도 뛸 수 있고, 가짜 9번이나 섀도우 스트라이커로도 활약할 수 있다"고 했다.



엔리케 감독은 이어 "이강인은 마무리(골)와 마지막 패스에 재능을 가지고 있어 아주 흥미로운 선수"라고 한 번 더 호평했다. 엔리케 감독은 음바페와 뎀벨레라는 무서운 측면 자원을 갖고 있어 이강인의 역할을 보다 중원에 두려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뎀벨레가 PSG 공식전 12경기 무득점으로 부진한 사이 이강인은 마치 시위라도 하듯 자신의 윙어 본능, 특히 오른쪽 측면에서의 반댓발 본능을 뽐내고 있다. 음바페까지 이강인의 측면 공격수 역량 발휘에 조연을 맡았다.

PSG는 오는 11월4일 몽펠리에와 홈구장인 파르크 데 프랭스(왕자공원 구장)에서 리그1 11라운드 홈 경기를 치른다. 엔리케 감독이 자신의 고집을 살짝 꺾고 당분간 이강인을 보다 완전하게 쓸 수 있는 윙어로 둘지 더욱 궁금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PSG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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