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순위 경쟁이 한창일 때 가장 중요한 경기가 펼쳐진다. 갈 길 바쁜 6위 KIA 타이거즈와 5위 두산 베어스가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을 치른다.
KIA와 두산은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을 소화한다. KIA는 김건국을 선발로 내세우고, 두산은 '에이스' 곽빈이 선발 중책을 맡는다.
김건국은 올해 1군에서 5경기 13⅓이닝 평균자책점 6.08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10일 광주 LG전과 26일 창원 NC전에서는 선발로 등판했는데, 두 경기 모두 4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대체 선발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올 시즌 두산전 등판은 이번이 처음이다.
곽빈은 22경기 121⅓이닝 11승 7패 평균자책점 2.97로, 가장 최근 선발 등판이었던 지난달 18일 KIA전에서 6이닝 8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한 곽빈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1군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올 시즌 KIA전 성적은 4경기 20⅔이닝 3승 1패 평균자책점 3.48이다.
선발 매치업만 놓고 본다면 두산의 우세가 예상되지만, 변수는 곽빈의 몸 상태다. 곽빈은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던 중 담 증세를 느꼈고, 결국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한 채 대회를 마감했다. 지난 8일 귀국 이후에도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회복에 집중했다. 곽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 두산의 마운드 운영 계획도 꼬일 수밖에 없다.
KIA로선 선발투수 김건국이 최대한 길게 이닝을 끌고 가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이지만, 올 시즌 김건국은 단 한 차례도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상황에 따라서 일찍 불펜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KIA는 이날 경기가 끝나고 14일과 15일 이틀간 휴식을 취하는 만큼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한다.
불펜 사정이 여유롭진 않다. 전날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마리오 산체스가 3⅔이닝만 투구하고 내려간 뒤 김대유, 박준표, 이준영, 최지민, 전상현, 정해영까지 6명의 투수가 차례로 구원 등판했다. 최지민(21구)과 전상현(26구)은 20구 이상을 던졌고, 최지민의 경우 7회초 전준우의 강습 타구에 왼 발등을 맞으면서 곧바로 병원으로 이동했다. 병원 검진 결과 단순 타박 진단을 받으면서 큰 부상을 피했지만, 13일 경기 등판 여부가 불투명하다.
그나마 KIA가 믿는 구석이 있다면, 역시나 타선이다.
최근 2경기에서 도합 17득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고, 곽빈을 상대로 초반에 주도권을 잡는다면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올 시즌 곽빈에 강한 면모를 보였던 나성범(5타수 4안타 타율 0.800 1홈런 2타점), 박찬호(7타수 3안타 타율 0.429 3타점), 최형우(11타수 4안타 타율 0.364)가 없다는 건 아쉬운 대목이다.
이달 들어 방망이가 잠잠했던 두산은 12일 NC와의 홈경기에서 무려 11점을 뽑아내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외국인 타자 호세 로하스가 홈런 1개를 포함해 3안타를 몰아쳤고, 양의지와 허경민도 홈런포를 가동하며 힘을 보탰다. 역시나 마지막 퍼즐조각을 맞춰야 하는 건 김재환의 몫인데, 전날 김재환이 오른손 통증으로 두 타석 만에 교체됐다. 라인업에 변화가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11승4패로 크게 앞선 두산은 이날 경기에서 승리를 차지한다면 2연승과 함께 6위 KIA와의 격차를 3경기 차로 벌리면서 5위 확보에 한 걸음 다가선다. 또한 같은 시각 LG와의 홈경기를 치르는 NC의 결과에 따라서 순위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반대로 KIA가 두산을 잡고 3연승을 달린다면 두산을 1경기 차로 추격하면서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이어가게 된다. 잔여경기가 두산보다 2경기 적기 때문에 두산전은 물론이고 16~17일 NC와의 홈 2연전까지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아야 한다. 금요일 경기, 순위 경쟁 등을 감안하면 많은 관중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야말로 KBO의 또다른 포스트시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느 팀이 금요일 밤을 승리로 장식하게 될까.
사진=엑스포츠뉴스 DB, KIA 타이거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