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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 없는 AG, 오심+편파 판정 속출…한국 야구-여자 축구 울었다 [항저우 리포트]

기사입력 2023.10.03 07:30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한국 스포츠가 이틀 연속 VAR(Video Assistant Referees)이 없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회 운영에 울었다. 여자 축구 대표팀과 야구 국가대표팀이 수준 낮은 심판 판정으로 각각 탈락과 패배의 쓴맛을 봤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2일 중국 항저우의 사오싱 야구 스포츠 문화센터(Shaoxing Baseball & Softball Sports Centre-Baseball)에서 열리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조별리그 B조 2차전 대만과의 경기에서 0-4로 졌다.

한국 야구는 지난 1일 홍콩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8회 10-0 콜드게임(Called Game) 승리로 장식하고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이튿날 난적 대만에 일격을 당했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이날 패배로 4회 연속 금메달 획득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종목 본선은 8개국이 A, B조로 나뉘어 먼저 조별리그를 치르고 각 조 1~2위가 슈퍼 라운드에 진출한다.

슈퍼 라운드는 A조, B조 1~2위가 격돌하고 상위 2개팀이 금메달 결정전, 하위 2개팀이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하지만 조별리그에서 맞붙었던 팀과는 재대결 없이 조별리그 경기 결과가 슈퍼 라운드 순위 결정에 적용된다.



3일 한국이 태국, 대만이 홍콩을 이기면 한국이 2위, 대만은 1위로 슈퍼라운드에 올라간다. 이때 한국은 1패, 대만은 1승을 안고 시작하기 때문에 한국의 최소 2위 확보가 어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한국의 대만전 패배 요인은 타선 침묵이었다. 대만 선발투수 좌완 린위민(Lin yu-min) 공략에 실패하면서 6회까지 4안타 1볼넷 6탈삼진으로 묶인 게 아쉬웠다. 7~8회는 삼자범퇴로 물러났고 9회초 2사 1루에서도 득점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은 0-1로 끌려가던 2회초 2사 2·3루에서 1점을 얻었어야 했다. 9번타자 김성윤의 느린 1루수 앞 땅볼 때 린위민의 베이스 커버가 다소 늦었다. 김성윤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했고 김성윤의 손이 린위민의 발보다 먼저 1루 베이스를 터치했다.

하지만 1루심은 아웃을 선언했다. 이종열 1루 작전주루 코치와 김성윤 모두 세이프를 확신하고 있었지만 심판 판정에 분을 삭 수밖에 없었다. 야구장 전광판에는 직전 상황이 리플레이로 송출됐지만 심판 판정이 오심이라는 게 드러나기 직전 갑자기 화면이 끊겼다. 1루 쪽 한국 응원단에서는 야유가 쏟아져 나왔다.

야구의 경우 메이저리그는 물론 일본프로야구, KBO리그 모두 2010년대 중반 비디오 판독을 도입했다. 특히 간발의 차이로 승부가 갈릴 수 있는 세이프, 아웃 판정은 비디오 판독 도입으로 오심이 경기를 지배하는 상황이 크게 줄었다.



국제대회에서도 2019 WBSC 프리미어12를 비롯해 2021년 도쿄 올림픽, 올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비디오 판독이 시행됐다. 메이저 스포츠 대회에서 비디오 판독은 이미 '대세'로 굳어졌다.

하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야구, 축구 종목에서 비디오 판독 미실시가 결정됐다. 이 때문에 한국이 불이익을 받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고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김성윤의 내야 안타가 인정됐다면 한국은 1-1 동점을 만든 상황에서 2사 1·3루의 추가 득점 찬스를 이어갈 수 있었다. 전날 홍콩전에서 3안타를 몰아친 김혜성-최지훈 테이블 세터로 타순이 연결되기 때문에 한국 입장에서는 이 오심 하나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도 지난달 30일 북한과의 대회 8강전에서 태국 주심 판사 차이사닛의 농락에 가까운 경기 운영 속에 1-4로 졌다.



한국은 이 경기에서 축구가 아닌 격투기를 한 북한 선수들에게 수차례 위험에 노출됐다. 에이스 지소연은 전반 3분 북한 홍성옥에게 위험천만한 양발 태클을 당하면서 발목을 붙잡고 쓰러졌다. 양 팀 선수들이 모두 뒤엉켜 몸싸움을 벌이는 등 난투극 직전까지 갔다.

북한은 이후에도 경기 내내 거친 플레이로 한국 선수들을 괴롭혔다. VAR이 있었다면 결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팔꿈치 사용이 계속됐다. 전반 36분 장슬기가 주심에게 항의했지만 주심은 이를 묵살했다. 

외려 1-1로 맞선 전반 40분 주심의 판정이 경기를 완전히 지배했다. 한국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손화연이 헤더를 시도했고 이때 북한 골키퍼와 부딪쳤다. 주심은 여기서 손화연에게 옐로 카드를 빼 들었고 이미 경고 한장을 받았던 손화연은 경고 누적으로 퇴장 조치됐다. 카드가 나올 상황이 아니었지만 주심은 기행을 벌였다.



한국은 결국 수적 열세 속에 후반 38분 안명성, 후반 45분 리학에게 득점을 내주면서 무너졌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심서연이 북한 선수에게 발목을 밟혀 또 한 번 양 팀 선수들이 충돌했지만 주심은 카드 한장 꺼내지 않았다. 

지소연은 8강전 종료 후 "전반전에 내가 태클 당했을 때 VAR이 있었다면 레드카드까지 나왔어야 할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후반전에도 페널티를 충분히 받았어 하는 상황에서 경고 한장 주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야구대표팀, 여자 축구대표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의 비디오 판독 미사용으로 인한 피해를 가장 크게 입었다. 아시안게임 때마다 우려하는 편파 판정과 오심 문제가 이번에도 불거지면서 대회의 권위를 스스로 갉아먹었다. 



사진=중국 항저우, 김한준 기자/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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