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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6 은6 동10…한국 수영의 항저우 신화, 이제 파리와 나고야로… [항저우 현장]

기사입력 2023.09.30 07:30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대한민국 수영이 중국 항저우에서 역대 하계 아시안게임 최고 성적의 신화를 쓰고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역사상 첫 단체전 금메달부터 13년 만에 3관왕 탄생, 한국 신기록 속출까지 모든 게 완벽했던 엿새였다.

한국 수영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10개 등 총 22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16개의 메달을 따냈던 2006 도하 아시안게임(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1개)의 기록을 뛰어넘고 새 역사를 창조했다.

대한체육회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 한달 전에 앞서 수영 경영 종목에서 기대한 금메달은 4개였지만 2개가 더 추가됐다. 황선우, 김우민 등 '원투펀치'를 앞세운 황금세대가 눈부신 성장을 이룬 터라 역대 하계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이 예상되기는 했지만 총 6개의 금메달을 손에 넣으며 기분 좋은 목표 초과 달성을 이뤄냈다.

한국 수영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 첫날부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지난 24일 남자 자유형 100m에 출전한 에이스 황선우가 동메달을 수확하고 한국의 이번 대회 첫 메달을 안겼다. 비록 중국의 단거리 에이스 판잔러와 신예 왕하오위에 밀려 기대를 모았던 금메달 획득은 불발됐지만 나쁘지 않은 스타트였다.



남자 배영 50m에 출전한 이주호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이 종목과 혼성 혼계영 400m 3위에 올랐던 가운데 2대회 연속 입상권에 이름을 올렸다.

25일은 첫 '골든 데이'였다. 남자 자유형 50m에 출전한 지유찬이 결승에서 21초72의 한국 신기록, 아시안게임 신기록을 새롭게 작성하고 깜짝 금메달 신화를 일궜다. 자유형 단거리 최강자들이 즐비한 중국을 제치고 이뤄낸 이번 대회 최고의 쾌거 중 하나였다.

아울러 이날은 한국 수영 역사상 최고의 순간 중 하나가 만들어졌다. 양재훈, 이호준, 김우민, 황선우가 호흡을 맞춘 남자 800m 계영에서 7분01초73의 아시아신기록을 수립하고 아시아 정상에 섰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 후 수영 종목 금메달을 쓸어 담고 있던 아시아 최강 중국(7분03초40), 종전 아시아기록(7분02초26)을 보유한 일본(7분06초29)을 제치고 한국 수영의 오랜 숙원이었던 하계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의 역사를 썼다.



대한수영연맹이 남자 계영 800m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올해 초 2차례나 해외 전지훈련을 실시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가운데 선수들의 기량이 급성장하면서 꿈이 이뤄졌다.  

메달 행진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남자 100m 평영 결승에 나선 최동열이 59초28의 한국 신기록으로 3위에 오르며 귀중한 동메달을 품었다. 여자 개인혼영 200m 결승에 나선 김서영도 3위를 차지하면서 한국은 25일 하루에만 금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추가했다.

한국 수영의 질주는 멈출 줄 몰랐다. 26일에도 3번이나 시상대에 올랐다. 여자 배영 200m에 나선 17살 소녀 이은지는 2분09초75로 생애 첫 아시안게임 출전에서 값진 동메달을 품었다.

중장거리 간판 김우민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첫 개인전 출전도 성공적이었다. 김우민은 남자 1500m 자유형 패스트 히트에서 15분01초07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주종목이 아니었음에도 아시아 최정상급 기량을 뽐내며 향후 이어질 다른 국제대회에서도 입상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레이스를 펼쳤다.



이주호(배영), 최동열(평영), 김영범(접영), 황선우(자유형)가 나선 남자 400m 혼계영도 한국 신기록으로 은메달을 얻었다. 3분32초05로 터치 패드를 찍고 결승에 오른 8개국 중 최종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무엇보다 중국과 함께 아시아 수영을 양분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일본을 제쳐 의미가 더 컸다.

기세가 오른 한국 수영은 항저우에서 더욱 더 힘차게 물살을 갈랐다. 이은지가 여자 배영 100m 결승에서 1분00초03으로 자신의 또 하나의 동메달을 수확했다. 입상권 진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지만 막내는 자신감을 한껏 끌어올린 듯 거침 없이 내달렸다.

에이스 황선우도 2관왕 타이틀을 얻었다. 자신의 주종목 자유형 200m에서 적수가 없음을 입증했다. 1분44초40으로 이 종목 한국 신기록은 물론 아시안게임 신기록을 작성, 자신의 첫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의 기쁨을 맛봤다. 

황선우와 함께 자유형 200m 결승에 나섰던 이호준도 1분45초56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 2명이 나란히 시상대에 올라 태극기 앞에 서서 애국가를 듣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황선우는 자유형 200m 금메달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곧바로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 이은지(배영)-최동열(평영)-김서영(접영)과 호흡을 맞춰 혼성 혼계영 400m 결승에 출전했고 3위에 오르며 한국은 1시간 만에 메달 숫자 한 개를 더 늘렸다. 3분46초78로 한국 신기록을 0.31초 앞당긴 건 덤이었다.

수영 경영 종목 5일차였던 지난 28일에는 지난 25일에 이어 또 한 번 항저우 스포츠센터 수영장에 하루 두 번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남자 접영 50m에서 백인철이 23초29의 한국 신기록, 아시안게임 신기록으로 깜짝 금메달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예선에서 한국 기록, 대회 기록을 갈아 치운 뒤 결승에서 스스로의 한계를 곧바로 뛰어넘는 괴력을 선보였다. 남자 자유형 50m 지유찬과 똑같은 계단을 밟았다.

여자 200m 평영 결승에서도 낭보가 들려왔다. 권세현이 2분26초31로 은메달을 수확했다. 만 25살에 늦깎이 국가대표가 된 권세현이 감격에 찬 표정으로 시상대에 오르는 모습은 큰 감동을 줬다.

백인철의 금메달, 권세현의 은메달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중장거리 에이스 김우민이 자유형 800m에서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7분46초03으로 아시안게임 신기록, 한국 신기록을 수립했다. 레이스 처음부터 끝까지 압도적인 모습으로 이 종목 아시아 최강의 면모를 유감없이 뽐냈다.



한국 수영의 연이은 메달 행진에 선수단 전체의 사기가 하늘을 찔렀다. 지유찬-이호준-김지훈-황선우가 호흡을 맞춘 남자 계영 400m는 혼계영 400m에 이어 또 한 번 단체전에서 일본을 제쳤다.

한국은 남자 계영 400m 결승에서 3분12초96의 한국 신기록으로 은메달을 추가했다. 선수들은 은메달, 한국 신기록 못지않게 '극일'에 성공한 부분에 기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여자 계영 800m에서도 값진 메달이 나왔다. 김서영, 허연경, 박수진, 한다경, 이은지가 막판 역전 드라마를 써내고 짜릿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맏언니 김서영을 비롯한 선수들은 입상권 진입을 확인한 후 기쁨의 눈물을 쏟아낸 뒤 기분 좋게 시상대에 올랐다.

한국 수영은 경영 마지막 날도 쉬어가지 않았다. 최동열이 남자 50m 평영에서 26초93의 한국 신기록으로 이번 대회 자신의 3번째 동메달을 챙겼다. 평영 100m와 50m에서 모두 자신의 목표였던 한국 기록을 넘어섰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았다. 

이미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챙겼던 배영의 간판 이주호는 200m 결승에서 은메달 하나를 더 보탰다. 1분56초34의 한국 신기록으로 대회 마지막 날 시상대에 올라 항저우 수영장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중장거리 간판 김우민의 '3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김우민은 스스로 가장 자신 있어하는 자유형 400m 종목에서 현역 아시아 최고의 선수라는 걸 보여줬다.

김우민은 3분44초36으로 가장 먼저 터치 패드를 찍었다. 400m 결승 시작부터 치고나갔고 마지막 순간에는 2위 그룹과 격차가 한눈에 보기에도 크게 절어졌다. 은메달을 딴 판잔러와는 무려 4.45초 차이였다.

김우민은 자유형 400m 금메달 확정 후 관중석에서 자신을 지켜보던 부모님에게 다가가 큰절을 올렸다.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 당일 자신을 비롯한 수영 대표팀을 응원해 준 국민을 향한 인사의 의미도 담겨있었다.

한국 수영 항저우 아시안게임 마지막 레이스를 맡은 여자 400m 혼계영도 화려한 침표를 찍었다. 이은지-고하루-김서영-허연경은 4분00초13으로 한국 신기록과 함께 은메달의 기쁨을 맛봤다.



한국 수영은 이제 내년 파리 올림픽과 3년 뒤 나고야 아시안게임을 바라본다.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은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연달아 은메달 따냈던 박태환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입상을 노린다. 이미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두 차례 메달을 따냈던 황선우, 그리고 이번 대회 3관왕에 오르면서 주종목인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독주하다시피했던 김우민이 한국 수영 올림픽 메달의 갈증을 풀어줄 기대주다.

이어 2026 나고야 아시안게임도 준비한다. 이번 대회에서 김서영과 이주호를 제외한 대부분의 메달리스트들이 10대 후반~20대 초반이어서 한국 수영은 이들의 가파른 기록 단축을 자양분 삼아 나고야에서 더 큰 날갯짓을 꿈꾼다.


 

◆대한민국 수영 경영대표팀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 성적(금6·은6·동10)

▲금메달(6개)

-수영 남자 계영 800m : 황선우, 이호준, 김우민, 양재훈, 이유연, 김건우

-수영 남자 자유형 50m : 지유찬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 황선우

-수영 남자 접영 50m : 백인철

-수영 남자 자유형 800m : 김우민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 김우민



▲은메달(6개)

-수영 남자 자유형 1500m : 김우민

-수영 여자 평영 200m : 권세현

-수영 남자 배영 200m : 이주호

-수영 남자 계영 400m : 황선우, 이호준, 지유찬, 김지훈, 양재훈, 이유연, 김영범

-수영 남자 혼계영 400m : 황선우, 이주호, 최동열, 김영범, 이호준, 조성재, 김지훈

-수영 여자 혼계영 400m : 이은지, 고하루, 김서영, 허연경, 김혜진, 박수진, 정소은



▲동메달(10개)

-수영 남자 배영 100m : 이주호

-수영 남자 자유형 100m : 황선우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 이호준

-수영 남자 평영 100m : 최동열

-수영 남자 평영 200m : 최동열

-수영 여자 배영 100m : 이은지

-수영 여자 배영 200m : 이은지

-수영 여자 개인혼영 200m : 김서영

-수영 여자 계영 800m : 김서영, 허연경, 박수진, 한다경, 이은지, 정소은

-수영 혼성 혼계영 400m : 황선우, 최동열, 김서영, 이은지, 이주호, 허연경


사진=중국 항저우, 김한준 기자/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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