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유찬, 수영 남자 자유형 50m '깜짝 금메달' 쾌거…아시안게임 신기록 [AG 현장]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한국 수영이 전성기를 맞았음에도 아시안게임 메달 후보엔 없었던 단거리 강자 지유찬(22·대구광역시청)이 사고를 쳤다.

가장 폭발적인 스피드를 내야 하는 남자 자유형 50m에서 아시안게임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유찬은 2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Hangzhou Olympic Sports Centre aquastic sports arena)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50m 결승에서 4번 레인에서 스타트한 뒤 21초72를 기록해 8명 중 맨 먼저 터치패드를 찍고 예상밖 우승을 차지했다. 자신이 이날 예선에서 기록한 아시안게임 신기록 21초84를 다시 갈아치운 새로운 아시안게임 신기록이다.

홍콩의 호 이안 옌터우가 21초87로 은메달을 차지했으며 중국의 강자 판잔러가 21초92로 동메달을 따냈다.

지유찬은 스타트부터 쭉 뻗어나가 단 한 번도 선두를 놓치지 않고 마지막까지 내달린 끝에 한국 수영 쾌거를 일궈냈다.

이 종목에선 전날 남자 자유형 100m에서 황선우, 이호준 등 한국 선수들을 누르며 아시아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딴 중국의 판잔러 혹은 아시아 기록을 갖고 있는 일본의 시오우라 신리의 우승이 점쳐졌으나 지유찬이 이들 모두를 뿌리치며 가장 빨리 들어왔다.




이로써 한국 수영은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공동 우승한 김민석 이후 21년 만에 이 종목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지유찬의 파란은 예선부터 예고됐다. 예선 5조에서 21초84를 기록, 5조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마지막 6조까지 참가한 모든 선수들 중 가장 빠른 기록을 낸 것이다.

그가 예선에서 세운 21초84는 아시안게임 신기록 겸 한국 신기록이다. 기존 기록은 중국의 닝쩌타오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세운 21초94로 지유찬은 이를 0.10초 경신했다. 올해 아시아 선수 중 이 종목에서 가장 빠른 기록이기도 하다.

지유찬은 자유형 50m 예선 종료 후 믹스트존에서 "목표 기록은 21초대에 들어가는 거였는데 처음으로 들어가서 너무 좋아서 환호가 나왔다"며 "오후에는 몸을 더 잘 풀어서 더 좋은 기록을 세우고 금메달까지 노려볼 수 있도록 하겠다. 오늘 컨디션이 괜찮아서 기록을 더 단축할 수 있을 것 같다. 결승 목표는 방금 내가 기록한 아시안게임 기록을 또 한번 깨고 아시아 신기록(일본 시오우라 신리 21초67)도 세우는 것"아라며 결승에서도 일을 낼 것이라고 자신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됐다.




사실 지유찬은 황선우, 김우민, 이호준 등의 세계적인 수준에 못 미쳐 두각을 받지 못했을 뿐 지난해와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가능성을 적지 않게 내비친 레이서다.

지난해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이 종목에선 0.07초가 부족한 17위(22초19)를 차지, 상위 16명에 주어지는 준결승 티켓을 아깝게 놓쳤다. 지난 7월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선 양재훈이 갖고 있던 종전 한국기록(22초16)에 불과 0.01초 부족한 22초17을 기록했는데 순위는 더 내려가 24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타고 있던 가파른 상승세를 본무대인 아시안게임에서 살려 금빛 메달로 완성했다.

한국 수영은 지유찬이 깜짝 금메달을 거머쥐면서 이번 대회 목표인 금메달 6개에 다시 접근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남자 자유형 100m, 200m, 400m, 800m, 1500m, 그리고 남자 800m 계영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삼았다. 전날 남자 자유형 100m에서 황선우가 동메달에 머물렀으나 예상하지 못했던 남자 자유형 50m에서 지유찬이 금빛 역영을 펼쳤다.



한국 수영은 25일 오후 9시54분에 열리는 남자 800m 계영을 통해 두 번째 금메달을 노린다. 간판 선수 황선우를 비롯해 이호준, 김우민, 양재훈이 팀을 이뤄 판잔러, 왕하오위 등이 출전하는 중국과 한판 승부를 펼친다.

남자 계영대표팀은 오전에 전체 13개팀 중 1위를 차지하며 아시안게임 사상 첫 단체전 금메달에 바짝 다가선 상태다.


사진=중국 항저우, 김한준 기자, 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