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⅔이닝 무실점' 류현진 왜 교체했나요?…"투구 내용+개수 모두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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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선전에도 사령탑은 냉정히 결정을 내렸다.

류현진은 18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3 미국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지난달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서 약 1년 2개월 만에 건강하게 복귀했다. 시즌 9번째 등판이던 이날, 선발승을 정조준했다. 5회 2아웃까지 투구 수는 83개(스트라이크 54개)였다. 1-0으로 앞서고 있었기에 아웃카운트 1개만 더 채우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그러나 벤치가 움직였다. 류현진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한계 투구 수에 다다랐고 위기 상황이었기에 교체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류현진은 지난 8차례 등판서 모두 투구 수 90개 이하를 기록했다. 지난달 14일 시카고 컵스전서 던진 86개가 시즌 최고치다. 결국 올 시즌 두 번째로 5이닝 전에 강판됐다. 지난달 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4이닝 무실점)서는 타구에 맞아 불가피하게 마운드를 넘겼다.



경기 후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류현진은 중요한 순간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라며 입을 열었다. 그는 "상대는 타자 9명 중 7명을 우타자로 배치했다. 류현진은 많은 위기 상황에 대처하며 투구했다. 이것이 류현진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칭찬을 보냈다.

5회를 마치기 전 류현진을 교체한 것에 관해서는 "이번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들과 투구 수 등 모든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류현진도 수긍했다. 현지 매체와 인터뷰서 그는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 중이라 매 경기가 중요하다. (조기 강판은) 중요하지 않다. 받아들여야 한다"며 "시즌 초반이라면 아쉬울 수 있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다. 벤치의 판단을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류현진은 패스트볼(37개)을 비롯해 체인지업(19개), 커브(13개), 커터(12개), 싱커(2개)를 골고루 구사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91.1마일(146.6㎞), 평균 구속은 시속 89.1마일(143.4㎞)이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93에서 2.62로 낮췄다. 노디시전으로 물러나 3승3패는 그대로다.



류현진의 1회초는 삼자범퇴였다. 세단 라파엘라를 우익수 뜬공, 롭 레프스나이더를 헛스윙 삼진, 저스틴 터너를 좌익수 뜬공으로 물리쳤다.

2회엔 라파엘 디버스에게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 애덤 듀발에게 좌전 2루타를 내줬다. 듀발의 타구는 관중석으로 들어가 인정 2루타가 됐다. 류현진은 무사 2, 3루서 파블로 레예스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유격수 보 비셋이 빠른 판단과 정확한 송구로 홈에서 주자 디버스를 아웃시켰다. 이어진 1사 1, 2루서 류현진은 트레버 스토리를 중견수 뜬공, 보비 달벡을 우익수 뜬공으로 제압했다.

3회초 선두타자 리즈 맥과이어에게 안타, 라파엘라에게 2루타를 맞았다. 다시 찾아온 무사 2, 3루 위기서 레프스나이더를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시켰다. 타구가 짧아 3루주자 맥과이어는 홈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이어 터너를 3루 땅볼로 처리했고 디버스에게 볼넷을 내줬다. 2사 만루서 듀발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류현진은 4회초 레예스를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요리했다. 후속 스토리에게 3루 땅볼을 유도했으나 맷 채프먼의 포구 실책이 나왔다. 1사 1루서 달벡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1사 1, 3루가 됐다. 맥과이어에게 병살타를 유도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5회초엔 라파엘라를 투수 땅볼로 직접 아웃시켰다. 레프스나이더에게 내야 안타를 맞았다. 직접 공을 잡았으나 1루로 송구하지 못했다. 1사 1루서 터너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고, 디버스에게 볼넷을 줬다. 

2사 1, 2루에 류현진의 투구 수가 83개가 되자 슈나이더 감독이 움직였다. 류현진은 이미 가르시아에게 바통을 넘겼다. 가르시아가 듀발을 헛스윙 삼진으로 정리해 5회를 마무리했다.



토론토는 2회말 키어마이어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내 1-0으로 앞서나갔다. 5회말 돌턴 바쇼의 솔로 홈런으로 2-0, 점수를 벌렸다. 7회초 레예스에게 적시타를 맞아 1실점을 기록, 2-1로 쫓겼다. 9회초 2아웃에서 에릭 스완슨이 디버스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2-2 동점이 됐다. 토론토는 9회말 1사 1루서 나온 채프먼의 끝내기 안타로 짜릿한 3-2 승리를 거뒀다.

3연승을 질주했다. 시즌 83승째(67패)다. 더불어 텍사스 레인저스를 제치고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2위로 올라섰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3위인 토론토는 와일드카드 순위 3위 안에 들어야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을 수 있다.

지난 12~15일 경쟁 상대인 텍사스와의 맞대결서 내리 4연패를 당해 충격에 빠졌다. 대신 16일부터 이날까지 보스턴에 3연승을 거두며 만회했다. 18일 텍사스가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에 2-9로 패해 3연패하자, 텍사스를 와일드카드 3위로 밀어내고 2위로 올라섰다. 

슈나이더 감독은 "스윕을 당한 뒤 스윕승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 선수들은 이번 3연전에서 훌륭한 투구를 했고, 적절한 공격을 펼쳤다. 수비도 뛰어났다"고 박수를 보냈다.



한편, 현지 언론은 류현진의 투구에 찬사를 쏟아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의 키건 매티슨 기자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류현진은 많은 안타를 허용하고 수비의 도움도 필요로 했지만, 이번에도 견고한 투구를 이어갔다. 선발투수 알렉 마노아가 로테이션에서 빠져있는 상황에서 류현진의 가치는 무척 크다"고 칭찬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토론토에선 마무리투수 조던 로마노와 핵심 불펜 조던 힉스가 이전 두 경기에서 연투해 이날 등판할 수 없었다. 그 가운데 류현진과 다른 구원투수들이 실점을 최소화해 팀 승리를 이끌었다"고 전했다.

지역지 토론토 선은 "보스턴 타선은 류현진을 상대로 (적지 않은) 타구를 만들어 냈지만, 득점과 연결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사진=AP, Reuters/연합뉴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