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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전 4-1 대승 여파냐?"…日 엔토 와타루 90분 내내 벤치→'3호골' 황희찬과 한일전 무산

기사입력 2023.09.17 10:30 / 기사수정 2023.09.17 10:38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공격수 황희찬(울버햄프턴)이 선발로 나와 득점까지 터트린 가운데 일본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엔도 와타루(리버풀)는 벤치만 지키면서 한일전이 불발됐다.

리버풀은 지난 16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프턴 몰리뉴 경기장에서 열린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맞대결에서 전반 7분 만에 황희찬한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전에 내리 3골을 터트리면서 3-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기선제압에 성공한 건 홈팀 울버햄프턴이었다. 전반 7분 리버풀 공격을 차단한 울버햄프턴은 왼쪽 측면에 있던 페드루 네투가 60m를 질풍처럼 드리블한 뒤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상대 수비 3명을 순식간에 뚫고 반대편으로 낮게 크로스했다. 알리송 베케르 골키퍼와 상대 수비라인 사이 공간에 볼이 절묘하게 떨어졌고, 이 때 황희찬이 쏜살 같이 달려들어 골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대각선 슛을 쐈다.

알리송이 재빨리 황희찬의 슛을 막았으나 볼은 이미 골라인을 넘어간 뒤였다.





황희찬은 바로 골을 확인하고는 홈팬 앞으로 뛰어가며 펄쩍펄쩍 뛰고 주먹을 치켜들었다. 그리고 최근 레알 마드리드 골 넣는 미드필더 주드 벨링엄이 해서 유명한 '두 팔 펼치는' 세리머니로 자축했다.

이날 골은 황희찬의 시즌 3번째 골이다. 불과 5경기 만에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골과 맞먹는 득점 수를 기록하게 됐다. 또한 지난 2021년 울버햄프턴에 입단한 뒤 처음으로 두 경기 연속골에 성공했다.

지난 2021년 독일 분데스리가 RB라이프치히에서 울버햄프턴으로 옮긴 황희찬은 첫 시즌 프리미어리그 5골을 넣었으나 두 번째 시즌인 2022/23시즌엔 골 수가 3골로 줄었다. 지난 시즌 내내 프리미어리그에서 넣었던 3골을 이번 시즌엔 5경기 만에 넣은 셈이 됐다.

특히 황희찬은 이번 리버풀전까지 합해 선발로 2번 교체로 3번 나선 셈인데, 출전시간을 합하면 200분에 불과하다. 200분에 3골을 폭발했으나 66분에 한 골씩 넣은 셈이다. 축구 경기가 90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당 1.36골로 수준 높은 골 감각을 펼쳐보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황희찬은 이번 경기를 통해 리버풀 킬러로도 다시 한 번 유명세를 떨치게 됐다. 그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뛰던 2019/2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리버풀을 상대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당시 홀란, 미나미노 다쿠미와 잘츠부르크 삼각 편대를 이뤄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을 혼냈다. 비록 잘츠부르크가 3-4로 졌으나 황희찬의 공격력이 프리미어리그 명문 구단과 견주어도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후 라이프치히로 옮긴 뒤에도 챔피언스리그에서 리버풀을 두 번 만난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하면서 더욱 자주 마주치는 리버풀을 꾸준히 혼내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리버풀전에서 골을 넣었고, 리그 경기에서는 상대 자책골을 유도하는 등 리버풀을 상대로 인상적인 장면을 자주 만들었다. 이날도 다르지 않아 네투와 함께 좌우에서 리버풀 수비를 흔든 끝에 한 골을 폭발했다.

황희찬은 선제골 이후에도 상대 전방 압박을 효과적으로 뚫어내며 리버풀을 곤욕스럽게 만들었다. 전반 28분에도 네투가 드리블하다가 반대편으로 크로스한 것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받아 치고 들어갔으나 리버풀 수비에 막혀 슛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전반 37분엔 상대 공격수 조타가 왼쪽 측면을 돌파할 때 황희찬이 골라인 부근까지 깊숙히 내려와 등지는 수비로 조타의 돌파 의지를 막아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 때 잠시 목 통증을 호소, 부상이 잦은 그를 안타깝게 지켜보는 울버햄프턴 팬들과 한국 팬들의 속을 태웠으나 이내 회복하고 다시 뛰었다.





황희찬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은 채 전반전을 마무리하면서 울버햄프턴이 프리미어리그 명문 리버풀을 잡아낼 수도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커졌지만, 리버풀은 리버풀이었다. 지난달 28일 리그 3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 원정 경기에서 한 명이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임에도 2-1 역전승을 거두는 저력을 보여줬던 리버풀은 이를 울버햄프턴전에서 재현했다.

리버풀은 후반 10분 코디 학포의 동점골로 경기 균형을 맞췄다. 모하메드 살라가 골문 앞으로 붙힌 패스를 학포가 발만 갖다 대면서 골망을 흔들었고, 이를 시작으로 분위기를 탄 리버풀은 울버햄프턴 골문을 여러 차례 두드렸다.

역전골을 터트린 건 레프트백 앤디 로버트슨이었다. 후반 40분 살라의 침투 패스를 받아 박스 안으로 집인한 로버트슨이 곧바로 슈팅을 가져가 울버햄프턴 골망을 가르면서 스코어를 2-1로 만들었다. 이로써 학포의 동점골을 도왔던 살라는 로버트슨의 역전골까지 도우면서 도움 2개를 적립했다.

울버햄프턴은 승점 1점이라도 챙기기 위해 막판 공세에 나섰으나 오히려 리버풀이 후반 추가시간에 쐐기골을 넣으면서 울버햄프턴 추격 의지를 꺾어버렸다. 하비 엘리엇의 중거리 슈팅이 우고 부에노 다리에 맞고 굴절돼,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가면서 점수 차가 벌려졌다. 만약 부에노 다리에 맞지 않았다면 그대로 골라인 밖으로 나갔기에, 리버풀의 쐐기골은 부에노의 자책골로 기록됐다.





결국 리버풀은 후반전에 3골을 터트리는 저력을 과시하면서 리그 4연승을 질주. 개막 후 무패 행진을 달리면서 승점 13(4승1무)로 리그 3위에 올랐다. 1위는 디펜딩 챔피언이자 5전 전승 중인 맨체스터 시티(승점 15)가 차지 중이고, 2위엔 리버풀과 마찬가지로 4승1무 무패 행진 중인 토트넘 홋스퍼(승점 13)가 올라와 있다.

한편, 경기에서 패하긴 했지만 기대했던 황희찬의 득점이 터지면서 환호성을 지른 국내 축구 팬들은 또 하나의 매치 포인트였던 한일전이 성사되지 않아 아쉬움을 드러냈다. 리버풀은 이날 일본 축구대표팀 주장 엔도를 벤치 명단에 포함시켰지만, 경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엔도를 투입시키지 않았다.

30세 베테랑 미드필더 엔도는 지난달 18일 이적료 1620만 파운드(약 276억원)에 리버풀로 이적하면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다. 많은 기대를 받고 프리미어리그 명문 리버풀에 입성했지만 엔도는 리버풀 유니폼을 입은 후 총 3경기에 나왔다. 

지난달 20일 리그 2라운드 본머스전에서 후반전 교체로 나와 합류하자마자 데뷔전을 가진 엔도는 리그 3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서 선발로 출전했지만 후반 13분에 교체됐다. 이후 빌라전에선 후반 42분에 교체 투입되면서 추가시간을 포함해 약 7분가량 경기를 소화했다.





9월 A매치가 끝나고 첫 경기인 울버햄프턴전에선 벤치만 지키면서 일부 팬들은 이럴 거면 굳이 엔도를 영입한 이유가 무엇인지 의구심까지 생겼다. 일각에서는 최근 독일 축구대표팀이 일본한테 참사를 당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농담까지 했다.

'전차군단' 독일은 지난 10일 일본한테 홈에서 1-4 참패하면서 축구 팬들에게 충격을 줬다. 최근 부진이 계속되면서 감독 자리가 위태위태했던 한지 플릭 감독은 일본전 참사가 결정타가 되면서 독일 축구대표팀 사령탑 자리에서 경질됐다.

이날 엔도는 일본 대표팀 주장으로 선발로 나와 중원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A매치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였음에도 울버햄프턴전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BR 풋볼'은 엔도가 독일을 완파하면서 조국이 독일인 클롭 감독을 자극했다고 농담했을 수도 있다고 농담했다.

물론 클롭 감독이 그러한 이유로 선수의 출전을 막는 지도자는 아니기에 단순한 우스갯소리이지만, 그만큼 엔도가 리버풀에서 와서 기회를 제대로 받지 못하자 이러한 농담까지 등장했다.





한편, 클롭 감독은 지난 4일 인터뷰를 통해 엔도는 현재 적응 단계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다. 그는 "우리는 여전히 점유율에 초점을 맞춘 반격과 압박의 팀"이라며 "이는 선수가 특정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걸 의미하는데, 엔도가 너무 깊게 위치해 있는 건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난 엔도와 대화를 나눴고, 우린 이 문제를 다룰 것"이라며 "엔도가 이를 완벽하게 하기를 열망하고 있으며, 훈련에서 엔도는 공간이 더 좁을 때 마치 기름칠이 잘 된 기계처럼 작동한가는 걸 알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 "엔도는 훈련이 필요할 뿐이며, 모든 것들이 제자리에 맞을 것이다"라며 엔도가 적응을 마치며 차후 리버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진=B/R 풋볼 SNS, AP, EPA, PA Wire, DPA/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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