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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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수치스러웠다"…'12년 헌신' DF에 소송 당하다→명문 유벤투스의 민낯

기사입력 2023.09.15 11:55

이태승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레전드를 이렇게 떠나보내나.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유벤투스가 폴 포그바의 도핑 스캔들에 이어 12년간 헌신했던 선수의 소송 제기로 골머리를 앓게 됐다. 레전드급 선수가 구단에 총을 겨누는 상황을 맞았다.

영국의 공영방송 BBC는 15일 "12년간 세리에A 최강 유벤투스에서 헌신했던 이탈리아 수비수 레오나르도 보누치가 친정팀을 향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보누치는 유벤투스를 넘어 21세기 이탈리아 축구사에 빠질 수 없는 '리빙 레전드'다. A매치 121경기에 출전하며 2년 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 주역이 됐고 지금도 이탈리아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다. 유벤투스에선 2010~2017년, 2018~2023년 등 총 12시즌을 소화하면서 세리에A 357경기에 나섰다.



그가 있을 때 유벤투스를 세리에A 8번 정상에 올랐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도 2번 했다.

지금은 독일 우니온 베를린으로 이적한 보누치가 정들었던 팀에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지난 여름 미국에서 열린 유벤투스의 프리시즌 투어에 참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4일 이탈리아 언론사 '스포르트 미디아세트'에서 공개한 보누치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내 계약 조건 중 하나는 기술적인 측면과 상관없이 무조건 팀과 함께 훈련하는 것, 다음 시즌에 뛸 수 있는 몸상태를 만들어주는 것이었다"고 했다. 유벤투스가 보누치를 전력 외로 분류하더라도 훈련엔 함께 데리고 가야하는데 그걸 어겼다는 게 보누치의 주장이다.

보누치는 이어 "해당 계약 조건은 어긋났고 난 팀과 훈련하지 못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축구)을 하지 못했다"며 울분을 토한 뒤 "허탈하고 수치스럽다"며 자신의 커리어가 유벤투스에서 아름답게 끝나지 못한 것에 대한 슬픔을 드러냈다. 보누치는 결국 지난 여름 1년 남은 유벤투스와 계약기간을 포기하고 자유계약 신분이 된 뒤 우니온 베를린으로 갔다.




보누치가 자신의 청춘을 바친 유벤투스를 떠난 이유론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과의 불화가 꼽힌다. 알레그리 감독과 사이가 틀어지며 선수단에서 제외된 것이다. 알레그리 감독은 지난 시즌 직후 유벤투스에서 경질될 것이란 얘기가 파다했으나 결국 자리를 지켰고 이에 보누치가 쫓겨나는 상황이 됐다.

지난 2014년 유벤투스 지휘봉을 잡은 뒤 2019년 떠났다가 2021년 복귀한 알레그리 감독은 보누치를 수비 핵심으로 삼아 성공을 이뤘으나 어느샌가 그와 갈등이 커지면서 내치는 상황이 됐다.

보누치는 소송을 거는 이유에 대해 "내가 유벤투스에서 커리어를 마무리할 수 있게끔 도와주었어야할 사람들이 전혀 그러지 못했다"고 밝혔다.

유벤투스가 구단 떠난 선수와 소송에 휘말리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공격수로 7년간 293경기 115골을 넣은 파울로 디발라가 AS로마로 이적한 뒤 "유벤투스가 밀린 급여를 제대로 주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유벤투스는 지난 시즌 회계장부 조작 혐의로 승점이 깎이는 등 구단 운영 문제로 수난을 겪었다. 이번 시즌 UEFA 클럽대항전 출전 금지 징계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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