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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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혁의 대기록이 아름다운 이유

기사입력 2006.05.24 09:41 / 기사수정 2006.05.24 09:41

윤욱재 기자

불멸의 신화는 계속된다.

'위풍당당' 양준혁(삼성)이 개인 통산 최다 루타 신기록을 수립하며 또 한 번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23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한화와의 경기에서 1회초 타석에 들어선 양준혁은 한화 선발투수 양훈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터뜨리며 본인의 기록 달성을 자축했다.

양준혁은 개인 통산 최다 루타 부문은 물론 자신이 이미 세워놨던 최다 안타, 2루타, 득점, 타점, 볼넷, 사사구 등 총 7개 부문에 걸쳐 1위에 랭크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3일엔 역대 세 번째로 300호 홈런을 달성, 모든 것을 갖춘 진정한 최고 타자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양준혁은 '살아있는 역사' 그 자체다. 1993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어느덧 프로 14년차에 접어든 양준혁은 그동안 꾸준한 성적을 올림과 동시에 스타 기질을 발휘하며 삼성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불혹에 가까운 나이로 노장 소리를 듣고 있지만 젊은 선수 못지 않은 열정과 노력으로 올시즌 최고의 강타자로 손꼽히고 있다.

지난 시즌의 부진도 양준혁을 자극한 것은 물론이다. 양준혁은 역대 최악의 시즌을 보냈던 지난해를 곱씹으며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이를 악물고 비정한 심정으로 훈련에 임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올시즌을 대비했을지도 모른다.

하늘은 노력하는 자를 배신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양준혁은 전반적인 투고타저의 분위기가 형성되는 가운데에서도 전성기 못지 않은 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심정수가 부상으로 이탈하고 김한수, 조동찬 등 팀 타선의 주축 선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홀로 타선을 이끄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진정한 스타는 팀이 어려울 때 빛을 발하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양준혁의 대기록 행진에 눈길이 가는 것은 꾸준함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양준혁이 차곡차곡 쌓아온 기록들이 드디어 최고의 경지에 올랐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그동안 양준혁은 수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각양각색의 투수들을 상대해왔다. 타자로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것은 물론 상대 투수의 투구 패턴을 읽고 공략했던 게 수차례. 냉정한 프로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투수들과 싸웠던 노력의 흔적이 비로소 기록으로 증명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팬들은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며 양준혁의 대기록 달성을 축하하고 있다. 특히 삼성팬들은 삼성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양준혁이 프로야구의 역사를 바꾸고 있다는 사실에 엄청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삼성팬들은 양준혁이 삼성 유니폼을 입기 위해 일부러 군입대를 했다는 사실과 해태-LG를 거쳐 다시 삼성으로 돌아와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던 순간을 잊지 않고 있다. 지난 2005시즌이 끝나고 FA 자격을 재취득한 양준혁은 구단에 백지위임을 선언, 영원히 삼성에 뼈를 묻고 싶다는 말을 남기며 팬들을 감동시키기도 했다.

양준혁 역시 대기록들을 수립하며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고 있다. 이런 대기록들은 수많은 세월과 함께했던 땀 한 방울이 모여 만든 결정체라 할 수 있다.

양준혁의 아름다운 기록 행진은 계속된다. 불혹의 나이가 되어서도 활기 넘치는 배팅을 선사하고 싶다는 그의 의지가 더욱 불타오르는 이유다.

(사진 = 삼성라이온즈)



윤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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