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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향남의 첫 승이 값진 이유

기사입력 2006.05.14 05:34 / 기사수정 2006.05.14 05:34

김광수 기자
    

▲ 최향남 ⓒ 한국야구위원회 

마침내 첫 승이다.미국 진출 후 클리블랜드 산하 트리플A 버팔로 비슨스에서 시작한 최향남이 워싱턴 산하 트리플A 팀인 오타와와의 홈경기에 시즌 첫 선발로 등판 5이닝 동안 3안타 무실점의 호투로 미국 진출 이후 첫 승을 따냈다.최근 부진한 모습을 한 방에 날려 버리는 그야말로 깜짝 투구를 펼치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조금씩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11번째 경기만에 첫 선발 등판, 깜짝 승리

그 동안 최향남은 중간계투로만 10경기에 등판했다.1패를 기록했고, 홀드를 2개를 따내 그 자체만으로도 높이 평가할 만했다.우리 나이로 서른 여섯이라는 결코 적지 않은 나이에서 따낸 성적이었고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무모한 도전이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그것도 눈부신 호투로 선발승을 올려 그의 도전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진행중이라는 것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게 만들었다.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첫 승 만큼이나 값진 승리

최향남의 첫 승은 박찬호가 기록한 메이저리그 첫 승 만큼이나 값진 승리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아니 지금 생각으로는 박찬호의 첫 승보다 더욱 돋보인다는 생각이 든다.박찬호의 경우 당시 역대 메이저리그 신인 계약금 중 손에 꼽힐 정도의 금액으로 빅리그 무대로 직행하며 스포트라이트라도 받았지만 최향남의 경우 국내보다 낮은 대우를 받으며 어떠한 스포트라이트도 받지 못한 채 묵묵히 빅리그 마운드에 조금씩 다가서고 있기 때문이다.

최향남의 첫 승 소식을 접하는 순간 그가 빅리그에 승격한 것처럼 하루 종일 감동으로 가슴이 벅차 올랐다.그의 도전이 무모한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었다.진정한 용기가 무엇이고 도전이 무엇인지 오늘의 첫 승이 모든 것을 말해 준다.적지 않은 나이에 한참 어린 나이의 선수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도 그의 도전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오히려 그의 도전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 같아 아름다워 보인다.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좀 성급한 판단일지 모르겠지만 이대로 가면 로스터가 늘어나는 9월에 빅리그 마운드에 당당히 서 있는 최향남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아니 그가 빅리그 마운드에 서는 것을 꼭 보고 싶다.국내에서 야구할 수 있는 여건을 뒤로하고 빅리그에 서는 꿈을 꾸며 노력을 해왔던 그였기 때문이다.이제 그 꿈을 향한 전초전은 이미 시작되었다.

한국 유학생이 준 햇반과 김이 지금까지 먹은 음식 중에 제일 맛있었을 정도로 눈물겨운 마이너리그 생활을 하고 있는 최향남. 말도 통하지 않는 답답한 미국 생활이지만 오늘의 호투를 발판삼아 빨리 그가 빅리그 마운드에 서서 그 눈물겨움과 답답한 생활을 훌훌 털어버리길 기대해 본다.


김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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