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한화 이글스 간판타자 노시환이 생애 첫 홈런왕을 향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생애 첫 30홈런 고지를 밟은 날 자신의 우상의 뒤를 잇고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화는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시즌 12차전에서 5-3으로 이겼다. 길고 길었던 8연패의 사슬을 끊어내고 9월 첫승을 신고했다.
노시환은 이날 3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한화가 1-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루에서 LG 우완 유영찬을 상대로 2점 홈런을 쏘아 올려 시즌 30호 홈런을 때려냈다.
노시환은 프로 데뷔 첫해였던 2019년 1홈런을 시작으로 2020년 12홈런, 2021년 18홈런을 폭발시켜 한화는 물론 리그 전체에서 손꼽히는 우타 거포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6홈런에 그치며 성장이 다소 정체됐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해 유망주 껍질을 완전히 깨뜨렸다. 리그 홈런 2위 SSG 랜더스 최정(24홈런)과 격차를 6개로 벌리면서 홈런왕 타이틀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지난달 19일 KT 위즈전에서 시즌 29호 홈런을 기록한 이후 7경기 연속 손맛을 보지 못하는 지독한 아홉수에 빠졌지만 9월 시작과 함께 극복하면서 리그에서 가장 먼저 올 시즌 30홈런을 달성한 주인공이 됐다.
노시환은 경기 후 "30홈런이 거포의 상징인데 올해 처음으로 달성하게 돼 기분이 너무 좋다"며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더 많은 홈런을 치고 싶다. 매년 꾸준히 30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가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마음 같아서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 전까지 매 경기 1~2개씩 치고 싶다"면서도 "아홉수도 깨진 만큼 홈런에 대한 욕심은 조금 접어두고 마음 편하게 타석에 들어가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노시환은 이제 자신의 우상이자 한화의 레전드 김태균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게 목표다. 입단 당시부터 '포스트 김태균'이라는 영광스러운 별명을 얻었고 프로 5년차에 대선배의 명성에 걸맞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김태균은 3년차였던 2003 시즌 31홈런을 기록한 뒤 2008 시즌 또 한 번 31홈런을 쏘아 올려 홈런왕 타이틀을 따낸 바 있다. 한화는 김태균 이후 누구도 홈런왕에 오르지 못했다.
노시환은 "김태균 선배님의 후계자라는 말은 너무 좋다. 너무 존경하고 선배님을 따라갈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며 "김태균 선배님처럼 꾸준함을 보여줘야 후계자라는 말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지난 14년 동안 한화에서 홈런왕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한화팬들께서 거포에 대한 갈증이 있으실 것 같은데 내가 홈런왕이 되면 조금은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현재 페이스를 잘 유지해서 꼭 홈런 1위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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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