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토트넘 새 주장으로 첫 경기를 치른 손흥민이 페널티킥 허용 및 이른 시간 교체 아웃이라는 부진한 활약으로 팀 내 두 번째로 낮은 평점을 받았다.
토트넘은 1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렌트퍼드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전반 11분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골로 앞서간 토트넘은 전반 26분 손흥민의 수비 실책으로 페널티킥을 내줬고, 브라이언 음뵈모에게 실점했다. 이어 요아네 위사에게 역전골을 내주며 흔들렸지만 전반 추가시간 에메르송 로얄의 멋진 중거리 포로 원정에서 승점 1점을 따냈다.
이날 토트넘은 4-3-3으로 나섰다.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골문을 지켰고 에메르송 로얄,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더펜, 데스티니 우도지가 백4를 형성했다. 올리버 스킵, 이브 비수마, 제임스 매디슨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으며 데얀 쿨루세브스키, 히샤를리송, 손흥민이 최전방 3톱으로 출격해 득점을 노렸다.
브렌트퍼드는 5-3-2로 맞섰다. 마크 플레켄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애런 히키, 네이선 콜린스, 에단 피녹, 크리스토페르 아예르, 리코 헨리가 백5를 구성했다. 마티야스 옌센, 크리스티안 뇌르고르, 비탈리 야넬트가 중원에 섰으며, 요아네 위사, 브라이언 음뵈모가 투톱을 이뤘다.
경기에 앞서 새 시즌 주장으로 선임된 손흥민은 이날 경기가 공식적으로 주장 완장을 차고 치르는 첫 경기였다.
손흥민은 선수들을 데리고 브렌트퍼드 경기장을 찾아준 토트넘 팬들을 위해 원정팬 좌석으로 다가가 인사를 전했다. 선수들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며 사기를 끌어올렸다. 팬들도 박수로 화답하며 리그 첫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하지만 이날 손흥민의 활약은 아쉬웠다. 로메로의 선제골 직전 상황에서 프리킥을 얻어낼 때 매디슨과 한 차례 좋은 호흡을 보여준 것이 전부였다.
전반 10분 매디슨이 중앙에서 드리블 후 측면에 위치하던 손흥민과 원투 패스를 주고 받으며 서로 위치를 바꿨다. 손흥민이 수비를 끌고 중앙으로 이동했고, 측면으로 빠진 매디슨이 반칙을 얻어내 프리킥을 만들었다.
이어진 공격에서 선제골이 터졌다. 매디슨이 오른발로 날카롭게 감아찬 공이 로메로 머리로 향했고, 로메로가 다이빙 헤더로 마무리했다. 느린 장면으로 봤을 때 로메로가 수비보다 살짝 앞서 있는 것처럼 보였으나 VAR 결과 아무 문제가 없다는 판정이 나왔다. 토트넘의 시즌 첫 골 주인공이 로메로가 된 순간이었다. 또한 토트넘이 프리키을 도맡아 차던 해리 케인 이탈 후 새로운 프리키커를 얻은 순간이기도 했다.
이후 손흥민에게 악몽이 찾아왔다. 브렌트퍼드가 공세에 나섰고, 전반 23분 수비 실수로 페널티킥을 내줬다. 박스 안에서 브렌트퍼드 얀센을 걸어 넘어뜨렸으나 처음에는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고 경기가 그대로 진행됐다.
그러나 주심이 VAR을 확인하러 갔고, 그제야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손흥민의 오른발이 얀센의 왼발과 접촉이 있었다는 판정이었다. 손흥민은 주심에게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키커로 나선 음뵈모가 비카리오 골키퍼 타이밍을 완벽하게 빼앗는 왼발 슛으로 골문 반대편에 꽂아넣었다.
동점을 허용한 토트넘은 곧바로 역전까지 내주며 끌려갔다. 불안했던 오른쪽 수비가 무너지면서 실점을 기록했다. 브렌트퍼드가 전반 36분 직선적인 플레이로 측면을 빠르게 돌파했다. 헨리의 컷백을 위사가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다. 비카리오 골키퍼가 방향을 잘 읽었으나 공이 신입생 판더펜 발에 맞고 굴절돼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손흥민에게 만회할 기회가 찾아오기도 했다. 전반 추가시간 브렌트퍼드 수비가 걷어낸 공이 측면에서 대기하고 있던 손흥민에게 흘렀다. 손흥민이 지체없이 왼발 발리슛으로 이어가봤지만 골대 옆으로 빗나갔다.
다행히 전반 추가시간 에메르송의 멋진 중거리 슛이 터지면서 2-2 동점이 됐다. 후반 14분 오랜만에 손흥민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쿨루세브스키의 중거리 슈팅이 수비 몸에 맞고 굴절돼 손흥민 쪽으로 흘렀다. 앞에 수비가 없어 손흥민은 마음 먹고 슈팅을 때려봤다. 하지만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았고, 플레켄 골키퍼가 발로 막아냈다. 손흥민이 다시 공을 잡아 중앙으로 내줬고, 판더펜이 슈팅으로 이어가봤지만 이번에도 골문을 열지 못했다.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손흥민은 후반 30분 이반 페리시치와 교체돼 주장 데뷔전을 공격 포인트 없이 마무리했다.
경기 후 손흥민에게 낮은 평점이 매겨졌다.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풋몹은 손흥민에게 평점 6.2점을 부여했다. 풀타임을 소화하면서도 무색무취였던 스트라이커 히샤를리송(5.9점)에 이어 팀 내 2번째로 낮은 평점이었다.
런던 지역지 풋볼런던도 마찬가지였다. 매체는 "토트넘 새 주장 손흥민은 얀센의 발을 터치해 페널티킥을 내줬다.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2개의 슈팅을 제외하고 왼쪽 측면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고 6점을 줬다.
후스코어드닷컴도 손흥민에게 6.1점을 매겼다. 올리버 스킵(5.9점)에 이어 팀 내에서 2번째로 낮은 평점을 부여하며 이번 경기 활약이 눈에 띄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토트넘은 오는 20일 오전 1시 30분 홈 구장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에릭 턴하흐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그 2라운드 및 시즌 홈 개막전을 치른다.
손흥민이 맨유를 상대로 득점포를 가동해 주장 선임 후 첫 승리를 가져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PA Wire/연합뉴스, 풋몹, 후스코어드닷컴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