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레알 마드리드가 프리시즌 친선전에서 결정력 부족에 시달리면서 스페인 현지에서 킬리안 음바페(PSG)를 당장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4일(한국시간) "유벤투스전에서 진단이 나왔다. 음바페 영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라는 제목으로 레알에게 하루빨리 음바페를 영입할 것을 조언했다.
매체가 이런 조언을 하게 된 배경은 다음과 같다. 레알은 2023 여름 프리시즌을 맞이해 미국 투어를 떠나 AC밀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바르셀로나, 유벤투스를 상대로 친선 경기 4연전을 준비했다.
밀란전에서 3-2로 승리해 깔끔한 첫 승을 거둔 레알은 두 번째 상대인 맨유도 2-0으로 완파하면서 친선전 2연승을 질주했지만 나머지 2경기에서 골 결정력 부재가 여실히 드러나면서 2연패를 당했다.
먼저 지난달 30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에 위치한 AT&T 스타디움 바르셀로나와 '엘 클라시코'를 갖게 된 레알은 한 골도 넣지 못하고 0-3으로 완패했다. 레알 핵심 공격수인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는 페널티킥까지 실축했다.
바르셀로나전을 마치고 레알은 지난 3일 플로리다 올랜도로 이동해 캠핑 월드 스타디움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유벤투스를 상대했다. 유벤투스전에선 비니시우스가 한 골 넣어 무득점 패배를 면했지만 3실점을 내주며 1-3으로 패했다.
물론 친선전은 선수들의 경기 감각, 컨디션, 조직력 등을 끌어올리는 경기이기에 결과에 일희일비해서는 안 되지만 '마르카'는 '바르셀로나-유벤투스' 2연전에서 레알이 보여준 저조한 득점력을 우려했다.
매체는 "레알의 프리시즌 4경기를 통해 성급한 결론을 내는 건 실수이겠지만 미국 투어는 빨리 시정되지 않으면 새 시즌을 좌우할 수 있고, 반박할 수 없는 2가지 사실을 남겼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투어를 통해 발견한 문제점 2개는 불안한 수비력과 좋지 않은 골 결정력이다. 매체는 "레알은 4경기에서 100번이 넘은 기회를 만들었지만 6골만 넣었고 8실점했기에 걱정이다"라며 "카림 벤제마와 마르코 아센시오가 떠나면서 뒷심이 부족해졌다"라고 지적했다.
2022 발롱도르 수상자이자 레알 레전드 벤제마는 36세 나이에 지난 시즌 모든 대회에서 43경기에 나와 31골 6도움을 기록하는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레알의 주포로 활약했다. 2009년부터 레알에서만 14년을 뛴 시즌이 끝난 후 계약이 만료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클럽 알 이티하드와 3년 계약을 체결했다.
주로 교체 멤버로 많이 출전했지만 51경기 12골 8도움을 기록하면서 슈퍼 서브로 활약했던 스페인 미드필더 아센시오도 계약이 만료돼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프랑스 리그1 챔피언 PSG(파리 생제르맹)로 이적했다.
지난 시즌 레알에서 도합 43골을 넣은 벤제마와 아센시오가 나갔음에도 공격수 쪽에 별다른 영입이 없으면서 '마르카'를 비롯해 레알 팬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33세 스페인 공격수 호셀루를 임대 영입했지만 팬들은 주전급 공격수 영입을 희망하고 있다.
아직 레알엔 지난 시즌 23골 21도움을 기록한 새로운 에이스 비니시우스가 남아 있지만 레알은 라리가와 유럽 챔피언을 노리는 클럽이므로 비니시우스 한 명으론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매체도 "레알이 비니시우스 한 명에게 모든 걸 맡기려고 하는 건 잘못된 것"이라며 "호셀루는 급하게 수혈된 선수이고, 호드리구는 여전히 30골을 넣어줄 축구선수처럼 보이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2001년생 브라질 윙어 호드리구는 지난 시즌 모든 대회에서 19골 11도움을 기록하며 레알 입단 이후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지만 미국 투어에서 열린 친선전 4경기 모두 침묵하면서 '마르카'에 신뢰를 주지 못했다.
이를 바탕으로 '마르카'는 "따라서 레알이 모든 대회에서 싸우고 싶다면 모든 길은 음바페 영입으로 연결된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음바페는 오래전부터 레알이 차기 스타플레이어로 낙점한 선수였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 회장부터가 음바페의 열렬한 팬이며, 음바페도 '드림 클럽'이 레알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알은 지난해 6월 음바페가 PSG와 계약 만료를 앞두면서 곧바로 계약 협상을 진행해 영입을 목전에 뒀지만, 음바페가 막판에 변심해 PSG와 2년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영입이 무산된 적이 있다.
영입이 무산된 지 약 1년이 지나 레알은 다시 한번 음바페를 영입할 기회를 잡았다. PSG가 내년 6월에 계약 기간이 만료됨에도 구단과 재계약을 맺을 생각이 없는 음바페를 이적시장에 내놓았다.
음바페는 지난해 여름 재계약을 맺을 때 2023년 7월 31일까지 1년 계약 연장 조항을 발동할 수 있는 권한을 얻었지만 끝내 계약 연장을 원하지 않아 조항 발동을 거부하면서 PSG와 완전히 갈라섰다.
이미 PSG는 음바페와 결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일본과 대한민국을 방문하는 아시아 투어에서 팀 내 최고의 스타 음바페를 제외했고, 최근엔 온갖 홍보 포스터와 홈페이지에서 음바페 얼굴을 지워버렸다.
일부 프랑스 현지 언론들은 PSG가 음바페가 팀을 떠나지 않는다면 1군 훈련 금지, 선발 제외,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명단에서 제외 등과 같이 더 강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전하면서 이번 여름 음바페의 거취에 이목을 쏠렸다.
만약 PSG는 레알이 적절한 이적료를 지불한다면 기꺼이 음바페를 보낼 의향이 있다. 이미 사우디아라비아 클럽 알 힐랄이 이적료로 3억 유로(약 4303억원)를 제의해 음바페를 중동에 보내려고 했지만 선수가 이적을 거부하면서 무산됐다.
문제는 PSG가 원하는 이적료 액수가 레알에게 너무 부담스러운 액수라는 점이다. PSG가 음바페 몸값으로 책정한 금액은 무려 2억 5000만 유로(약 358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클럽 중 하나로 꼽히는 레알도 쉽게 지출할 수 없는 액수이다. 레알이 지금까지 가장 많은 돈을 주고 영입한 선수는 1억 1500만 유로(약 1640억원)에 첼시에서 데려온 에덴 아자르이다.
게다가 음바페는 1년 뒤면 계약 기간이 만료돼 이적료 0원으로 데려올 수 있기에 레알은 내년에 공짜로 영입 가능한 음바페를 아자르 이적료의 2배가 넘는 금액을 주고 데려와야 하는지 의문을 드러냈다.
레알의 갖고 있는 의문은 합리적이지만 프리시즌 기간 중 공격진들의 득점력이 매우 저조하다는 문제점이 확인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또 음바페가 또 변심해 PSG와 재계약을 맺거나 레알이 아닌 다른 클럽으로 FA 이적을 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투어를 마친 레알은 오는 13일 아틀레틱 빌바오와 라리가 개막전을 치르면서 2023/24시즌을 시작한다. 미국 투어에서 알게 된 문제점을 레알이 심각하게 받아들이면서 음바페 이적을 적극 시도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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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