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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파아메리카 개막①] 남미축구 '공공의 적' 아르헨티나

기사입력 2011.06.21 10:09 / 기사수정 2011.06.21 14:47

윤인섭 기자

 

[엑스포츠뉴스=윤인섭 기자] 'Los Argentinos son unos creídos'. '아르헨티나 놈들은 잘난체 하는 작자들이야'란 표현은 '콧대높은' 아르헨티나 백인들로부터 갖은 무시를 당하는 남미 다른 나라 사람들의 반감을 표현하는 말이다.  파라과이, 페루, 칠레 등 아르헨티나의 인접국들이 이러한 '오만함'이 향하는 주요 대상인데 그중 가장 멸시를 받는 공간이 바로 코파 아메리카 2011 조별리그 A조에 함께 편성된 볼리비아다.   

지난 남아공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볼리비아가 6-1 대승을 거뒀듯, 아르헨티나와 볼리비아의 경기는 상식을 뒤집는 결과가 나오곤 했다. 물론 당시 경기가 해발 4,000m 이상의 악명높은 볼리비아의 홈 경기였지만, 남미의 어느 나라보다 아르헨티나에 대한 '악감정'과 '설움'으로 복받친 볼리비아는 클럽 축구 레벨에서도 아르헨티나 클럽들을 상대로 심심찮게 자기실력 이상의 투혼을 발휘해 왔다.

이번 경기가 남반구의 겨울에 펼쳐진다는 점도 서늘한 고산기후에 단련된 볼리비아 선수들에겐 다행스러운 점이다. 만약 볼리비아전을 북부의 살타나 후후이에서 가졌다면, 아르헨티나는 엄청난 볼리비아 이민자들로 인해 제대로 된 응원조차 받지 못했을 것이다.

2강 2약의 A조(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볼리비아, 코스타리카)

개최국 아르헨티나로서는 최상의 조편성이다. 콜롬비아는 언제나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이지만, 포트2의 칠레, 파라과이에 비해선 한층 수월한 상대다. 볼리비아는 남미 최약체로 꼽히고 있고 일본을 대신한 코스타리카는 이번 대회에 올림픽 대표를 주축으로 참가한다. 아르헨티나와 콜롬비아의 8강 진출이 유력하다.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회 개최국으로 18년 만의 남미 정상 복귀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남아공 월드컵 이후 세르히오 바티스타 감독이 부임, 전임 디에고 마라도나 시절보다 한 층 안정된 전력을 꾸렸다는 평가지만 기복이 심한 경기력은 여전하다. 스페인, 브라질, 포르투갈 등 강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아르헨티나 축구의 자존심을 세웠지만, 일본에 패하고 미국-코스타리카와 비기는 등 상대의 밀집수비 공략에 큰 약점을 보였다.

아르헨티나의 고민, 골키퍼와 센터백

세르히오 로메로(AZ)-후안 파블로 카리소(리베르)-마리아노 안두하르(카타니아)가 선발된 골키퍼 자리는 바티스타 감독의 가장 큰 골칫거리다. 남아공 월드컵을 통해 주전 자리를 꿰찬 로메로는 올 시즌 잦은 부상으로 부진한 활약을 보였고 카리소는 몇차례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자신의 빛나는 선방쇼를 퇴색시켰다. 안두하르는 다소 무난한 활약을 보였지만 그렇다고 아르헨티나 문전을 믿고 맡기기에는 성이 차지 않는다.

수비진은 바티스타 감독이 가장 큰 폭으로 손을 본 공간이다. 마르틴 데미첼리스(말라가)-왈테르 사무엘(인테르)-가브리엘 에인세(마르세유) 등 남아공 월드컵의 주축 수비진이 부상과 부진을 이유로 제외됐고 마라도나의 외면을 받은 하비에르 사네티(인테르)-가브리엘 밀리토(바르사), 신예 페르난도 로호(스파르타크)가 이들을 대체했다.

그러나 소속팀에서 제 자리를 잡지 못한 밀리토가 주전 수비수로 나서야 할 정도로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중앙 수비수'난'은 심각하다. 에세키엘 가라이(레알)와 니콜라스 파레하(스파르타크)가 추가로 선발됐지만 가라이는 소속팀 주전 경쟁에서 실패했고 파레하는 대표팀 경험이 일천하다는 약점이 있다.



아르헨티나의 승부수, 허리진

미드필드진은 바티스타호의 이번 대회 성패를 가를 핵심적인 공간이다. 바티스타 감독은 패싱력이 좋은 에베르 바네가(발렌시아)를 통해 메시를 향한 원할한 볼 배급을 노리고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바르사)를 수비형 미드필더에 배치, 불안한 중앙 수비라인을 지원할 전망이다.

왼쪽 미드필더의 경우 에스테반 캄비아소(인테르)의 부상 회복이 더뎌지면 루카스 비글리아(안덜레흐트)나 디에고 발레리(라누스)가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 하비에르 파스토레(팔레르모)는 바티스타 감독을 최근까지 고심하도록 만들었으나, 활동량에서 밀려 바네가의 대체자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공격진은 라베시-메시-디 마리아의 조합이 경쟁에서 앞서 있지만 카를로스 테베스, 곤살로 이과인의 투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대표팀 활약도가 가장 미진했던 에세키엘 라베시(나폴리)의 벤치행이 유력하고 리오넬 메시가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세르히오 아구에로(AT 마드리드)는 교체 자원으로 활용될 공산이 높고 디에고 밀리토(인테르)는 탈락이 유력이다.      

'키플레이어' 메시, '히든카드' 발레리

아르헨티나가 스페인, 브라질, 포르투갈을 꺾은 경기의 공통점은 메시의 득점이 터졌다는 데 있다. 반면 메시가 봉쇄된 일본(0-1패)과 미국(1-1무)전에서 아르헨티나는 객관적 전력의 우위에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그리고 메시가 빠진 코스타리카전에서는 무기력한 공격으로 일관하며 0-0 무승부를 거뒀다. 즉 이번 대회에서 아르헨티나가 우승하기 위해서는 메시가 바르사의 '메시아 포스'를 대표팀에서도 재현해야 한다.

메시 스스로 심리적인 압박에서 벗어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르헨티나 미드필드진이 바르셀로나 미드필진이 했던 것처럼, 얼마나 양질의 패스를 메시에게 제공하느냐가 보다 근본적인 문제다.    

메시가 키맨이라면 발레리는 히든카드다. 비록 유럽 무대(포르투, 알메리아)에서 쓰디쓴 실패를 맛봤지만, 고향 라누스로 돌아온 발레리는 기막힌 반전을 선보이며 마우로 카모라네시와 라누스의 후기리그 2위를 이끌었다. 좌-우-중앙을 가리지 않고 미드필드 라인 전 지역과, 때로는 최전방 공격수까지 팀의 필요에 전천후 활약을 보인 발레리는 후기리그에서만 8골을 터트리며 리그에서 가장 돋보이는 플레이를 펼쳤다.

비록 해외파 중심의 최정예 대표팀 경기에는 출전 경험이 없지만, 올해 치러진 국내파 평가전 3경기에서 모두 선발출전하는 등 바티스타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얻었다. 발레리는 미드필드진과 포워드진에서 결원이 발생할 시, 언제든지 투입가능한 5분 대기조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아르헨티나 예상 포메이션: 4-3-3

로메로(카리소, 안두하르); 사네티-부르디소-G.밀리토-로호; 바네가-마스체라노-캄비아소(비글리아, 발레리); 라베시(테베스, 메시)-메시(이과인, 테베스)-디 마리아(테베스)

[사진=메시(위)와 바티스타 감독 (C) 아디다스 코리아 제공, 아르헨티나 축구협회 캡쳐]

 



윤인섭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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