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강정호(36)가 절친한 후배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빅리그 입성 후 첫 한 경기 멀티 홈런을 쏘아 올리는 모습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녹슬지 않은 타구 판단 능력까지 선보이며 근황을 전했다.
강정호는 2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와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경기 TV 중계 카메라에 모습이 잡혔다.
강정호는 관중석에서 게임을 관람하던 중 파울 타구가 날아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맨손으로 공을 잡아냈다. 수많은 팬들이 파울공을 잡기 위해 손을 뻗었지만 강정호는 낙구 지점을 정확히 파악해 왼손으로 캐치에 성공했다.
강정호의 완벽한 맨손 캐치에 주위에 있던 팬들도 환호하면서 박수를 보냈다. 강정호는 함께 관람 중이던 지인과 손뼉을 맞추면서 기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현지 TV 중계방송 캐스터도 "이 팬은 야구 선수 같지 않나? 피츠버그에서 뛰었던 강정호다"라고 말하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도 SNS 계정에 "피츠버그에서 활약했던 강정호가 관중석에서 한 손으로 파울 타구를 잡았다"며 TV 중계 화면 캡처 용상을 올렸다.
강정호는 이날 샌디에이고 소속 김하성이 3타수 2안타 2홈런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는 것을 현장에서 지켜보며 응원했다.
강정호는 한국 야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다. 2006년 현대 유니콘스(2008년 해체)에 입단하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뒤 2009년 키움 히어로즈에서 23홈런을 쏘아 올리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 유격수로 이름을 알렸다.
2014 시즌에는 KBO리그 유격수 최초 40홈런의 역사를 썼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피츠버그와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KBO리그 야수 중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주인공이 됐다.
빅리그에서의 커리어도 성공적이었다. 2015 시즌 126경기 타율 0.287 121안타 15홈런 58타점 OPS 0.816, 2016 시즌 103경기 타율 0.255 81안타 21홈런 62타점 OPS 0.867으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2016 시즌 종료 후 국내에서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었다. 이전에도 두 차례나 음주운전 전력이 있었다는 사실까지 밝혀져 팬들에 큰 비판을 받았다.
2018 시즌 막판 우여곡절 끝에 빅리그 복귀에 성공했지만 이듬해 부진 끝에 방출됐다. 이후 KBO리그 복귀까지 최종적으로 불허되면서 불명예 은퇴 수순을 밟았고 현재 미국에서 야구 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강정호와 김하성은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2014 시즌 당시 키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김하성은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2015년부터 키움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고 한국 최고 유격수로 성장했다.
사진=The Athletic MLB 트위터 계정/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