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언뜻 보면 평범한 장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묘한 그림이 KBO 별들의 잔치에서 연출됐다.
NC 다이노스 외야수 박건우는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에 나눔 올스타 소속으로 출전했다.
박건우는 올해 나눔 올스타 베스트12 외야수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정규리그에서 69경기 타율 0.286(255타수 73안타) 7홈런 41타점 6도루 OPS 0.816으로 활약을 펼쳤던 가운데 팬들과 동료 선수들의 투표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올스타전에 참가하는 박건우의 마음은 마냥 편하지 않았다. 박건우는 부상 등 몸 상태에 이상이 없음에도 지난 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전반기를 2군에서 마감했다.
강인권 NC 감독은 지난 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 박건우의 엔트리 말소 배경에 대해 입을 열었다. "베테랑 선수라면 실력뿐 아니라 갖춰야 할 덕목이 있다. 원팀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지 않기를 바랐다. 이 부분에서 아쉬움이 컸다"며 질책성 2군행임을 시사했다.
박건우는 아직까지 자신의 엔트리 말소와 관련해서는 즉답을 피하고 있다. 올스타전 사전 행사로 진행된 사인회에 참석해 "오늘은 팬들께서 뽑아주신 자리인 만큼 즐기고 갔으면 좋겠다. 나중에 기회가 될 때 말씀드리겠다"고 강인권 감독에 대한 질문에 선을 그었다.
다만 "강인권 감독님과는 오늘도 인사를 나눴고 그전에도 일찌감치 만나 뵙고 대화했다"며 "어떤 얘기를 했는지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NC 구단에 따르면 강인권 감독과 박건우가 얼굴을 맞대고 마지막으로 얘기한 건 지난 7일 삼성 라이온즈와 창원 홈 경기 우천취소 직후다. NC는 2군이 창원NC파크 옆 마산야구장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 1, 2군 코칭스태프와 선수 간 미팅이 가능하다.
한편 박건우는 이날 올스타전에서 2타수 2안타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나눔 올스타의 8-4 승리에 힘을 보탰다. 1회말 첫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한 뒤에는 1루 주루코치로 그라운드에 나가 있던 강인권 감독과 그라운드에 나란히 서기도 했다.
박건우는 팔꿈치 보호대 등 장비를 강인권 감독에 건네면서 허리를 숙여 90도로 인사했다. 별다른 대화는 오가지 않았지만 팬들 입장에서는 흥미로운 장면이었다.
이제 관심이 쏠리는 건 박건우의 1군 복귀 시점이다. NC가 오는 21일 한화 이글스와 후반기 첫 게임을 치르는 가운데 강인권 감독이 곧바로 박건우를 콜업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사진=부산, 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