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두 달 앞으로 다가온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 엔트리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FC안양 공격수 박재용의 분전이 눈에 띈다.
박재용은 지난 2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3' 경남과의 홈 경기에서 소속팀 안양이 0-1로 뒤지던 전반 16분 동점포를 꽂아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두 팀은 이날 난타전을 벌인 끝에 경남이 4-2로 이겼다. 하지만 안양 입장에선 올해 주전 공격수로 부쩍 성장한 박재용의 상승세를 확인했다는 것이 값진 소득으로 남았다.
박재용은 경남이 전반 13분 상대팀 스트라이커 박재환의 득점포로 앞서간지 3분 만에 동점포를 터트렸다. 코너킥 이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침착하게 마무리하면서 원정팀 골망을 출렁인 것이다. 이후 오프사이드 관련 비디오판독(VAR)이 이뤄졌지만 득점이 그대로 인정되면서 박재용은 골세리머니를 할 수 있었다.
'제2의 조규성'이란 별명 다운 급성장이다.
K리그2 강팀 타깃형 스트라이커로 부지런히 뛰고 있는 박재용은 안양 유스 안양공고를 다닌 뒤 인천대를 통해 대학 무대를 누비다가 지난해 안양에 입단했다. 프로 첫 해였던 지난해엔 안양이 치른 정규리그 44경기 중 15경기만 뛰었고, 그 중 8경기만 선발로 나서는 등 적응기를 거쳤다.
그러나 2년차인 올해는 주전으로 확실히 올라서면서 실력 발휘를 톡톡히 하고 있다. 안양은 시즌 초 음주운전으로 외국인 공격수를 내보내는 시련을 겪었으나 박재용이 기량을 계속 끌어올려 빈 자리를 잘 메우고 있다.
지난 4월8일 부천전에서 시즌 마수걸이포를 멀티골로 장식한 박재용은 같은 달 29일 충북청주전에서 3호골을 넣었다. 여름 들어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5월27일 성남전, 6월3일 부천전을 통해 올해 첫 연속 경기 득점에 성공한 박재용은 지난 2일 경남전까지 최근 자신이 뛴 4경기에서 3골을 넣었다.
총 6골이 되면서 득점랭킹 공동 6위에 올랐다. 선두가 8골인 것을 감안하면 박재용이 K리그2 득점왕 판도를 뒤흔드는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것이다.
박재용이 골 감각을 다듬으면서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4세 이하(U-24) 아시안게임 대표팀 포워드 경쟁 구도도 재편성될 전망이다. 황선홍호의 경우, 2선 공격수들은 넘쳐나지만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소수로 자원이 한정된 상황이다.
그 중에서도 지난 달 중국 원정 평가전 멤버로 한정하면 인천 공격수 천성훈과 박재용 등 두 명이 경쟁하는 구도로 간주된다. 천성훈은 1부에서 뛰지만 부상 등으로 정규리그 5경기 출전 3골을 기록하고 있고, 박재용은 15경기 6골을 작렬시켰다.
둘 외엔 국가대표 출신 조영욱이 스트라이커로 나설 수 있다.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뛰는 오현규가 아시안게임 엔트리에 전격 승선할 가능성도 있다. 박재용 입장에선 지금의 상승세를 더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박재용의 골 폭풍이 터질 때마다 같은 타깃형 공격수 출신 황 감독도 행복한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